이운우(2회) 전 경남경찰청장 퇴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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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09-09-01 15:47 조회6,011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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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이운우 동문은 그동안 동문들이 보내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왔으니 동문의 한사람으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하며, 퇴임하는 마음을 퇴임사로 대신한다고 하였습니다.
<퇴임사 전문>
사랑하는 경남경찰 동지여러분 그리고 전의경 여러분
먼저 어렵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경남지역 치안 확보를 위해 불철주야 매진하고 있는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몸을 아끼지 않고 근무하다 입은 부상으로 아직도 병상에서 투병하고 계신 동료 경찰관·전의경들 그리고 그들로 인해 눈물로 수많은 밤을 지새웠던 가족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하루 속히 쾌유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근무현장에 복귀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아울러 일 욕심 많은 청장 업무스타일에 맞추느라고 나날이 힘들어했던 경남청 과·계장 및 일선 서장들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며, 저로 인해 경찰직을 떠났거나, 징계를 받았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이동으로 가슴아프게 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또한 업무에 대한 지적이 저의 절제되지 못한 언어로 인해 업무지적이 아닌 개인 인격에 대한 지적으로 향해지고 그로인해 치유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께도 자연인 이운우로서 진심으로 용서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경남 경찰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경찰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심하고 정들었든 여러분들의 곁을 떠나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1981년 28세의 젊은 패기 하나로 경찰을 천직으로 알고 경찰에 투신하여 경찰이 인생의 전부이자 목표요 그리고 꿈이었으며 경찰 속에서 생각하고 경찰의 잣대로 인생을 보고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경찰입문부터 지금까지 주어진 일에 모든 열정과 정성을 쏟아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하기에 떠나려는 이 순간 저의 마음에 미련은 없지만 하고자 했던 일들을 스스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려 하니 어찌 회한이 없겠습니까
저의 돌이킬 수 없는 경솔한 처신으로 인해 결코 치유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여 여러분들과 이별을 고하게 되어 저의 가슴이 모질게도 아픕니다
경찰생활을 해오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고, 직원들을 사랑했으며 주민들에게 경찰의 서비스를 향상시키려 노력했고 그리고 조직을 끔찍이 사랑한 것 밖에는 없습니다. 정말 정들었고 사랑했던 경찰을 떠나기로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만 군자는 곧고 바르지만 자기 믿음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성현의 말씀과 같이 경찰 밖의 인생 또한 사람이 사는 길인지라 너무나도 사랑했던 경찰조직의 발전을 충심으로 기원하며 용기를 내어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려 합니다.
사랑했던 경남경찰 동지 여러분
여러분들에게 청장으로서 고달픈 일상속의 청량제와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는커녕 실망을 줬고 경찰조직에서는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떠나게 되어 너무나 죄송합니다.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던지는 돌맹이에 온몸을 그대로 맏기고 피멍이 들도록 기꺼이 맞을 것이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아 드리겠습니다.
지난 10여일 동안 하늘이 캄캄해지는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회한 속에서도 흘러내리는 눈물만이 위로가 되고, 쏟아지는 빗물만이 얼굴을 쓰다듬으면서도 그래도 참고 견디며 더 열심히 근무하리라 다짐하며 한가닥 희망을 가져 봤지만 역시 물거품이 되어 돌아온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제는 생각보다 더 무거운 경찰관으로서의 중압감에서 벗어나기로 했습니다.
서러운 마음, 못난 생각들은 황토물에 미련 없이 흘러 보내려고 합니다. 가장 훌륭한 삶은 산 사람은 같이 있을 때 보다 그 사람이 없어 졌을 때 이름이 빛나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경찰 밖의 인생 또한 오늘과 같은 혹독한 시련이 없기를 바라며 멋지게 전개해보고자 다짐합니다. 경찰동지 여러분, 조그마한 여유와 배려의 마음이 계시다면 저의 갈길에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저가 지금까지 미련하게만 살아온 경찰조직을 떠나면서, 그래도 뒤돌아 봐지는 경찰에 대한 애착, 저는 어쩔 수 없는 바보 같은 생래적 경찰관인가 봅니다. 다시 한번 경찰의 생을 산다면, 그동안 미루어 놓기만 하고 실천한번 제대로 못했던 가족과의 여행 등 보다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갖도록 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후회아닌 후회가 됩니다. 지금까지 노는 버릇이 없는 이 미련한 놈에게 이제는 가족과 함께 놀줄도 아는 지혜를 주시길 기원해 봅니다.
인생의 길에서 참으로 곧은 길은 굽어 보이기도 한다 했지요. 세 사람이 호랑이를 보았다고 하면(三人成虎) 거짓이라도 믿게되는 것이 인간사라 했지요.
경찰동료 여러분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는데 있다고 했습니다. 저가 평소에 강조해온 경찰은 봉사조직이기에 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 잘못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시금 깨우치고 싶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오면서 경찰에 입문할 때 한방울의 생수가 되고자 했던, 경찰관다운 경찰상을 제대로 지켜내 보고자 했던, 소박하고도 질그릇 같은 참용기를 실천하려 했던, 마음속의 기둥이 무너져 내리는 아픔을 온전히 받아 드리겠습니다.
막상 쉰살이 훨씬 넘어서도 내 몸속에 쉰내를 느끼지 못하는 우둔함을 이제야 깨우쳤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알겠습니다. 천리마도 나이들어 쇠약해지면 둔한말에 뒤처진다는 속담이 새삼 크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경남경찰 동지 여러분
이제 모두 용서해 주십시오
저를 용서해 주시고 주변을 용서와 함께 더욱 따뜻하게 안아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그러한 포용이야말로 저의 아픔까지 치유하고 또한 경찰이 나아가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저희 가족이 함께 와 있습니다.
경찰이 인생의 전부로 알고 살아온 저를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와 불평 없이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저의 퇴임의 원인이 남편 또는 아빠의 신중치 못한 처신이 못내 아쉽고 부끄럽지만 인생을 함께 해야 할 동반자로서 부끄러움을 떨쳐 버려 달라고 부탁하며 그동안 아낌없는 지원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제가 간곡히 초청했습니다.
경찰을 천직으로 알고 사무실을 집같이 여기며 업무에만 몰두 할 수 있었던 것은 성원해준 가족들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고 또한 가족들의 남모르는 희생 또한 컸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혹시 제게 보낼 박수가 아직 남아있다면 저보다 우리 가족들에게 크게 한번 보내주시면 그로서 제 마음을 대신하고자 합니다.(감사합니다)
경남경찰 동지 여러분
평소 입버릇처럼 강조했던 경남경찰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들로서 그동안 퍼뜩 단디 싹싹하게 최고의 경남경찰을 지향하며 이룩해 놓은 업적과, 경남경찰만이 갖는 찬란한 역사와 전통을 더욱 보존하고 발전시켜 일할 맛 나는 직장 분위기, 동료간에 화합하여 침몰 할래야 침몰할 수 없는 폴리스맨쉽(POLICE-MENSHIP) 전통을 가꾸어 나가주시길 염치없지만 기원합니다
또한 후임청장을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경남경찰의 모습을 멀리서나마 전해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어디에 있더라도 저는 영원한 경남경찰맨으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순간 순간들을, 비록 저와 함께 했던 짧은 동안 이었지만 근무지의 원근과 계급 ․ 친소 여부를 떠나 경남경찰의 소중한 인연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짧은 만남속에 얻은 긴 추억의 여행길로 떠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이 저에게 보내준 뜨거운 마음 너무 너무 감사하고 또 그동안이 행복했다고 말씀드립니다
특히, 전대미문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혼잡경비와 교통관리 및 수사업무에서 청장의 독려와 질책에도 묵묵히 소임완수에 최선을 다하여 경남경찰의 위상을 높여준 김해서부경찰서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에게 거듭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비록 몸은 경찰을 떠나지만 마음만은 늘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여러분, 지금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항상 성실하게 일 하십시오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과 겸손한 자세를 지니십시오 겸손한 자세로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세상은 여러분을 더욱 높이 우러러 볼 것입니다. 다시 한번 그동안 열과 성을 다해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경남경찰 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들의 건승이 저의 기쁨으로 알고 항상 박수치면서 멀리서나마 격려하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들 서두르지 말되 신속하게 잘 마무리하시길 빕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저에게도 여력이 남아있다면 그동안 경찰업무 수행 중 터득한 지혜를 사회에 환원하여 봉사하는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여러분,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9. 8. 이 운 우
댓글목록
이상형(07)님의 댓글
이상형(07) 작성일
승승장구하시라
기원했는데
참 섭섭합니다.
류종환(07)님의 댓글
류종환(07) 작성일
역사의 흐름으로 인해 생겨난 하나의 모래톱입니까?
아쉬움을 전합니다.
녹어당(錄漁堂)장경남(19)님의 댓글
녹어당(錄漁堂)장경남(19) 작성일선배님 경찰조직에서 뜻한 바를 다는 이루지 못하셨어도 앞으로 가실 길에 늘 건강과 건승이 함께하시길 소망합니다. 선배님 힘!
박경은(03)님의 댓글
박경은(03) 작성일선배님 !! 홍수환의 4전5기 생각나시죠...힘내시고 50대 중반의 새로운 길을 단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