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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오는 날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평의회 선언문

정강욱 작성일 00-07-31 12:03 11,179회 0건

본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평의회 선언문


정부는 수십 년 동안 국민으로부터 거두어 들여온
의료보험료를 방만하게 운용하여 재정이 바닥났다는
것을 이제는 국민 앞에 솔직히 시인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보험료를 지불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약국에서 국민들의 일차진료를 담당하게 하므로써 재정적자를 보전할 의도로 준비도 되지 않은 의약분업을 서두르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목적을 잘 알고있는 의사 단체가 이와 같은 엉터리 의약분업에 반발하자 정부와 여당은
의료에 대한 전문성도 없고 국민을 대표할만한 아무런
근거도 없는 시민단체와, 왜곡 편파보도를 일삼는 언론을 앞세워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우리들의 정당한
주장을 "밥그릇 싸움"이나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이기주의"라고 비방하여 왔다.

지난 수십년 동안 의료보험 제도가 초래한 이와 같은 열악한 의료환경 아래서도 우리는 양심적인 의사를 길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더욱이 의과대학 교수들이
행한 교과서적인 전문진료가 의학교육을 전혀 받은 적이 없는 의료보험공단의 일반 직원에 의해 "과잉 진료"로
폄하되고, 언론 또한 이를 "부당 청구"라고 매도하였음
에도, 희생과 비난을 감수하며 묵묵히 환자 진료에 전념해왔다.

그러나 만일 현재 입법중인 조악한 의약분업 법안이
그대로 법제화된다면, 우리 의과대학 교수들은 미래가
없는 학생들에게 쉼 없이 공부하라고 격려할 수 없게되며, 전공의들에게 밤낮으로 환자를 돌보라고 지시할
면목도 없어질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잘못된 입법으로 인해 의사의 권리인 "진료권"이 침해되어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집권 여당과 이 정부에 있음을 천명하며 다음 사항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는 바이다.

1. 의료의 주체인 의사들의 대표를 구속 또는 수배한
상황에서 진행된 모든 의약분업 협상과 입법 과정은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선언한다.

2. 국회는 약사의 불법진료 행위를 허용하는 모든 예외
조항을 철폐하고 약물 오남용 방지라는 대원칙에 부합
되는 선진국 수준의 의약분업법안을 새로 마련하라.

3.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는 총리의 대국민 발표 후 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1개월동안 준비한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밝힐 것을 촉구한다.

4. 보건복지부 장관과 시민단체 대표는 이 법안으로 인해 파생되는 모든 민사, 형사상의 책임을 질 것을 이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 국민들 앞에 서면으로 약속하라.

5. 언론은 이번에 추진되는 의약분업 법안에 대해 약사의 불법진료, 임의조제, 대체조제가 사실상 금지되었다는 식의 허위보도를 즉각 중지하라.

6. 우리들은 의사협회와 의권 쟁취 투쟁 위원회, 대한
전공의 협의회의 정당한 주장을 적극 지지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들과 함께 행동할 것을 천명한다.


2000년 7월 18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평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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