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죽어야 산다. - 퍼온 글
최삼규
작성일
03-11-12 10:18 19,0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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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 窓> 노무현 대통령, 죽어야 산다
김기식(참여연대 사무처장) 2003-11-11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지나온 과정을 되돌아보면 마치 지난해 후보 경선부터 대선까지의 과정을 다시 보는 듯 하다. 당선 이후 80%대에 이르던 국민적 지지가 반년도 못 가서 30%대로 급락한 과정은 경선 직후 5,60%대의 압도적 지지율이 불과 3개월만에 10%대로 추락했던 과정과 너무도 흡사하고, 대통령직을 걸고 던진 재신임 승부수는 후보직을 걸고 전격적으로 후보단일화 여론조사를 수용함으로써 국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던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하다.
어쨌든 노무현 대통령은 작년 극적인 반전과 역전의 과정을 통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고 국면을 타개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그 전기를 마련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도 소폭이나마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문제다. 선거는 한번의 승부수로도 전세를 역전시켜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하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직의 수행은 다르다. 5년의 임기가 있고, 임기 내내 계속적인 도전과 위기가 닥쳐올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역전 드라마도 한두 번이지 매 고비마다 지금과 같은 승부수를 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변화와 개혁의 열망으로 자신을 선택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여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확고한 국정 운영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내부에서 찾는 성찰적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부적 요인은 환경이고, 거기서 문제를 찾아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출범 이후 참여정부를 괴롭혀 온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과 한반도 위기 상황, 적대적인 언론환경, 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국회, 기대치는 높으나 쉽게 동요하는 지지층, 이 모두 쉽사리 변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아니 이는 변수가 아니라 참여정부 5년 임기 내내 변하지 않는 상수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상수로 두고 주체적으로 이런 환경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옳다.
노무현 정부가 살 길은 변화와 개혁의 노선을 분명히 하고 죽을 각오를 하는 길뿐이다. 수 십년간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누구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정치개혁의 결정적 국면이 조성된 것은 대통령이 자신의 팔다리를 잘라내고, 스스로 재신임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죽을 각오를 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사즉생의 각오로 정치개혁을 이루어 내기만 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그것만으로도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지금은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김영삼 정부는 하나회 숙정으로 문민화를 달성하고, 공직자 재산등록제, 금융실명제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높인 것만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도 햇볕정책만으로도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다. 이제 그들이 하지 못한 정치개혁을 이루면 된다. 계속 죽을 각오를 하면 된다. 혹여라도 재신임 문제, 총선 등을 고려하여 정치적 계산을 하고, 적당히 마무리하려 하면서 단기적으로 살려고 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죽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감정의 바다에 스스로를 내던져 죽음으로써 대통령이 되지 않았나.
한미관계 역시 이를 둘러싼 국내외적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부당한 압력과 정책에 대해서는 'NO'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민족의 자존과 평화, 진정한 국익을 지키며, 대통령이 살고 나라가 사는 길이다. 사대주의에 물든 서인들의 인조반정은 과거의 역사일 뿐이다. 이라크전에서 확인되듯이 미국의 일방주의는 이미 위기에 봉착해 있다.
대통령이 제안한 재신임 국민투표는 현재의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 실현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통령은 재신임 투표 이후에 하겠다고 약속한 전면 개각과 국정쇄신을 단행해야 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면 개각과 국정쇄신이 장관의 업무에 대한 개별적 평가와 각 부처 정책과제의 조합으로 제한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2기 노무현 내각의 기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개혁의 기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개각을 통해 드러날 새 내각의 면모는 향후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및 정책기조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참여정부 1기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시민단체, 개혁적 경제학자는 물론 시장의 평가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카드사 대책, SK 글로벌 처리과정, 재벌정책, 부동산 대책 등 주요 경제정책의 결정과정에서 드러난 개혁성의 부재는 물론 자기 관점에서조차 위기 관리 및 정책 능력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참여정부가 표방한 지속적 시장개혁 의지는 새로운 경제팀의 면면을 통해 그 진정성이 검증될 것이다. 또한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사회적 갈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철학과 비젼이 부재한 사회부처 장관의 경질, 파병문제의 처리, 방미 외교 등에서 과거의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태도를 보인 외교, 국방 라인의 교체가 이번 개각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연초 어느 신문의 칼럼에서 지적한 것처럼 타협한다고 보수 기득권층으로부터 정치적으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지지만을 잃을 뿐이다. 변화와 개혁은 시대적 요청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소명이다.
김기식(참여연대 사무처장) 2003-11-11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지나온 과정을 되돌아보면 마치 지난해 후보 경선부터 대선까지의 과정을 다시 보는 듯 하다. 당선 이후 80%대에 이르던 국민적 지지가 반년도 못 가서 30%대로 급락한 과정은 경선 직후 5,60%대의 압도적 지지율이 불과 3개월만에 10%대로 추락했던 과정과 너무도 흡사하고, 대통령직을 걸고 던진 재신임 승부수는 후보직을 걸고 전격적으로 후보단일화 여론조사를 수용함으로써 국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던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하다.
어쨌든 노무현 대통령은 작년 극적인 반전과 역전의 과정을 통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고 국면을 타개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그 전기를 마련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도 소폭이나마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문제다. 선거는 한번의 승부수로도 전세를 역전시켜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하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직의 수행은 다르다. 5년의 임기가 있고, 임기 내내 계속적인 도전과 위기가 닥쳐올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역전 드라마도 한두 번이지 매 고비마다 지금과 같은 승부수를 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변화와 개혁의 열망으로 자신을 선택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여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확고한 국정 운영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내부에서 찾는 성찰적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부적 요인은 환경이고, 거기서 문제를 찾아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출범 이후 참여정부를 괴롭혀 온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과 한반도 위기 상황, 적대적인 언론환경, 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국회, 기대치는 높으나 쉽게 동요하는 지지층, 이 모두 쉽사리 변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아니 이는 변수가 아니라 참여정부 5년 임기 내내 변하지 않는 상수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상수로 두고 주체적으로 이런 환경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옳다.
노무현 정부가 살 길은 변화와 개혁의 노선을 분명히 하고 죽을 각오를 하는 길뿐이다. 수 십년간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누구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정치개혁의 결정적 국면이 조성된 것은 대통령이 자신의 팔다리를 잘라내고, 스스로 재신임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죽을 각오를 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사즉생의 각오로 정치개혁을 이루어 내기만 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그것만으로도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지금은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김영삼 정부는 하나회 숙정으로 문민화를 달성하고, 공직자 재산등록제, 금융실명제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높인 것만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도 햇볕정책만으로도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다. 이제 그들이 하지 못한 정치개혁을 이루면 된다. 계속 죽을 각오를 하면 된다. 혹여라도 재신임 문제, 총선 등을 고려하여 정치적 계산을 하고, 적당히 마무리하려 하면서 단기적으로 살려고 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죽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감정의 바다에 스스로를 내던져 죽음으로써 대통령이 되지 않았나.
한미관계 역시 이를 둘러싼 국내외적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부당한 압력과 정책에 대해서는 'NO'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민족의 자존과 평화, 진정한 국익을 지키며, 대통령이 살고 나라가 사는 길이다. 사대주의에 물든 서인들의 인조반정은 과거의 역사일 뿐이다. 이라크전에서 확인되듯이 미국의 일방주의는 이미 위기에 봉착해 있다.
대통령이 제안한 재신임 국민투표는 현재의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 실현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통령은 재신임 투표 이후에 하겠다고 약속한 전면 개각과 국정쇄신을 단행해야 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면 개각과 국정쇄신이 장관의 업무에 대한 개별적 평가와 각 부처 정책과제의 조합으로 제한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2기 노무현 내각의 기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개혁의 기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개각을 통해 드러날 새 내각의 면모는 향후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및 정책기조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참여정부 1기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시민단체, 개혁적 경제학자는 물론 시장의 평가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카드사 대책, SK 글로벌 처리과정, 재벌정책, 부동산 대책 등 주요 경제정책의 결정과정에서 드러난 개혁성의 부재는 물론 자기 관점에서조차 위기 관리 및 정책 능력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참여정부가 표방한 지속적 시장개혁 의지는 새로운 경제팀의 면면을 통해 그 진정성이 검증될 것이다. 또한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사회적 갈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철학과 비젼이 부재한 사회부처 장관의 경질, 파병문제의 처리, 방미 외교 등에서 과거의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태도를 보인 외교, 국방 라인의 교체가 이번 개각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연초 어느 신문의 칼럼에서 지적한 것처럼 타협한다고 보수 기득권층으로부터 정치적으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지지만을 잃을 뿐이다. 변화와 개혁은 시대적 요청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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