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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박창홍군에게....

최승건(15) 작성일 04-12-28 10:06 10,645회 1건

본문

벗에게

먼저 좋은 아호를 지어주어 고맙다.
어린 것들이 , 그리고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것들이 건방지게 '호' 니 뭐니 하고
삽질하고 있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건 호라고 하는 것은 저명인사나 권력자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는 편견일 뿐이다.
간단히 말하면 호란 별명이나 매한가지인 것이다. 나를 두고 '영감' 이라고 부르는 것이나 '최형사' 라고 하거나 '묵범묵향' 이라고 하는 것은 다 똑같은 것이다.
벗들끼리 서로 부르기 편한 이름을 당사자의 인품이나 성격에 맞게 지어 부르면 호요 별명인 셈이지.
각설하고,
자네가 말한대로 부라보콘마음과 초코파이정신으로 나도 자네 아호를 하나 생각했다네.
우보(愚步)로 정해 보았다.
옛 선인들 중엔 우보(牛步)도 더러 있었고---느려도 황소걸음.
근대 문인 중엔 횡보(橫步) 염상섭도 있었다.
느릿느릿 걸어도 또한 가로로, 혹은 갈지(之)로 걸어도 다 세상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다는 의미겠지.
자네의 활발한 대외 활동과 따뜻한 마음씨와 강직한 인품을 고려하여 우보라 지어보았다.
느려도 황소걸음이나 횡보하는 거나 어리석은 걸음이 다 일맥상통한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어리석을 우자에는 무지막지하게 정직하다는 뜻도 있으니 참고바란다.
모쪼록 자네의 우직한 발걸음들이 세상에 따뜻하고 뚜렷한 흔적을 남기길 바란다네..
늘 건강하고 새해엔 더욱 발전하길 비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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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홍(15)님의 댓글

박창홍(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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