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최승건(15)
작성일
05-01-17 16:24 9,927회
1건
본문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저기 먼 나라, 바다건너 사막을 넘어 또 바다를 건너에 있는 영국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
다. 한창 유럽과 바다를 호령하던 그 나라엔 유명한 대학이 있었죠.
옥스포드라고.....
참... 그건... 사실 도시 이름이지 대학 이름은 아닙니다. 40 여개의 독립 대학이 모인 도
시죠. 암튼 거기서 젤 유명한, 젤 실력 있는 대학인 그리스도-교회대학 (진짜 이름임)에서
수학 강의를 하는 교수가 있었습니다.
그 교수의 나이는 잘 몰게꾼요. 젊어찌요... 암튼 있었구요...
어느날 그 대학에 새 총장님이 오셨답니다. 총장님도 아주 젊었어요. 세 살된 딸이 있었답
니다 (울 나이로 다섯?).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 젊고 유능한 교수는 그만
총장님의 딸을 첨 보구선 다른 여자는 쳐다볼 수도 없게 되었답니다. 그 아이의 너무나 맑
은 눈에 반했거든요. 그 교수는 총장님의 딸이 눈앞에 어른거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
다. 너무나 어리기에 혼자만 사랑할 수 밖에 없었죠. 서로 대화가 통하는 나이가 아니니
마음만 태우고 그저 귀여워 해주며 나이가 들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겠지요. 그 교수는
그녀를 포기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그렇게 기다리는 것만을 선택하진 않았습
니다...
그는 편지를 썼지요. 나름대로는 연애편지입니다. 하지만 눈 높이를 맞추다보니 자연 어린
이들이 좋아하는 그림들을 많이 그려넣은 편지가 되고 내용도 사랑을 속삭이기보다는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그저 친한 아저씨의 이야기 같은 편지를 만들었지요. 그 교수
는 참 글재주가 있었나봅니다. 암튼 그는 참 그림도 잘 그렸습니다. 당연히 그 아이와 친해
졌지요. 교수로써 총장의 집에 방문하고 그 자녀들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지내는 것은 주위
에서 보기엔 아이들에게 훌륭한 모범이 되는 어른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으니 더욱 최선을 다했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1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총장님의 딸은 열 네살이 되었습니다. 우리 나이론 열 여섯 살이지요. 이제 교수는 결
심을 합니다. 총장님을 찾아뵈었요. 총장님과 그 사모님께 간청을 합니다. 따님을 오래 전
부터 사모했노라고, 결혼하고 싶으니 허락해 달라고.
어림없는 얘기지요. 허락을 해 줄 리가 없습니다. 물론 그녀도 그를 친근한 교수님으로, 스
승으로 알았지 사랑해본 일이 없습니다. 혹 그 비슷한 감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유감스
럽게도 그는 그녀에 비해 나이가 너무 많으니까요. 결국 상심한 교수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바보스러울 수도 있는 순정파군요...
그녀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그녀는 몇 해 시간이 더 흘러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불행이었을까요. 결혼생활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점점 가난해지고, 이혼을 하게 되고. 부모님은 돌아가신 후라 그녀는 의지할
곳도 없었습니다. 너무나 가난한 생활의 연속이었지요. 그녀는 그녀가 가진 소중한 무언가
를 팔아서라도 돈을 얻어야 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구요. 그건 바로 그 교수가 십 년이 넘
게 보내온 편지였지요.
참... 그전에 이미 그 편지 속의 수려한 내용과 삽화들은 출판되어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
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베스트 셀러가 되어 있었습니다. 수학 교수의 신분으로 어린
아이를 사랑했다는 것이 어색했는지 본명이 아닌 가명으로 출판되었지만요. 저자야 가명의
인물이지만, 그녀의 이름은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그 원본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많은 수집가들은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애를 썼구요. 결국 그 원본은 미국의 갑부에게 팔
리게 되고 영국 땅을 떠나있게 되었지요.
그 후에... 그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군요.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 영국에
는 그녀와 그의 슬픈 사연을 기념한 곳들이 있습니다. 젊은 교수의 연구실도 그대로 있고.
후후... 교수의 연구실에서 총장님 사택의 뒤뜰이 보이는군요. 뛰어노는 그녀의 모습을 보
며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줄 편지를 쓰고 그려나가는 그 교수의 모습이 그려지는군요.
물론 그 대학은 아직도 건재한 만큼 모든 것이 다 남아있습니다. 참 그녀의 동상도 있군요.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하니까요. 어린이들은 그 편지만 읽었지, 뒤에 있는 사연은 모르니까
요. 지금 우리는 그 책을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진 아름다운 책으로 널리 기념하고 있지요.
그 원본은 어떻게 되었냐구요? 그 후에 영국의 나라와 국민들은 힘을 모아 그 원본은 다시
사들였답니다. 영국의 모든 어린이를 위한 그 책의 원본과 마치 소설과도 같은 영국의 학문
의 심장에서 있었던 아름답고 슬픈 한 젊은 교수의 사랑을 다시 미국인에게서 되찾아 온 것
이지요.
네... 지금은 모든 게 영국 안에 돌아와 있군요. 그 교수가 그녀에게 보낸 편지들만은 전
세계를 누비고 있지만요. 아름다운 책의 이면엔 더 가슴아픈 사연과 눈물이 있군요.
대체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
그런 책이 어디 있냐구요?
지금까지 제가 한 얘기는 영국 옥스포드의 그리스도-교회대학의 수학교수 Charles Lutwidge
Dodgson이 사랑했던 어린 엘리스에게 바친 편지 속의 동화들을 모은 책,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얽힌 얘기입니다.
사랑하지만,
너무나 어리기에, 그 장래를 위해
아름다운 심성과 상상력을 키워줄 동화를 써 바친
아름다운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옮긴 글/
저기 먼 나라, 바다건너 사막을 넘어 또 바다를 건너에 있는 영국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
다. 한창 유럽과 바다를 호령하던 그 나라엔 유명한 대학이 있었죠.
옥스포드라고.....
참... 그건... 사실 도시 이름이지 대학 이름은 아닙니다. 40 여개의 독립 대학이 모인 도
시죠. 암튼 거기서 젤 유명한, 젤 실력 있는 대학인 그리스도-교회대학 (진짜 이름임)에서
수학 강의를 하는 교수가 있었습니다.
그 교수의 나이는 잘 몰게꾼요. 젊어찌요... 암튼 있었구요...
어느날 그 대학에 새 총장님이 오셨답니다. 총장님도 아주 젊었어요. 세 살된 딸이 있었답
니다 (울 나이로 다섯?).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 젊고 유능한 교수는 그만
총장님의 딸을 첨 보구선 다른 여자는 쳐다볼 수도 없게 되었답니다. 그 아이의 너무나 맑
은 눈에 반했거든요. 그 교수는 총장님의 딸이 눈앞에 어른거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
다. 너무나 어리기에 혼자만 사랑할 수 밖에 없었죠. 서로 대화가 통하는 나이가 아니니
마음만 태우고 그저 귀여워 해주며 나이가 들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겠지요. 그 교수는
그녀를 포기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그렇게 기다리는 것만을 선택하진 않았습
니다...
그는 편지를 썼지요. 나름대로는 연애편지입니다. 하지만 눈 높이를 맞추다보니 자연 어린
이들이 좋아하는 그림들을 많이 그려넣은 편지가 되고 내용도 사랑을 속삭이기보다는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그저 친한 아저씨의 이야기 같은 편지를 만들었지요. 그 교수
는 참 글재주가 있었나봅니다. 암튼 그는 참 그림도 잘 그렸습니다. 당연히 그 아이와 친해
졌지요. 교수로써 총장의 집에 방문하고 그 자녀들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지내는 것은 주위
에서 보기엔 아이들에게 훌륭한 모범이 되는 어른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으니 더욱 최선을 다했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1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총장님의 딸은 열 네살이 되었습니다. 우리 나이론 열 여섯 살이지요. 이제 교수는 결
심을 합니다. 총장님을 찾아뵈었요. 총장님과 그 사모님께 간청을 합니다. 따님을 오래 전
부터 사모했노라고, 결혼하고 싶으니 허락해 달라고.
어림없는 얘기지요. 허락을 해 줄 리가 없습니다. 물론 그녀도 그를 친근한 교수님으로, 스
승으로 알았지 사랑해본 일이 없습니다. 혹 그 비슷한 감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유감스
럽게도 그는 그녀에 비해 나이가 너무 많으니까요. 결국 상심한 교수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바보스러울 수도 있는 순정파군요...
그녀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그녀는 몇 해 시간이 더 흘러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불행이었을까요. 결혼생활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점점 가난해지고, 이혼을 하게 되고. 부모님은 돌아가신 후라 그녀는 의지할
곳도 없었습니다. 너무나 가난한 생활의 연속이었지요. 그녀는 그녀가 가진 소중한 무언가
를 팔아서라도 돈을 얻어야 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구요. 그건 바로 그 교수가 십 년이 넘
게 보내온 편지였지요.
참... 그전에 이미 그 편지 속의 수려한 내용과 삽화들은 출판되어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
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베스트 셀러가 되어 있었습니다. 수학 교수의 신분으로 어린
아이를 사랑했다는 것이 어색했는지 본명이 아닌 가명으로 출판되었지만요. 저자야 가명의
인물이지만, 그녀의 이름은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그 원본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많은 수집가들은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애를 썼구요. 결국 그 원본은 미국의 갑부에게 팔
리게 되고 영국 땅을 떠나있게 되었지요.
그 후에... 그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군요.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 영국에
는 그녀와 그의 슬픈 사연을 기념한 곳들이 있습니다. 젊은 교수의 연구실도 그대로 있고.
후후... 교수의 연구실에서 총장님 사택의 뒤뜰이 보이는군요. 뛰어노는 그녀의 모습을 보
며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줄 편지를 쓰고 그려나가는 그 교수의 모습이 그려지는군요.
물론 그 대학은 아직도 건재한 만큼 모든 것이 다 남아있습니다. 참 그녀의 동상도 있군요.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하니까요. 어린이들은 그 편지만 읽었지, 뒤에 있는 사연은 모르니까
요. 지금 우리는 그 책을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진 아름다운 책으로 널리 기념하고 있지요.
그 원본은 어떻게 되었냐구요? 그 후에 영국의 나라와 국민들은 힘을 모아 그 원본은 다시
사들였답니다. 영국의 모든 어린이를 위한 그 책의 원본과 마치 소설과도 같은 영국의 학문
의 심장에서 있었던 아름답고 슬픈 한 젊은 교수의 사랑을 다시 미국인에게서 되찾아 온 것
이지요.
네... 지금은 모든 게 영국 안에 돌아와 있군요. 그 교수가 그녀에게 보낸 편지들만은 전
세계를 누비고 있지만요. 아름다운 책의 이면엔 더 가슴아픈 사연과 눈물이 있군요.
대체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
그런 책이 어디 있냐구요?
지금까지 제가 한 얘기는 영국 옥스포드의 그리스도-교회대학의 수학교수 Charles Lutwidge
Dodgson이 사랑했던 어린 엘리스에게 바친 편지 속의 동화들을 모은 책,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얽힌 얘기입니다.
사랑하지만,
너무나 어리기에, 그 장래를 위해
아름다운 심성과 상상력을 키워줄 동화를 써 바친
아름다운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