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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빠진 날

김종렬(09) 작성일 05-03-26 11:19 10,096회 4건

본문

모처럼 아침밥을 먹었다.
따지고보니 올해 들어와서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지난 밤엔 술을 3차까지 갔으니 속도 깔깔했지만
아내는 굳이 먹으라고 하며 상을 차리는데
찰밥에다 나물이며 제법 먹음직스럽다.
거기다 미역국까지...
그제사 내 생일인줄 알았다.
달력을 보니 음력 2월 17일이다. 맞다.
생일은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내겐 좀 사치다.
우쨌든 이 한심한 남편 생일을 챙겨주는 아내가 그래도 고맙다.
하여, 출근길은 아내와 동행하기로 하고 출근차를 먼저 보내버렸다.
날이 너무 따스하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봄날이다.
손님이 먼저 와 기다린다는 전갈을 받았지만
아내에게 운전을 천천히 할 것을 당부했다.
평소와는 다른 남편의 여유와 잔잔한 대화에 좀 당황하는 것 같다.
사무실까진 40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내의 옆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경주 사무실에 날 내려주면서,
"저녁에 제수씨들과 처제들이 저녁 산다고 하니
어지간하면 참석하면 좋겠다"고 한다.
"고맙지만 선약이 있어 안되니, 이참에 어울려 재밌게 지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 멋대가리 없는 남편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런 나지만, 아내와 그의 일당들은 나를 무지 사랑한다는 것을...
평소엔 제수씨들이 내가 너무 무서워 눈도 제대로 못 맞추지만,
그래도 간혹 가까이 다가가,
"이래저래 고맙습니다. 아이들 키우느라 많이 힘들죠?" 하면
그저 감동스러워 금방 눈시울이 붉어진다.
오늘이 내 생일이라...
참 좋은 때 태어난 것 같다.
아마도 나의 지독한 이 역마살도 무슨 관계가 있나보다.
갑자기 엄마가 생각난다.
고맙고 미안하다.
전화라도 넣어야겠다.
가슴 한켠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이 참에 다들 우리들의 엄마에게 전화 한 통 넣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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