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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과 막걸리

김종렬(09) 작성일 05-04-02 10:28 9,585회 3건

본문

고향마실 산야에는 산나물이 많이 난다.
아마 지금쯤 양지바른 곳에선 땅을 비집고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것이다.
산나물은 특유의 맛과 향이 있지만, 뜯는 재미도 있다.
나는 어릴 적에 거의 산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할머니를 따라 산나물 뜯으러 자주 다녔다.
그러다보니 이 지방에 나는 산나물은 거의 안다.
최소한 독초나 잡풀을 가려낼 수 있다.
하기사 이맘때 나오는 것들 중, 독초와 잡풀을 제외하면 모든 게 나물이 된다.
툭히 우리 고향에는 원추리, 미역취, 취나물, 부지깽이, 고사리, 참나물, 벌꽃, 두릎, 짝지순,
산마늘, 거지나물, 다래순, 양산나물, 산초잎 등의 산나물이 주종이다.
산나물은 여러 중류가 섞여야 제맛이 난다.
나물마다 각기 독특한 맛과 향이 있는데, 그것들이 한데 어우러지면
묘한 맛과 향을 내기 때문이다.
쉽게 먹기 위해서는 생식보다는 살짝 데치는 것이 좋다.
단 유의할 것은 데칠 때, 물을 먼저 끓인 다음에 데쳐야 한다.
미리 넣어 삶으면 맛과 향이 빠져나가버린다.
주로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먹는데,
적당히 버무려 먹어도 좋다.
그러나 뭐니해도 여기서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막걸리다.
산나물에는 어떤 술보다는 막걸리나 동동주 등 탁주가 제격이다.
더 중요한 건,  미리 산나물 둘둘말아 초고추장에 듬뿍 찍어 손에 들고
잔에 가득 넘칠 정도로 붓고, 단숨에 마셔야 한다.
그래야 입가로 줄줄 흐르는 막걸리를 손등으로 쓰윽 훔치는 맛을 볼 수 있다.
즉 산나물과 막걸리는 좀 게걸스럽게 먹어야 한다.
여건이 되면 가능한 막걸리는 큰 다라이에 여러 병을 부어놓고
잔으로 휘휘 젖어가며 퍼마셔라.
아주 농촌스럽게 말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반드시 그렇게 하라.
기회가 잡히지 않으면 언제든 내게 연락하라.
바로 강제집행에 들어간다.

요즘은 이곳 개나리가 하루가 다르다.
내일은 시골집에 가서 정원수를 심을 생각이다.
지난 주에 사다놓고 차일피일 방치해두어
놈이 나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테다.
잠시 짬을 내어 산비알도 훔쳐볼 생각이다.
항상 어디가나 성급한 놈들이 있으니까.
생각나면 오후에 전화하라.
올때 막걸리 사 오는 거 잊지말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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