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주기...
김종렬(09)
작성일
05-04-07 13:24 9,4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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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사무실 뒷 마당에 나무 몇 그루가 있다.
엉게나무, 사철나무, 모과나무, 산복숭아나무 등인데
키가 얼마나 큰지 옥상 에서도 한참이나 올라와 있다.
그러나보니 놈들의 눈높이가 나와 비슷하다.
요즘은 매일 이놈들과 눈맞추는 시간이 즐겁다.
틈만나면 나가 암팡진 눈매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포근해진다.
이제 막 조금씩 튀어나오기 시작하는, 좀 더디긴하지만
하루 하루 달라져가는 새순이며 꽃눈이
이젠 정도 많이 들었다.
더러 손끝으로 살짝 건드려보기도 하고
무어라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빼꼼히 솟아나는 엉게 순도
루즈를 칠한 것처럼 빨갛게 내미는 복숭아 입술도
작고 귀여운 모과잎도
그저 사랑스럽다.
마치 갓시집 온 새색시 같다.
사실 나무를 이른 봄부터
이렇게 내내 지켜보긴 처음이다.
어떤때는 몇 가지 잘라와 책상위 수반에 놓고 싶은 욕심도 생기지만
애써 참는다.
평소 엉게잎 싸먹는 걸 좋아하지만
아마도 이놈에게서는 포기해야할 것 같다.
겨우내부터 줄곧 지켜본 그놈을 어찌 꺾는단 말인가.
차라리 시장에 가서 사먹을망정...
그래서 정이란 무서운가보다.
맞벌이하는 처제를 도와줄양으로
어린 조카를 집에서 돌봐주고 있는데
정이 많이 들어선지 꼭 아들같다.
더러 아빠가 좋으냐, 이모부가 좋으냐고 물으면
언제나 내 쪽이다.
짜증내거나 울다가도 이모집에 가자면 금방 뚝 그친다.
내가 조카에게 유난히 관심을 갖고 정을 쏟는데는
우리 딸아이들에게 너무 무심했던 지난날에 대한 후회도 한몫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올 봄엔 내년에 비해
이놈들은 더 푸른 잎과 튼실한 가지를 뻗을 것이며,
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올릴 것이 분명하다.
나무들이 어깨를 들썩인다.
녀석들의 콧노래가 들려온다.
곧 벌 나비가 몰려올 것이다.
엉게나무, 사철나무, 모과나무, 산복숭아나무 등인데
키가 얼마나 큰지 옥상 에서도 한참이나 올라와 있다.
그러나보니 놈들의 눈높이가 나와 비슷하다.
요즘은 매일 이놈들과 눈맞추는 시간이 즐겁다.
틈만나면 나가 암팡진 눈매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포근해진다.
이제 막 조금씩 튀어나오기 시작하는, 좀 더디긴하지만
하루 하루 달라져가는 새순이며 꽃눈이
이젠 정도 많이 들었다.
더러 손끝으로 살짝 건드려보기도 하고
무어라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빼꼼히 솟아나는 엉게 순도
루즈를 칠한 것처럼 빨갛게 내미는 복숭아 입술도
작고 귀여운 모과잎도
그저 사랑스럽다.
마치 갓시집 온 새색시 같다.
사실 나무를 이른 봄부터
이렇게 내내 지켜보긴 처음이다.
어떤때는 몇 가지 잘라와 책상위 수반에 놓고 싶은 욕심도 생기지만
애써 참는다.
평소 엉게잎 싸먹는 걸 좋아하지만
아마도 이놈에게서는 포기해야할 것 같다.
겨우내부터 줄곧 지켜본 그놈을 어찌 꺾는단 말인가.
차라리 시장에 가서 사먹을망정...
그래서 정이란 무서운가보다.
맞벌이하는 처제를 도와줄양으로
어린 조카를 집에서 돌봐주고 있는데
정이 많이 들어선지 꼭 아들같다.
더러 아빠가 좋으냐, 이모부가 좋으냐고 물으면
언제나 내 쪽이다.
짜증내거나 울다가도 이모집에 가자면 금방 뚝 그친다.
내가 조카에게 유난히 관심을 갖고 정을 쏟는데는
우리 딸아이들에게 너무 무심했던 지난날에 대한 후회도 한몫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올 봄엔 내년에 비해
이놈들은 더 푸른 잎과 튼실한 가지를 뻗을 것이며,
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올릴 것이 분명하다.
나무들이 어깨를 들썩인다.
녀석들의 콧노래가 들려온다.
곧 벌 나비가 몰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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