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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방문기

김종렬(09) 작성일 05-04-29 11:16 9,896회 2건

본문

어저께는 내 발로 병원에 갔다.
평소 주사 맞기를 지독히 싫어하는 내겐 첨 있는 일이다.
목덜미의 종양을 대수롭게 생각하고 방치한 게 화근이었다.
열흘새 서너 배로 커지더니 덩어리가 점점 속으로 번지고 있었다.
거의 골프공만하다. 통증도 심했다.
지난번에 다리 수술한 병원,
병원을 들어서는데 간호사들이 반갑게 맞이하며 호들갑을 떤다.
입원 당시 내가 인기짱이었거든....ㅎㅎㅎ
매일 맛있는 거 챙겨주고, 아침마다 시를 써서 건네주었거든...

원장샘 방에 들어가니, 원장도 역시 반갑게 맞으며
대뜸 '아직도 술 많이 자십니까?'한다.
입원 생활 때, 밤마다 몰래 술판을 벌였는데
병원 주방은 거의 나의 독차지였다.(주방장을 구워 삶아서)
한번은 원장샘 방에 있던 선물로 들어온(추석 때여서)
고급 양주가 서너 병 있었는데, 밤에 내가 그걸 다 마셔버렸다.
나중에 퇴원하는데, 원장이 원무과에 들러서 웃으며 하는 말이
'그 양반 병원비에 양주값하고 주방에 부식값 추가로 올려라.' 하는 거였다.
어쨌거나 병원에서 원장과 나는 매우 친숙했다.
언제나 넉넉한 미소와 따스한 배려가 큰 위안이 되었다.

어제 오후 늦게 치료차 들렀는데 또 하는 말이
'이 봐라. 또 한잔 걸치고 오셨구랴. 그러니 여기 아직 생피가 나지...'
하며 궁둥이를 때린다.  

그저께 수술은 좀 착오가 있었다.
대수롭지 않다는 진단에 의해 마취를 약하게 했나보다.
그런데 막상 열고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이런! 수술 중에 마취를 두번이나 더했다.
10분이며 끝난다던 수술이 한 시간이나 걸렸다.
다행히 암덩어리는 깨끗하게 내 몸속을 빠져나갔다.
제법 정도 들었는데, 뭔가 좀 허전하다.
크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하나 정도 조심스럽게 키우고 싶었는데 말이다.

오늘 저녁에는 책이 나오는 날이다.
꼬박 일년 삼개월이 걸렸다.
조촐하게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치룰 참이다.
막상 내고보니 모든 게 부끄럽고 부족하다.
아직 나는 책을 만나지 못했다.
마치 자식을 얻는 마음이다.
반갑기도 하고 초조한 가운데 불안하기도 하다.
행사가 끝나면 내일까지 퍼마셔야 한다.
이미 정자에 모텔을 잡아두었다.
내일은 휴가다.

댓글목록

유명진(09)님의 댓글

유명진(09)

이근우(09)님의 댓글

이근우(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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