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實.
최승건(15)
작성일
05-05-04 10:24 9,4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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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근자에 동네에 도둑이 많이 들었다. 重門에 담을 튼튼하게 둘러친 집치고 도둑질을 면한 경우가 드물었다. 다만 우리 집처럼 담이 없는 집만은 오히려 도둑질을 면했다.
이는 병법에서 말하는 허허실실의 꾀라는 것이다.
제갈공명이 일찍이 성문을 활짝 열고서 거문고를 연주하니, 적군이 감히 범하지 못하였다.
-------------------------김창흡(1653~1722, 잡설)
솟을대문에 높은 담을 둘러친 집은 도둑이 노리는 바가 된다. 담도 없고 대문도 없이 활짝 열어둔 집은 도둑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소중한 재물 안 뺏기려 한 것이 도둑질의 빌미가 된다. 저 혼자만 누리려 드니 같이 누리자고 훔쳐간다. 다 가져가라 하면 가져잘 것도 없다며 그냥 지나간다. 잘 익은 알곡이 고개를 숙인다. 자신을 낮춘다. 든 것도 없이 쟁그랑거리다가는 공연히 도둑이나 부르기 쉽다. 성문을 활짝 열고 혼자 나와 거문고를 연주해도, 적들이 제 발이 저려 감히 범접지 못하고 달아나게 하는 것이 기상이다. 높은 대문, 두터운 담장 안에 고작 재물이나 쌓아두고 큰소리쳐봤자 알아주는 사람은 도둑 뿐이다.
-----------------정민 "죽비소리" 中에서 발췌.
이는 병법에서 말하는 허허실실의 꾀라는 것이다.
제갈공명이 일찍이 성문을 활짝 열고서 거문고를 연주하니, 적군이 감히 범하지 못하였다.
-------------------------김창흡(1653~1722, 잡설)
솟을대문에 높은 담을 둘러친 집은 도둑이 노리는 바가 된다. 담도 없고 대문도 없이 활짝 열어둔 집은 도둑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소중한 재물 안 뺏기려 한 것이 도둑질의 빌미가 된다. 저 혼자만 누리려 드니 같이 누리자고 훔쳐간다. 다 가져가라 하면 가져잘 것도 없다며 그냥 지나간다. 잘 익은 알곡이 고개를 숙인다. 자신을 낮춘다. 든 것도 없이 쟁그랑거리다가는 공연히 도둑이나 부르기 쉽다. 성문을 활짝 열고 혼자 나와 거문고를 연주해도, 적들이 제 발이 저려 감히 범접지 못하고 달아나게 하는 것이 기상이다. 높은 대문, 두터운 담장 안에 고작 재물이나 쌓아두고 큰소리쳐봤자 알아주는 사람은 도둑 뿐이다.
-----------------정민 "죽비소리" 中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