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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

최승건(15) 작성일 05-05-11 11:06 10,536회 1건

본문

스님께

세상일 옳타 글타 시비가 분분하니
십년간 티끌세상 입은 옷만 더럽혔네.
봄바람 부는 속에 지는 꽃에 우는 새들
어드메 청산에서 홀로 사립 닫으셨나.

世事紛紛是與非 十年塵土汚人衣
세사분분시여비 십년진토오인의
落花啼鳥春風裏 何處靑山獨掩扉
낙화제조춘풍리 하처청산독엄비
-김제안(金齊顔, ?-1368), 〈무열 스님에게(寄無說師)〉

분분(紛紛): 어지러운 모양. / 오(汚): 더럽히다. / 엄비(掩扉): 사립문을 닫아 걸다.

스님! 오늘 따라 스님 생각이 참 간절합니다. 티끌세상은 오늘도 저만 옳다고 싸움박질이 한창입니다. 귀는 닫고 저 할 소리들만 쏟아대니, 결국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게지요. 벼슬 길 십년에 남은 것은 티끌 세상 시비에 물든 더러운 옷 한 벌 뿐입니다. 지는 꽃이 아쉽다고 새들은 저렇듯 울어쌓는데, 이 고운 봄바람 속에서 스님은 어느 곳 청산에 꼭꼭 숨어 계시는지요. 보고 싶습니다. 스님! 사립문 꼭 닫고 숨어만 계시지 말고 미혹한 중생에게도 한 말씀 죽비소릴 내려주셔야지요.

/정민/

------석탄일이 일요일이라 좀 아쉽네...벗들아, 불교 신자 아니라도 요번 일요일엔 가족들 데불고 집 가까운 암자에라도 들러 공짜 절밥이라도 얻어 먹고, 맑은 공기 마시고 푸른 녹음에 눈 좀 씻어도 보고 하는 오붓한 시간들 가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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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봉(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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