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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의 점심

김종렬(09) 작성일 05-07-07 14:10 10,257회 4건

본문

오늘은 모처럼 아내가 사무실로 왔습니다.

이웃에 사는 분의 일을 도와줄겸 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어디를 갈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천마총 근처의 전통 한식집으로 갔습니다.

박물관 담벼락 돌아 강 건너 요석궁 지나

골목 몇 바퀴 돌아 천마총 옆 도솔이라는 집에 갔습니다.

맛나게 먹는 아내의 얼굴이 참 이뻤습니다.

이것저것 맛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중 그만  제 목이 메어 버렸습니다.

문득 가만히 쳐다본 아내의  눈가에 자리잡은 지

좀 오래일 것 같은 잔주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밥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 비우지 못하고 숭늉만 들이키는데

아내는 맛있는데 왜 남기느냐고 합니다.

아내에게 무척 미안했습니다.

이리저일 바쁘다며 그간 소홀한 자신이 좀 미웠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한 공기 뚝딱 비우며,

잔반까지 맛있게 먹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이제 술도 좀 줄이고, 바깥 일도 좀 정리를 하고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습니다.

사무실 앞에 내려다주고 집으로 향하는 아내의 뒤꼭지가

괜히 서럽습니다.

이러한 제 생각이 얼마나 갈지, 언제 또 원상태로 돌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저 잠시나마 아내에 젖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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