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내가하고싶은것들
조재봉(15)
작성일
05-09-16 10:50 9,4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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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가을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
강동규
늦여름 보내기가 아쉬운지 시집간 새색시 눈물인양 서글픈 가량비 되어 내리고 있다. 흘깃 창 너머로 보아도 비는 금새 멈출 것 같지 않다. 늘 찾아오는 주말이지만 이번 비는 모든 주말 계획을 송두리째 취소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비님에게 하소연이나 핑계 구실을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넌지시 일상 속을 벗어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싶은 열정이 필요하리라 생각만하고 좁은 거실에서 말없는 침묵을 주시 할 뿐이다.
아직 가을은 멀었건만 너무 빨리 재촉하고 싶은 기대심은 무슨 일일까.백 년 만에 찾아오는 여름 더위라고 언론들이 떠들썩한 몇 달 사이지만 모든 예보를 뒤흔들고 여름은 쉬이 떠나가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작은 자리를 만드는 가을 동화 이야기를 떠 올리며 보내어야 하는 여름에게 사뭇 동정심을 보인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어색해진다.
저 멀리 광려천 어귀에 무리지어 핀 자주색 달구개비 무더기 속에 스산한 바람이 훔쳐 지나가다 흔들고, 찾아드는 무료감을 보낼 수 있게 눈 구경 쯤은 해도 될 것 같다. 형형색색 입은 우산 속 인파들이 오가는 여유들이 비 오는 풍경을 자아 내 주는 것도 좋다.
어느 날 신문에서 본 내용이 떠 오른다. 이 가을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물었더니 작자 하는 말 “올해는 가을을 한껏 맛보고 싶다”고 한다. 가을이면 으레 가을 맛을 보는 것은 당연한데 무슨 가을 맛 일까.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한다.
얼마 전 남해바다 구경을 하고 왔다. 단 하루이지만 아기 때문에 아내는 집에 머물고 아들과 같이 나서는 걸음이 새삼스러웠다.
혼자 느끼는 온갖 세상사 시름을 노닥거리는 바다에 남겨주고 싶은 마음길이기에 의미가 깊었는지 모른다. 저도 연륙교를 둘러보고 오는 길은 가을 맛이 나부끼는 늦은 저녁이었다.
그래 가을에 하고 싶은 일은 떠남일 것이다.
동반자가 있으면 좋으련만 없어도 가는 길 나서는 것이다. 길가에 피고 지는 이름 없는 풀 한 포기 더 쳐다보고 신록에서 시작하여 낙엽 옷을 입을 준비를 하는 목가적인 나무들도 보면 더 좋을 것이다. 계곡물이 흐르고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수수한 하천이라면 더 좋고, 아니더라도 더 넓게 자리 잡은 내 터전 속에서 맑은 하늘가 쪽빛으로 흘러가는 양떼구름 무리지어 지나가면 누워서 하얀 공기를 마셔가며 만끽하고, 나 아닌 다름 생물 무생물도 좋은 세상을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오리라. 떠나간 날이 하루 하루 또 하루가 가더라도 평범하고 여유 있는 사색으로 나서는 길을 마감 할 것이다
또한 작은 배낭에 책이라도 준비하여 모르는 시골 구석 느티나무 아래에 책을 보며 끼니도 굶어보는 또 다른 체험도 해보며 삶에 대한 애착도 생각하고 한도 끝도 없는 인생에 대한 설계도 해 보리라 한다. 의미 있고 가치있게 사는 삶을 생각하고 반성하는 계기도 마련 해 보리라 한다.
올해는 오곡백과가 잘 여물어 풍년이 되어 양식이 풍요롭겠지만 내 마음속 양식도 가득 채우며 누구에게 사랑받는 것 보다 사랑 주는 것을 배우고 싶다. 선물이나 감사품을 보내는 것 보다 순수한 열망에 나오는 긴 편지를 적어 보내며 이름 없는 한 시인 아닌 시인이 하늘아래 작은 초야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사연을 보내면 받을 이는 있으련만 답장이라도 한 통 날아들까 가엾은 생각을 할 것이다
혹시나 누구에게 답장이 날아들면 사연을 더욱 더 행복하고 아름답게 적어 다시 답장을 적을 것이다. 온 정성 다 더하여 낼 모래 사십 고개 올라가는 세월 중반에 서서 지난 날 돌아보며 다가오는 새 날을 맞이하며 평범하고 가난한 인생을 연출 해볼 것이다.
가을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아늑한 미소 속에서 손 흔들고 있다. 하루 하루 다가만 온다. 일상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하여 무언가 사랑할 수 있을까 싶다.
이제는 사라질 것 같지 않던 무더위 기세가 완연히 오그라들었다. 오락가락 하던 날씨 속에 잠시 갠 파란 하늘 틈 사이로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과 뭉개 구름들이 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가을 하늘이 사무치게 푸르지는 그리움 속에 귀 기울여 본다. 착한 세상 어디선지 몰라도 가을은 다가온다.
퍼온 글
강동규
늦여름 보내기가 아쉬운지 시집간 새색시 눈물인양 서글픈 가량비 되어 내리고 있다. 흘깃 창 너머로 보아도 비는 금새 멈출 것 같지 않다. 늘 찾아오는 주말이지만 이번 비는 모든 주말 계획을 송두리째 취소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비님에게 하소연이나 핑계 구실을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넌지시 일상 속을 벗어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싶은 열정이 필요하리라 생각만하고 좁은 거실에서 말없는 침묵을 주시 할 뿐이다.
아직 가을은 멀었건만 너무 빨리 재촉하고 싶은 기대심은 무슨 일일까.백 년 만에 찾아오는 여름 더위라고 언론들이 떠들썩한 몇 달 사이지만 모든 예보를 뒤흔들고 여름은 쉬이 떠나가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작은 자리를 만드는 가을 동화 이야기를 떠 올리며 보내어야 하는 여름에게 사뭇 동정심을 보인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어색해진다.
저 멀리 광려천 어귀에 무리지어 핀 자주색 달구개비 무더기 속에 스산한 바람이 훔쳐 지나가다 흔들고, 찾아드는 무료감을 보낼 수 있게 눈 구경 쯤은 해도 될 것 같다. 형형색색 입은 우산 속 인파들이 오가는 여유들이 비 오는 풍경을 자아 내 주는 것도 좋다.
어느 날 신문에서 본 내용이 떠 오른다. 이 가을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물었더니 작자 하는 말 “올해는 가을을 한껏 맛보고 싶다”고 한다. 가을이면 으레 가을 맛을 보는 것은 당연한데 무슨 가을 맛 일까.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한다.
얼마 전 남해바다 구경을 하고 왔다. 단 하루이지만 아기 때문에 아내는 집에 머물고 아들과 같이 나서는 걸음이 새삼스러웠다.
혼자 느끼는 온갖 세상사 시름을 노닥거리는 바다에 남겨주고 싶은 마음길이기에 의미가 깊었는지 모른다. 저도 연륙교를 둘러보고 오는 길은 가을 맛이 나부끼는 늦은 저녁이었다.
그래 가을에 하고 싶은 일은 떠남일 것이다.
동반자가 있으면 좋으련만 없어도 가는 길 나서는 것이다. 길가에 피고 지는 이름 없는 풀 한 포기 더 쳐다보고 신록에서 시작하여 낙엽 옷을 입을 준비를 하는 목가적인 나무들도 보면 더 좋을 것이다. 계곡물이 흐르고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수수한 하천이라면 더 좋고, 아니더라도 더 넓게 자리 잡은 내 터전 속에서 맑은 하늘가 쪽빛으로 흘러가는 양떼구름 무리지어 지나가면 누워서 하얀 공기를 마셔가며 만끽하고, 나 아닌 다름 생물 무생물도 좋은 세상을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오리라. 떠나간 날이 하루 하루 또 하루가 가더라도 평범하고 여유 있는 사색으로 나서는 길을 마감 할 것이다
또한 작은 배낭에 책이라도 준비하여 모르는 시골 구석 느티나무 아래에 책을 보며 끼니도 굶어보는 또 다른 체험도 해보며 삶에 대한 애착도 생각하고 한도 끝도 없는 인생에 대한 설계도 해 보리라 한다. 의미 있고 가치있게 사는 삶을 생각하고 반성하는 계기도 마련 해 보리라 한다.
올해는 오곡백과가 잘 여물어 풍년이 되어 양식이 풍요롭겠지만 내 마음속 양식도 가득 채우며 누구에게 사랑받는 것 보다 사랑 주는 것을 배우고 싶다. 선물이나 감사품을 보내는 것 보다 순수한 열망에 나오는 긴 편지를 적어 보내며 이름 없는 한 시인 아닌 시인이 하늘아래 작은 초야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사연을 보내면 받을 이는 있으련만 답장이라도 한 통 날아들까 가엾은 생각을 할 것이다
혹시나 누구에게 답장이 날아들면 사연을 더욱 더 행복하고 아름답게 적어 다시 답장을 적을 것이다. 온 정성 다 더하여 낼 모래 사십 고개 올라가는 세월 중반에 서서 지난 날 돌아보며 다가오는 새 날을 맞이하며 평범하고 가난한 인생을 연출 해볼 것이다.
가을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아늑한 미소 속에서 손 흔들고 있다. 하루 하루 다가만 온다. 일상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하여 무언가 사랑할 수 있을까 싶다.
이제는 사라질 것 같지 않던 무더위 기세가 완연히 오그라들었다. 오락가락 하던 날씨 속에 잠시 갠 파란 하늘 틈 사이로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과 뭉개 구름들이 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가을 하늘이 사무치게 푸르지는 그리움 속에 귀 기울여 본다. 착한 세상 어디선지 몰라도 가을은 다가온다.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