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커뮤니티 열린게시판

커뮤니티

열린게시판
한줄TALK
포토갤러리
동문회 페이스북
집행부 동정
VOD 자료실
한줄광고 등록하기
졸업앨범 보기
열린게시판
이 게시판은 학고인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상업적 광고, 개인·단체의홍보, 특정인에 대한 음해·비방 등 본 사이트 운영취지와 무관한 내용은 사전 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왕초보, 잘 부탁합니다

김종렬(09) 작성일 05-11-03 10:59 9,946회 4건

본문

알다시피 나는 지금까지 운전을 할줄 모른다.
아예 배우고 싶지도 않았고, 운전을 하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연구대상이라고 한다.
사실 내가 운전을 그토록 싫어하는 까닭이 있다.
아마 스무 한두 살이었을 때였는데,
당시 카고트럭 11톤으로 운송업을 하시던 고모부를 졸라
세상구경도 할겸 조수를 자처한 적이 있었다.
그 나이 때이니 얼마나 차를 몰고 싶었겠는가.
고모부(운전수)가 안 보이면 혼자 별 지랄을 다했다.
그러던 어느날, 울산 부두에 비료를 실러 갔는데, 우리차가 순서가 한참 밀리는지라
고모부는 라면 먹으러 자리까지 비우자, 그 틈을 노려 그 큰차를 몰고 빈 부두를 빙빙 돌아다녔지라.
그런데 그만 브레이크 밟는다는 게 급한 나머지 악세리이터를 콱 밟았던 거였다.
결과는 부두 여불때기 바다로 풍덩! 순간 '이제 죽었구나'하는 짧은 생각을 하는 찰라
순식간에 바닷물이 찌르듯 들어오는데 문은 꼼짝도 안 하고...그 무시무시한 공포...
순식간에 가슴까지 차오르고 비명을 지르며 난리를 쳐댔지.
그때 무슨 생각나더냐고?
부모 형제 친구? 천만에.
단 하나, 그냥 어떻게 하던지 살아야한다는 마음 뿐이었어.
어쨌던 금방 목까지 물이 찼어.
더 이상 발버둥칠 힘도 없고...해서 좀더 버텨보려고 몸을 눕혀 천장에다 코를 갖다댔지.
순간 공포는 더욱 극에 달했어. 허걱~(지금 생각만해도 치가 떨리구만)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기적이 일어난거야.
천장에서 한뼘정도 남기고 더 이상 물이 차오르지 않는 게 아닌가.
잔잔한 파도가 밀려와 차 지붕까지 덮을 때는 심한 공포로 인해 까무러칠 정도였지만
어쨌던 더 이상 물은 차지 않았고 숨을 쉴 수 있었어.
이어 사람들이 몰려오고 나는 차 밖으로 나오게 되었어.
알고보니 차가 바다에 처박힌 곳은 부두 여불때기라서 수심이 낮았던거지.
만약 부두정면으로 처박혔으면 이미 나는 이 세상에 없겠지.
(그래서 평소 내가 지금 죽어도 호상이라고 하는겨...)

그 이후, 나는 한동안 자동차 앞에 타지를 못했어.
어쩌다 운전석에 앉아볼라치면 그때의 공포가 밀려와 호흡이 가빠 견딜 수가 없었지.
이제 내가 그토록 운전을 배우기도 하기도 마다하는 이유를 알겠지라. 
한번 실험삼아 바다로 함 날라봐. 제법 실감날거야. 너무 깊은 데 말고...ㅎㅎ

그런데 또 한번의 기적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지금 내 자동차 뒤에 '왕초보'가 따불로 붙어있다.
사실 어쩌지 못해 운전(?)한다.

댓글목록

김종렬(09)님의 댓글

김종렬(09)

최병제(09)님의 댓글

최병제(09)

오경석(09)님의 댓글

오경석(09)

이근우(09)님의 댓글

이근우(09)

 
 

Total 9,659건 706 페이지
열린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09 잘먹고 잘놀았습니다 댓글5 최종찬(09) 11-08 10321
2608 냄새없는향수..... 댓글2 이정학(19) 11-07 9957
2607 국화축제(사진) 송석태(06) 11-07 11244
2606 왔다가 그냥 가지 말자 제용모(16) 11-05 10116
2605 정기 이사회 개최 댓글1 고주택(08) 11-05 3455
2604 학육 11월 등산계획 송석태(06) 11-04 10298
2603 돼지 잡았습니다 김종렬(09) 11-04 10082
왕초보, 잘 부탁합니다 댓글4 김종렬(09) 11-03 9947
2601 2005.10.29 낙동정맥15구간 산행기(아랫삼승령-ok농장) 댓글3 전태우(09) 11-02 10094
2600 족구대회 - 이번 토요일 12시 학성고 운동장으로... 댓글6 김종렬(09) 11-02 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