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18 낙동정맥17구간(한티재-검마산휴양림 임도) 산행기
전태우(09)
작성일
05-11-23 15:02 10,0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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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17구간(영양)
한티재, 추령, 덕재, 휴양림임도 구간
(영양군, 일월면 일대)
그림 추령에서(낙동정맥 리본만 120여개정도 그리고 홀로, 리본 없이)
낙동강과 낙동정맥 사이에 안겨 있는 영양고을은 북부 영남 선비들의 체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문향이다. 그중 일월산(1,128m) 남쪽 기슭의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은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지훈(1920~1969) 시인이 태어난 곳이다.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경북 기념물 제78호)이 이 마을 한복판에 널찍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주변으로 옥천종택 월록서당 등 많은 유적지가 남아 있다. 마을입구의 시비엔 ‘빛을 찾아가는 길’이란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다.
이곳 조씨는 흔히 ‘주실 조씨’라 부르는데, 주실 조씨 문중은 조지훈 시인을 비롯해 근현대사의 수많은 유명인물을 배출했다. 이는 마을 앞 문필봉의 기운이 풍수지리상 붓을 닮았기 때문이라 한다. 마을은 규모가 크진 않아도 제법 짜임새가 있어 학문적인 분위기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
한편, 2004년 12월엔 모두 4개의 전시실을 갖춘 지훈문화관이 호은종택 부근에 들어섰다. 제1전시실은 시대적 향수와 조지훈 일생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지훈의 소년시절, 꽃탐회 활동, 청년 지훈의 활약, 광복과 청록집, 만화로 보는 일화 등이 전시된다. 제2전시실은 시인의 뜨거운 외침을 볼 수 있는 지조론, 세상을 향한 외침, 시인의 문학과 사상 등을 알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제3전시실엔 시인의 고향으로 인생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주실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시되고, 제4전시실은 지훈의 문학과 정신을 기념하는 추모의 발자취, 지훈 시비 탁본, 지훈 문학상, 멀티미디어 출력 공간, 조지훈 서고 등이 들어서 있다.
그림 부산정맥팀과 검마산휴양림 임도에 도착하여
1. 산행일지
(1) 산행일시 : 2005. 11. 18. 08:30 금요일. 맑음.
(2) 참 석 자 : 전태우, 심민구, 백남기, 유명진(이상4명)
(3) 산 위 치 : 경북 영양군 수비면, 일월면 일대
(4) 소요시간 : 9시간 38분
06:00(집 출발) - 06:45(북구청) - 10:15(한티재도착) - 10:18(산행 시작) - 15:00(휴양림 임도 산행 끝) - 15:22(검마산휴양림)
그림 한티재에서 덕재 구간 고도표
(5) 산행코스 : 5시간 04분
- 10:18 한티재(정맥지도)
- 11:20 우천마을입구(식수가능)
- 12:12 추령(점심)
- 14:19 덕재
- 15:01 검마산휴양림 임도
- 15:22 검마산휴양림
(6) 산행거리 : 15.5km(영양군 정맥지도 16.8km)
한티재 - 6.5km - 추령 - 5.4km - 덕재 - 2.1km - 검마산휴양림 임도 - 1.5km -휴양림
(7) 교통수단 : 승합차 1대
- 백남기 승합차
(8) 산행비용 : 349,000원(1박2일)
- 아침식사 : 16,000원(경주 팔오정 콩나물해장국)
- 차량지원비 : 60,000원(백남기 승합차)
- 부식준비(1박2일) : 167,000원(까르푸)
- 온천 : 13,000원(한화콘도)
- 부식추가 : 6,000원(온정리)
- 숙박비 : 44,000원(검마산휴양림 8평)
- 저녁식사 : 43,000원(온정리 아구찜)
그림 나뭇가지의 정맥 리본들
2. 산행후기
이번 산행은 1박2일로 한티재에서 휴양림 임도까지 15.3km와 휴양림 임도에서 아랫삼승령까지 17.7km를 검마산 휴양림에서 숙박을 하고, 완주를 하기로 하였다.
처음으로 1박을 하니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4끼의 식사와 그리고 간식, 의류 등 마치 소풍을 가는 느낌으로 준비를 하였다. 11월 17일 울산 까르푸에서 점심용으로 떡, 물, 음료수, 빵, 소불고기, 햇반, 과자류, 사과, 배, 귤 등 준비된 물품을 챙기니 생각이상으로 금액도 많이 나왔다. 나름대로 조금씩 준비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물품이 상당히 많았다. 그래도 4명이 4끼와 간식과 소주한잔을 해야 하니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었다.
하산 후에 시간도 고려하여 모처럼 늦은 새벽 시간인 6시 30분에 북구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집사람한테 부탁하여 북구청으로 도착하였다. 모두 약속시간이 지나도 오지를 않는다. 남기가 도착하고 민구와 명진이가 도착한다.
여름 3개월 휴식이 지나고 정맥을 하는 사람은 4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우리들이 해야 할 일, 모두 다 같은 마음이다. 시작을 하였으니 끝을 보아야지.
경주에 도착을 하여 항상 먹는 가마솥 해장국집에 들러 아침을 청한다. 아줌마 왈 “오늘은 어디로 가능교?” 이제 많이 친하여졌다. “백암요. 아줌마 이제 얼굴 볼 날이 2번밖에 없심더, 잘 봐나노이소?” 식사를 마치고 목적지인 한티재로 출발을 하였다. 아침의 햇살이 서서히 우리들을 반겨준다. 7번 국도인 영덕을 지나, 영해에서 창수면으로 빠진다. 창수령을 넘어면서 우리가 지나간 발자취를 되새기며, 영양을 거쳐 수비면의 한티재에 도착을 한다.
그림 한티재의 낙동정맥 지도 앞에서
울산 넘버를 단 승합차가 한대 서 있다. “야! 울산에서 정맥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면서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반가워했다.
10:18분 정맥지도 간판 앞에서 흔적을 남기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타산행기를 읽어 보니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러면 도착하면 오후 4시 30분 정도 산의 해 지는 시간을 고려하여 출발시간을 잡은 것이다. 이번 산행의 특징은 별로 힘든 구간이 없고, 오기저수지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도는 형태의 산행이다. 그래서 누구나 할 것 없이 똑같은 말로 천천히 가자고 한다. 그러나 막상 산행을 하면 이 말은 어디로 갔는지 빠른 보폭의 걸음으로 산행을 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봉우리마다 나무로 벤치를 만들어 쉬어가게 하여 놓았다. 영양군에서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산행인들을 위하여 준비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림 뒤로 보이는 우천마을 입구에서
조그마한 봉을 여러 개 넘어서 한 시간이 지나자 우천마을에 어귀에 도착하였다. 잠시 쉬면서 배 하나를 나누어 먹었다. 민구 왈 “이번 구간에서는 점심을 라면으로 먹었으면서 괜찮았는데 식수도 구하기 쉽고” 한다. 10분을 쉬고 우리들은 갈 길을 가야 한다. 낮은 산이 그래서인지 무덤이 많이 나온다.
40여분이 지나니 임도가 나오고 “추령 쉼터” 팻말을 단 벤치가 우리들을 반겨준다. 그 위에 달려 있는 120여개의 정맥 리본들, 우리도 이곳에 리본 하나를 단다. 민구가 명진이에게 “반대로 달아라.” 그러자 명진이는 “그러면 하나 더 달면 되지.” 하면서 리본 2개를 앞뒤로 단다. 이 많은 리본들 중에 우리들의 것도 있다. 그리고 홀로 정맥을 하는 사람과 리본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과 옛 정맥팀들을 모두 합하면 족히 300팀은 되리라 생각은 한다.
그림 추령 쉼터에 우리들의 리본을 다는 유명진
시간도 점심때이고 하여 가져온 떡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명진이는 집사람이 도시락을 챙겨주어 밥을 먹는 남기는 좋아하는 빵을 먹는다. 20여분의 점심시간이 지나자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을 한다.
산은 우리를 정상에 올려주지 않는다. 다만 자리를 제공한다.
산은 우리에게 자신의 의지에 의해 올라가야 한다. 남이 나를 또한 올려주지 않는다. 나 스스로 올라가야 한다.
이 말은 항상 산에 올 때마다 생각을 한다. 의지와 노력 그리고 목표를 향하여 항상 움직여야 한다.
추령을 출발한지 20여분이 지난다. 앞에 인기척이 들린다. 두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얼마나 반가운 손님인지 모처럼 산에서 사람을 만난다. 이야기를 나누니 한티재에서 출발을 하였다고 한다. 사업장이 울산에 있어 울산 넘버를 단 차를 몰고 왔다고 한다. 한명은 낙동정맥을 하고 한명은 지원을 한다고 하였다.
그림 남기 뒤로 부산 정맥팀이 따라 오고 있다.
건장한 체구에 젊은 친구들이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들이 먼저 출발을 한다.
낙동정맥은 보통 24구간으로 나누어 한다. 우리들은 22구간으로 나누어서 하는데 부산지역, 안양지역을 제외한 구간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18개 구간은 사람들이 거의 만날 수가 없다. 이런 곳을 혼자서 하루에 7~8시간을 한다는 것이 보통 마음가지고서는 어렵다.
제일 겁이 나는 것이 멧돼지이다. 멧돼지는 마구 달려들어서 모든 것을 받아버린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길을 잃어버렸을 때이다. 깊은 산중에 어떻게 길을 찾을 것인가? 그리고 마음의 두려움, 조그마한 바람에 낙엽이 휘날리는 소리, 가지 부러지는 소리, 동물들의 소리 등 사람의 마음을 무지 겁나게 한다. 이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한다. 그러니 대단하다.
민구는 상혁이한테 스틱을 빌려와서 한번 써본다고 한다. 오르막을 올라 갈 때 힘이 30%정도 덜 던다고 한다. 그러나 내리막이나 암벽에서는 불편하다고 한다. 처음으로 빌려온 스틱을 급한 내리막에서 낙엽을 잘못 밝아 그만 미끄러졌다. 유독 산행을 하면서 많은 엉덩방아를 찍는 것은 민구다. 스틱 위로 넘어지면서 스틱이 휘어져 버렸다. 부산의 정맥팀이 A/S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민구 왈 “상혁이한테 코멘소리 한번 해야 되겠네.”
그림 덕재에 도착하여 모처럼 다같이
14:20분 어느 듯 덕재에 도착한다. 4시간 정도 걸렸다. 다른 산행기의 시간보다 한시간정도 빨랐다. 검마산 휴양림 임도까지 앞으로 50분 정도 그러면 4시간 50분이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빨리 걸었는 것 같다.
걸어면서 하산후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월온천랜드와 백암온천 중에 가자고 한다. 일단 도착하여 결정하자고 하였다.
15:01분 검마산 휴양림 임도에 도착을 하였다. 같이 온 부산 정맥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우리들은 휴양림을 향하였다.
그림 휴양림 임도에 도착하여
남기는 차를 가지러 한티재로 부산팀과 같이 가고 우리들은 예약된 방으로 몸을 옮겼다.
30여분이 지나자 남기가 차를 가지고 온다.
관리인의 이야기로는 일원온천랜드는 찜질방이고, 백암온천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수비면에서 왔다고 하면 30%의 디스카운트를 하여 준다고 하여 온정리로 향하였다.
30여분이 지나 한화콘도의 온천에 도착하여 남기의 두꺼운 얼굴로 수비면에서 왔다고 하니 정말 깍아 주었다.
간단하게 저녁을 백암온천의 주위 식당에서 아구찜으로 저녁을 먹고 휴양림으로 향하였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음력으로 전태우의 생일이다. 집사람이 챙겨준 케익을 휴양림 방에서 친구들의 축하 속에 케익을 잘랐다. 맛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 온 후라 배가 불러 내일 점심으로 산에 가지고 가자고 한다. 내일 가지고 갈 것을 챙기고 명진이가 가지고 온 삼치와 돌문어를 내어 놓는다.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그림 휴양림의 방에서 조촐한 전태우의 생일파티
즐거운 산행과 좋은 친구들과 하루를 같이 보낸다는 것은 즐거움을 더하는 것이다.
한티재, 추령, 덕재, 휴양림임도 구간
(영양군, 일월면 일대)
그림 추령에서(낙동정맥 리본만 120여개정도 그리고 홀로, 리본 없이)
낙동강과 낙동정맥 사이에 안겨 있는 영양고을은 북부 영남 선비들의 체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문향이다. 그중 일월산(1,128m) 남쪽 기슭의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은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지훈(1920~1969) 시인이 태어난 곳이다.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경북 기념물 제78호)이 이 마을 한복판에 널찍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주변으로 옥천종택 월록서당 등 많은 유적지가 남아 있다. 마을입구의 시비엔 ‘빛을 찾아가는 길’이란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다.
이곳 조씨는 흔히 ‘주실 조씨’라 부르는데, 주실 조씨 문중은 조지훈 시인을 비롯해 근현대사의 수많은 유명인물을 배출했다. 이는 마을 앞 문필봉의 기운이 풍수지리상 붓을 닮았기 때문이라 한다. 마을은 규모가 크진 않아도 제법 짜임새가 있어 학문적인 분위기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
한편, 2004년 12월엔 모두 4개의 전시실을 갖춘 지훈문화관이 호은종택 부근에 들어섰다. 제1전시실은 시대적 향수와 조지훈 일생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지훈의 소년시절, 꽃탐회 활동, 청년 지훈의 활약, 광복과 청록집, 만화로 보는 일화 등이 전시된다. 제2전시실은 시인의 뜨거운 외침을 볼 수 있는 지조론, 세상을 향한 외침, 시인의 문학과 사상 등을 알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제3전시실엔 시인의 고향으로 인생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주실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시되고, 제4전시실은 지훈의 문학과 정신을 기념하는 추모의 발자취, 지훈 시비 탁본, 지훈 문학상, 멀티미디어 출력 공간, 조지훈 서고 등이 들어서 있다.
그림 부산정맥팀과 검마산휴양림 임도에 도착하여
1. 산행일지
(1) 산행일시 : 2005. 11. 18. 08:30 금요일. 맑음.
(2) 참 석 자 : 전태우, 심민구, 백남기, 유명진(이상4명)
(3) 산 위 치 : 경북 영양군 수비면, 일월면 일대
(4) 소요시간 : 9시간 38분
06:00(집 출발) - 06:45(북구청) - 10:15(한티재도착) - 10:18(산행 시작) - 15:00(휴양림 임도 산행 끝) - 15:22(검마산휴양림)
그림 한티재에서 덕재 구간 고도표
(5) 산행코스 : 5시간 04분
- 10:18 한티재(정맥지도)
- 11:20 우천마을입구(식수가능)
- 12:12 추령(점심)
- 14:19 덕재
- 15:01 검마산휴양림 임도
- 15:22 검마산휴양림
(6) 산행거리 : 15.5km(영양군 정맥지도 16.8km)
한티재 - 6.5km - 추령 - 5.4km - 덕재 - 2.1km - 검마산휴양림 임도 - 1.5km -휴양림
(7) 교통수단 : 승합차 1대
- 백남기 승합차
(8) 산행비용 : 349,000원(1박2일)
- 아침식사 : 16,000원(경주 팔오정 콩나물해장국)
- 차량지원비 : 60,000원(백남기 승합차)
- 부식준비(1박2일) : 167,000원(까르푸)
- 온천 : 13,000원(한화콘도)
- 부식추가 : 6,000원(온정리)
- 숙박비 : 44,000원(검마산휴양림 8평)
- 저녁식사 : 43,000원(온정리 아구찜)
그림 나뭇가지의 정맥 리본들
2. 산행후기
이번 산행은 1박2일로 한티재에서 휴양림 임도까지 15.3km와 휴양림 임도에서 아랫삼승령까지 17.7km를 검마산 휴양림에서 숙박을 하고, 완주를 하기로 하였다.
처음으로 1박을 하니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4끼의 식사와 그리고 간식, 의류 등 마치 소풍을 가는 느낌으로 준비를 하였다. 11월 17일 울산 까르푸에서 점심용으로 떡, 물, 음료수, 빵, 소불고기, 햇반, 과자류, 사과, 배, 귤 등 준비된 물품을 챙기니 생각이상으로 금액도 많이 나왔다. 나름대로 조금씩 준비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물품이 상당히 많았다. 그래도 4명이 4끼와 간식과 소주한잔을 해야 하니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었다.
하산 후에 시간도 고려하여 모처럼 늦은 새벽 시간인 6시 30분에 북구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집사람한테 부탁하여 북구청으로 도착하였다. 모두 약속시간이 지나도 오지를 않는다. 남기가 도착하고 민구와 명진이가 도착한다.
여름 3개월 휴식이 지나고 정맥을 하는 사람은 4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우리들이 해야 할 일, 모두 다 같은 마음이다. 시작을 하였으니 끝을 보아야지.
경주에 도착을 하여 항상 먹는 가마솥 해장국집에 들러 아침을 청한다. 아줌마 왈 “오늘은 어디로 가능교?” 이제 많이 친하여졌다. “백암요. 아줌마 이제 얼굴 볼 날이 2번밖에 없심더, 잘 봐나노이소?” 식사를 마치고 목적지인 한티재로 출발을 하였다. 아침의 햇살이 서서히 우리들을 반겨준다. 7번 국도인 영덕을 지나, 영해에서 창수면으로 빠진다. 창수령을 넘어면서 우리가 지나간 발자취를 되새기며, 영양을 거쳐 수비면의 한티재에 도착을 한다.
그림 한티재의 낙동정맥 지도 앞에서
울산 넘버를 단 승합차가 한대 서 있다. “야! 울산에서 정맥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면서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반가워했다.
10:18분 정맥지도 간판 앞에서 흔적을 남기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타산행기를 읽어 보니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러면 도착하면 오후 4시 30분 정도 산의 해 지는 시간을 고려하여 출발시간을 잡은 것이다. 이번 산행의 특징은 별로 힘든 구간이 없고, 오기저수지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도는 형태의 산행이다. 그래서 누구나 할 것 없이 똑같은 말로 천천히 가자고 한다. 그러나 막상 산행을 하면 이 말은 어디로 갔는지 빠른 보폭의 걸음으로 산행을 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봉우리마다 나무로 벤치를 만들어 쉬어가게 하여 놓았다. 영양군에서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산행인들을 위하여 준비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림 뒤로 보이는 우천마을 입구에서
조그마한 봉을 여러 개 넘어서 한 시간이 지나자 우천마을에 어귀에 도착하였다. 잠시 쉬면서 배 하나를 나누어 먹었다. 민구 왈 “이번 구간에서는 점심을 라면으로 먹었으면서 괜찮았는데 식수도 구하기 쉽고” 한다. 10분을 쉬고 우리들은 갈 길을 가야 한다. 낮은 산이 그래서인지 무덤이 많이 나온다.
40여분이 지나니 임도가 나오고 “추령 쉼터” 팻말을 단 벤치가 우리들을 반겨준다. 그 위에 달려 있는 120여개의 정맥 리본들, 우리도 이곳에 리본 하나를 단다. 민구가 명진이에게 “반대로 달아라.” 그러자 명진이는 “그러면 하나 더 달면 되지.” 하면서 리본 2개를 앞뒤로 단다. 이 많은 리본들 중에 우리들의 것도 있다. 그리고 홀로 정맥을 하는 사람과 리본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과 옛 정맥팀들을 모두 합하면 족히 300팀은 되리라 생각은 한다.
그림 추령 쉼터에 우리들의 리본을 다는 유명진
시간도 점심때이고 하여 가져온 떡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명진이는 집사람이 도시락을 챙겨주어 밥을 먹는 남기는 좋아하는 빵을 먹는다. 20여분의 점심시간이 지나자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을 한다.
산은 우리를 정상에 올려주지 않는다. 다만 자리를 제공한다.
산은 우리에게 자신의 의지에 의해 올라가야 한다. 남이 나를 또한 올려주지 않는다. 나 스스로 올라가야 한다.
이 말은 항상 산에 올 때마다 생각을 한다. 의지와 노력 그리고 목표를 향하여 항상 움직여야 한다.
추령을 출발한지 20여분이 지난다. 앞에 인기척이 들린다. 두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얼마나 반가운 손님인지 모처럼 산에서 사람을 만난다. 이야기를 나누니 한티재에서 출발을 하였다고 한다. 사업장이 울산에 있어 울산 넘버를 단 차를 몰고 왔다고 한다. 한명은 낙동정맥을 하고 한명은 지원을 한다고 하였다.
그림 남기 뒤로 부산 정맥팀이 따라 오고 있다.
건장한 체구에 젊은 친구들이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들이 먼저 출발을 한다.
낙동정맥은 보통 24구간으로 나누어 한다. 우리들은 22구간으로 나누어서 하는데 부산지역, 안양지역을 제외한 구간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18개 구간은 사람들이 거의 만날 수가 없다. 이런 곳을 혼자서 하루에 7~8시간을 한다는 것이 보통 마음가지고서는 어렵다.
제일 겁이 나는 것이 멧돼지이다. 멧돼지는 마구 달려들어서 모든 것을 받아버린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길을 잃어버렸을 때이다. 깊은 산중에 어떻게 길을 찾을 것인가? 그리고 마음의 두려움, 조그마한 바람에 낙엽이 휘날리는 소리, 가지 부러지는 소리, 동물들의 소리 등 사람의 마음을 무지 겁나게 한다. 이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한다. 그러니 대단하다.
민구는 상혁이한테 스틱을 빌려와서 한번 써본다고 한다. 오르막을 올라 갈 때 힘이 30%정도 덜 던다고 한다. 그러나 내리막이나 암벽에서는 불편하다고 한다. 처음으로 빌려온 스틱을 급한 내리막에서 낙엽을 잘못 밝아 그만 미끄러졌다. 유독 산행을 하면서 많은 엉덩방아를 찍는 것은 민구다. 스틱 위로 넘어지면서 스틱이 휘어져 버렸다. 부산의 정맥팀이 A/S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민구 왈 “상혁이한테 코멘소리 한번 해야 되겠네.”
그림 덕재에 도착하여 모처럼 다같이
14:20분 어느 듯 덕재에 도착한다. 4시간 정도 걸렸다. 다른 산행기의 시간보다 한시간정도 빨랐다. 검마산 휴양림 임도까지 앞으로 50분 정도 그러면 4시간 50분이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빨리 걸었는 것 같다.
걸어면서 하산후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월온천랜드와 백암온천 중에 가자고 한다. 일단 도착하여 결정하자고 하였다.
15:01분 검마산 휴양림 임도에 도착을 하였다. 같이 온 부산 정맥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우리들은 휴양림을 향하였다.
그림 휴양림 임도에 도착하여
남기는 차를 가지러 한티재로 부산팀과 같이 가고 우리들은 예약된 방으로 몸을 옮겼다.
30여분이 지나자 남기가 차를 가지고 온다.
관리인의 이야기로는 일원온천랜드는 찜질방이고, 백암온천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수비면에서 왔다고 하면 30%의 디스카운트를 하여 준다고 하여 온정리로 향하였다.
30여분이 지나 한화콘도의 온천에 도착하여 남기의 두꺼운 얼굴로 수비면에서 왔다고 하니 정말 깍아 주었다.
간단하게 저녁을 백암온천의 주위 식당에서 아구찜으로 저녁을 먹고 휴양림으로 향하였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음력으로 전태우의 생일이다. 집사람이 챙겨준 케익을 휴양림 방에서 친구들의 축하 속에 케익을 잘랐다. 맛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 온 후라 배가 불러 내일 점심으로 산에 가지고 가자고 한다. 내일 가지고 갈 것을 챙기고 명진이가 가지고 온 삼치와 돌문어를 내어 놓는다.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그림 휴양림의 방에서 조촐한 전태우의 생일파티
즐거운 산행과 좋은 친구들과 하루를 같이 보낸다는 것은 즐거움을 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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