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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을 위해...

김종렬(09) 작성일 06-01-16 15:31 10,193회 4건

본문

이제 우리 나이가 적지 않아서인지,
술자리에서 흔히 듣는 말이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또는
'좀더 나이가 적었으면 좋겠다.' 또는
'몇 살만 좀 젊었어도.' 등의 경우다.

그때마다 나는 그런다.
나는 지금이 그래도 좋다고 한다.
비록 가진 것도, 아는 것도 턱없이 얇고 보잘 것 없지만
정말이지 옛날로 되돌아가고픈 생각이 없다.

그 이유는 많지만 대강 이렇다.
우선 아침 일찍 일어나 소풀 먹이러 가는 게 싫다.
차가운 아침이슬이 고무신과 양말을 흥건히 적셔오는 그 기분이 정말 싫다.
보리타작이며, 땔나무 하기가 싫다.
비지땀과 함께 바람에 덮어쓴 까끄레기는 정말이지 지긋지긋하고 신물이 난다.
장작용 땔감을 한 지게 하고 후다닥 밥 먹고 학교로 가야했던
그 시간의 촉박함이 싫다.

아버지의 잔소리가 싫다.
눈만 뜨고, 입만 열리면 습관처럼 하시던
그놈의 사는데 그리 대수도 아닌 '공부, 공부해라.' 소리는
지금도 밥맛이 달아난다.
(그래선인지, 아직 나는 두 아이에게 공부 소리 한 기억이 별 없다. 대신 좋은 친구 많이 사귀어라고는 하지만...)
그 긴긴 자취생활이 정말 싫다.
혼자 연탄불 피우고 갈고, 밥해서 동생들 도시락 사주고, 빨래하고...

지난, 멋모르고 세상에 날뛰던 시절의
이래저래 얼키고설켜 자책과 자학 속에 뼈저리게 느끼고 맛보았던
암울했던 삶의 뒤안길이 차마 죽음보다도 싫다.

내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언제 죽어도 호상이고 싶다.'는 것에 있다.
물론 아직은 아니지만, 지금 열심히 노력 중이다. 호상을 위해...

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이다.
우선 내 자신부터 잘 다스리는 연습이 필요하겠고,
부모형제와 친구들과, 이런저런 관계에 있는 지인들과
그리고 동시대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곰곰이 비추어보면, 어디 하나 모자람이 없지 않는 곳이 없다.
때문에 그 모자람을 조금씩 메우다보면,
언젠가 내 삶의 끝에서 '호상'이란 말이 자랑스레 내걸리지도 모르지.
몰론 이또한 지나친 욕심이겠지만...

어때요. 이미 지난 세월은 어쩌겠어요.
지금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요.
보다 더 젊게, 더 건강하게, 더 아름답게, 더 진지하게...
아직 우리에겐 그저께 계룡산에서 친구의 말처럼,
후반전이 있잖아요.
자, 우리 앞에 놓인 후반전을 위해 화이팅!!!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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