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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칭구가 우리사이 아닌가

정정화(15) 작성일 06-02-08 15:23 9,611회 3건

본문

서울 쌍문동 "풀무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작가 이철환의
    "축의금 만 삼천원" 이란 글입니다.

      약 10 여년전 자신의 결혼식에
      절친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만 삼천원과 편지1통을 건네 주었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친구야! 나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 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우리 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친구여~
      이 좋은날 너와 함께 할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친구가...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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