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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턱 밑에...

김종렬(09) 작성일 06-03-11 09:57 9,510회 0건

본문

한사흘 봄기운이 완연하더니, 출근길 여기 저기에 봄꽃들이 제법 눈에 들어온다.
얼마 전부터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는 매화와 매일 눈맞추는 재미도 솔찮다.
해마다 그랬듯이 이맘때가 되면 나는 발정을 한다.
일손도 잡히지 않고, 생각과 마음은 늘 고향마실 산야에 가 있다.
쑥도 좀 캐야하고 냉이며 달래도 캐야하고, 곧 이것저것 산나물 뜯느라 미쳐있을 것이다.
어저께는 점심 때 사무실에서 쑥국을 끓여 먹었는데는 향이며 맛이 일품이었다.
쑥국은 간단해서 좋다. 조선된장 몇 숟갈 풀고, 메러치 한움큼 넣어 끓이면 된다.
어제는 불국사 장날이라, 달래를 듬뿍 넣고 된장을 빡빡하게 끓이고 곤달비며 쌈을 준비해 동료들과 빙 둘러앉아 먹었는데 아주 그만이더라.
이달 말이면 산나물이 제법 삐져 나올 것이다.
산나물은 슬쩍 데쳐 재피이파리 한두장 얹고 고사리에 둘둘 말아 초고추장에 쿡 찍어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제격이다. 보약이 따로 없다. 하여 이번 봄에는 산나물 번개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거기다 우리집 오리지널(직접 알을 부화시킨) 촌닭도 몇 마리 곁들이고.
어때 괜찮겠지라. 언제냐구? 글씨, 홈피만 자주 들락거리면 알 수 있을 터.
아무튼 지금 이곳 산천은 소리없는 봄의 아우성으로 넘치고 흐른다네 그려.
그러나 아직 이 봄을 마음껏 맞이하기엔 내 심장이 너무 약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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