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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C 베트남 여행기~ ♬ <1부>

유명진(09) 작성일 06-08-22 09:07 9,561회 0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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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롱베이에서 명진-남기-용환-태우>

   

베트남 여행기

   


   

- 일      시 : 2006. 7. 28 금요일 ~ 8. 3 금요일 (7박8일)

   

   

- 여행목적 : 인도차이나반도의 최고봉 판시판(해발3200m) 등반 및

   

                베트남 하롱베이 투어

   

   

- 인     원 : 정용환, 전태우, 백남기, 유명진 (이상 4명)

   

   


   

먼저 바쁜 일과로 이번 여행에 동반하지 못한 장성대, 심민구, 정병술 FCC 친구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명일전기(주) 대표인 정용환 친구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기획하고 애써준 덕분에 정말 재미있었고 길이길이 추억에 남을만한 여행이 되었음에 다시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올린다.

   

FCC는 Forever Climb Club 의 약자로 친구들과 함께, 오랫동안 산을 즐기면서 인생을 살자 라는 의미이며 초대 회장인 정용환 친구가 지은 우리 모임의 이름이다.

   


   

우리가 이번에 등반한 “판시판” 산에 대해 잠깐 소개하자면,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약 370Km 떨어진 프랑스 식민지 시대 최고의 휴양지인 사파라는 국립공원에 위치하였고, 해발 3,143m나 되는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베트남-라오스-중국 3개국의 국경이 인접한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이다.

   

사파가 위치한 고산지대에는 판시판 산을 주위로 원주민들 대부분이 주로 농사를 지으며 자연그대로 살아가고 있고, 사파시내에는 관광산업이 잘 발달되어 지금도 크고 작은 호텔들이 들어서고 있으며, 원주민들은 길거리나 시장에서 곡물, 과일, 전통공예품들을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파시내의 모습은 먼 곳에서 보면 한 폭의 풍경화처럼 가히 그 구도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마치 유럽에 여행 온 것처럼 휴양지의 면모를 모두 갖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자연속의 휴양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7월 28일 금요일 (DAY-1), 하노이로 향하여...

   

7월 중순부터 장마가 확대되어 이번 산행이 순조로울 수 있을지 사실은 출국 전부터 조금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배낭을 꾸리는 순간 우리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오직 베트남에서 어떻게 멋있는 추억들을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하지 않기로 하였다.

   

태화로터리에 도착하니 용환, 태우, 남기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김해공항에 도착하니 이번 수협인사이동에서 부산본부 부본부장으로 영전한 병술이가 고맙게도 공항 입구에서 배웅을 나와 있다.

   

이번 산행일정을 바쁜 휴가철에 잡게 한 장본인이기도 한 병술이는 도저히 같이 하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미안한 생각에 출국장에 배웅까지 온 것이다.

   

병술이의 부본부장 영전을 축하하며 우리는 한국에서 마지막 저녁을 맛있게 먹고 출국 게이트로 빠져나와 하노이발 대한항공에 몸을 실었다.

   

약 3시간 40분여 만에 하노이 공항에 도착하여 우리는 SOFITEL PLAZA HOTEL에 체크인 하고 드디어 하노이 입성을 자축하는 소주파티를 하였다.

   

물론 나는 위궤양 치료중이라 한 모금도 술을 마실 수 없으며 남기 또한 그렇게 술을 잘 마시는 편이 아니다.

   

객실 2개를 예약하였으니 룸메이트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당연 나와 남기, 태우와 용환이다.

   

남기와 나는 내일의 여행을 떠올리며 이국의 첫날밤을 억지로 지새웠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술 취한 태우의 목소리임에 틀림없었다.

   

나와 남기는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고, 이를 알아챈 태우는 포기하고 순순히 자기네 방으로 돌아갔다.

   


   

7월 29일 토요일 (DAY-2), 하노이 투어, 용환이의 숨은비밀...

   

새벽 5시가 조금 넘자 밖에는 오토바이소리, 자동차 경적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창문을 열어보니 밤새 비가 온 탓에 상쾌한 아침공기 대신 후덥지근한 공기와 매캐한 매연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7시경 우리는 모두 일어나 하노이의 새벽느낌에 대해 이야기 하였고, 앞으로 펼쳐질 판시판 산행이며 하산 후 하롱베이 선상투어에서 다금바리와 해물요리로 가득한 선상파티를 상상하며 이렇게 베트남 여행의 하루를 시작하였다.

   

태우는 술이 덜 깨어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덩달아 용환이도 마찬가지이다.

   

둘이서 새벽 5시 까지 소주 6병을 마셨다고 한다.

   

10시쯤 호텔을 빠져나와 용환이가 잘 아는 형님집을 찾아가 산행에 필요없는 짐을 맡기고 그 형님을 모시고 하노이 투어를 시작하였다.

   


   

여기서 잠깐 수도 하노이를 본 느낌을 설명하자면,

   

우리나라 7~80년대 초의 모습, 전봇대의 전선이 머리카락처럼 여러 수만가닥이 엉켜 있으며 도심거리는 전부 오토바이로 가득한데 오토바이 타는 자세가 모두 직각으로 처음보는 우리에게 우스꽝스럽게 보였으며, 통행시 차보다 오토바이가 우선이며 택시기사는 3초에 한번씩 경적을 울리는 운전습관이 베여 있어 시가지가 온통 빵빵거리는 경적소리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하노이시내 소형택시 거의가 우리나라 대우 마티즈 이고 달리는 트럭도 현대포터가 가장 많았으며 셔틀버스 무료운행이 없어지고 한국대형버스들이 베트남에 팔려와 대중교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는 형님의 안내를 받으며 호치민광장 → 대통령궁 → 일주사(절) → 호치민박물관 → 문묘를 관람하고 용환이가 하노이에 출장오면 잘 가는 단골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스마일 레스토랑으로 향하였다.

   


   

용환이가 잘 아는 형님은 2년 전 베트남에 사업차 와 계시며 현지 베트남어와 영어를 능통하게 잘 하시는 아주 재미있는 형님이다.

   

성격도 유들유들하며 술이며 노래, 기타연주까지 우리들을 아주 편하게 해 주시는 정말 친절한 형님이었다.

   

SMILE RESTAURANT에 도착하자 종업원들이 대뜸 알아보고 형님과 용환이에게 친절히 인사를 한다.

   

2층으로 안내되어 자리를 하자 조금뒤 “치앙“이라는 예쁜 아가씨가 시중을 들면서 식사내내 노래까지 불러주니 아니 즐거울 수가 있을까?

   

말인즉 용환이가 스마일레스토랑에 자주 들르는 이유도 “치앙” 때문이라고 형님이 귀뜸해 주셨다.

   

싱거운 용환이가 태우 머리스타일을 가지고 놀려댄다.

   

용환이가 태우더러 홍콩 액션배우 홍금보 친형님이라고 서빙 아가씨들에게 소개하자 한 아가씨가 싸인해 달라고 야단이다.

   

내가 봐도 태우는 홍콩배우 홍금보와 똑 같았다.

   

우리는 게요리, 고동구이, 돼지갈비, 활새우회, 국수, 볶음밥에다 베트남 위스키인 “렛모이“를 곁들여 만찬을 즐겼다.

   

오후에는 호따이호수 → 녹성사원(거북이) 관람, 그리고 쏟아지는 소나기로 투어를 중지하고 한인이 경영하는 서라벌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SOFITEL PLAZA HOTEL 로비로 다시 이동하여 이번 여행을 가이드할 “하인” 이라는 친구를 소개받았다.

   


   

열차 출발시각이 밤 9시 30분이어서 우리는 1시간 가량 탐롱 수상인형극장에서 물 위에서 펼쳐지는 진귀한 인형극을 관람하고 형님과 잠시 작별의 인사를 주고받으며 하노이 역으로 향하였다.

   

주말이라 그런지 열차 안에서 큰 배낭을 짊어진 사파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유럽인들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며 열차는 오랫동안 정비를 하느라 밤 11시 20분이 되어서야 사파와 가장 가까운 “라오까이” 역으로 출발하였다.

   

침대 2층에서 한참을 자고 있는데 용환이가 전부 기상을 시켰다.

   

벌써 탁자위에 판을 깔아놓고 고도리 패를 돌리고 있는게 아닌가?

   

자다 말고 비시시 어리 한 상태에서 들이댄 것이 새벽까지 몇 십달러 챙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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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장뿐인 용환이의 판시판  산행후의 사진>

   

7월 30일 일요일 (DAY-3), 판시판은 호락호락하질 않는다...

   

8시 20분, 붉은 황토물로 가득한 홍강을 따라 열차 서서히 라오까이역 도착하였다.

   

라오까이 역에서 판시판이 있는 사파까지는 30㎞의 거리로 차량으로 약 1시간 거리다.

   

9시 10분, 드디어 사파 CHAULONG HOTEL에 도착하여 찹쌀국수로 아침식사를 대신하고 곧바로 판시판 산행게이트로 이동하여 기념촬영을 마친 뒤 서서히 등반을 하기 시작하였다.

   

무슨 해외등반 원정대라도 되는 듯 우리일행 4명, 여행가이드 1명, 현지산행가이드 1명, 포터 6명 이렇게 총 12명이 한 줄로 서서 이동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우기에 등반을 계획한 탓에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미리 예상을 하였지만 억수같이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베이스캠프까지의 이동은 심신을 많이 지치게 만들었다.

   

2시간여 만인 오후 1시 20분에 현지 흐멍족이 운영하는 베이스캠프(움막집)에 도착하였다.

   

베이스캠프라기 보다 산 속의 완전 움막집이다.

   

우리의 예상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허술한 대나무를 걸친 움막에다 나무로 엮은 다듬이식 침실은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을 것 같은 원시 그대로의 모습이다.

   

산중의 체감기온이 추위를 느낄 정도로 쌀쌀하였고 이미 비에 흠뻑 적셔버린 옷가지며 등산화들을 벗어들고 다른 움막에 지펴놓은 모닥불에서 몸을 말리면서 우리는 서로의 감회를 주고받으며 판시판의 산중에 몸을 맡겨버렸다.

   

   


   

고도리 선수, 베트남 흐멍족이 되어버린 정용환...

   

물이 맞지 않는지 배가 살살 아파온다.

   

화장실을 찾을 시간이 없어 급하게 대나무가 우거진 막사 바로 옆에서 실례를 해 버렸다.

   

비를 맞으며 배설을 하는 기분이 사뭇 상쾌하였다.

   

저녁 식사를 준비할 동안 일행 4명은 고도리를 또 시작하였다.

   

판을 깔고 막 고도리를 준비하는데 종아리가 근질거려 쳐다보니 웬 거머리가 찰싹 달라붙어 있는것이 아닌가?

   

안 그래도 위와 장이 안 좋아 몸무게가 팍 줄어 마를데로 말라있는 내 몸에서 피를 빨아먹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징그럽고 놀랐는지 손으로는 떼어내지 못해 막대기로 훑어 내렸더니 용환이가 배를 잡고 웃는다.

   

남기와 태우는 감기기운 때문에 컨디션이 영 좋지 못한 상태였고 나와 용환이는 이곳 생활에 서서히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모든 것을 체념하고 판시판 산행을 위해 적응하기 위해 일부러 노력하였다.

   

남기는 컨디션이 별로인데도 한 푼이라도 거둘 욕심에 눈에 광채가 번득거린다.

   

하기야 남기 성격은 자타가 다 아는 사실, 무슨 일이든 남에게 지기를 싫어하는 성격이다.

   

남기가 아픈데도 설치는 것을 보면 새벽 열차 안에서 몇 푼 잃었는가 보다.

   

그리고 원래 태우는 잃어도 “흥” 따면 “술” 이다.

   

용환이는 일단은 “싹쓸이” 후에 자기돈 보태어 한턱 쏘는 성격이다.

   

민구, 병술이, 성대까지 가세하면 고도리판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았다.

   

지난 해 말레이시아 키나바루 등반때 같이 한 성대, 민구와 같이 보낸 즐거운 시간들이 생생하게 생각이 난다.

   

열차 안에서 고도리로 몇 푼 챙긴 고도리 밑천이 용환이의 씩씩한 “고” 소리에 속수무책으로 거들나고 덤으로 꼬불쳐둔 쌈짓돈 까지 당하였다.

   

그날 봉은 완전 유명진 이었다...

   


   

오후 5시가 되니 캄캄해지기 시작한다.

   

또 다른 막사에서는 흐멍족 포터들이 우리 4명을 위한 만찬준비로 시끌벅적하다.

   

식사준비가 끝나자 우리는 현지민들이 준비한 만찬장으로 이동하였다.

   

나무탁자에 차려진 먹음직스런 음식들, 모닥불을 지펴 음식을 차려서인지 메케한 연기가 온통 막사에 자욱하고 우리는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현지민들이 맛있다고 권하는 음식들을 애써 먹어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식성 좋은 태우가 젓가락 몇 번 들이대더니 다급하게 볼일 보러 후다닥 뛰쳐나가고 남기는 비위에 거슬려서 인지 감기기운 때문인지 입질이 영 뜸하다.

   

용환이와 나는 우리를 위해 애써 준비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맛있게 받아먹었다.

   

(사실 비위도 맞지 않아 억지로 삼킨 적이 많았지만)

   

남기와 태우는 몸이 좋지 않다고 먼저 잠자리로 향하고 나와 용환이는 원주민들과 어울려 “죽수케”(건배)를 연방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에 분위기를 탄 용환이가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대나무통으로 만든 담뱃대에다 잎담배를 비벼 피우기 시작하고 원주민들이 가지고 온 쌀로 빚은 전통주를 막 들이키며 영어로 “판시판에 살고싶다” 면서 분위기를 완전 융화시켜버렸다.

   

이렇게 판시판의 밤은 점점 깊어만 갔다.

   


   

한참을 자다 신음하는 소리에 깨어보니 왼쪽 구석에서는 태우가 “아야~ 으응~”하면서 앓고 있고 오른쪽에서는 남기가 “아이고~오”하면서 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용환과 나는 우습고도 새벽 정상등반이 걱정이었다.

   

한밤에 비는 또 왜 그다지도 억수같이 퍼 붇고 있는지, 그리고 일행 4명 모두 밤새 따발총은 멈추질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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