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을 수가 !
송성규(02)
작성일
06-09-08 09:15 10,176회
3건
본문
대학 총무를 보면서 속없이 이 글을 친구들 사이트에 올린지도 벌써 일년이 지난것 같은데, 지척이면서도 자주 찾지 못하는 울산을 그리는 마음을 이렇게 늘 가슴에 품고 산답니다. 대충 누구인지는 알겠지만, 이 회장님 그리고 남덕이 성권이 역시 보고싶은 사람들이니 좀더 세월이 지나면 가까운데 모여 옛말 하면서 자주 보고 살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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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友曲
나는 매일 아침 남포동에서 지하도를 이용하여 시발택시 자가용으로 출근하고 있는데, 가끔씩은 이른 아침부터 자갈치 해변을 돌고 돌아 정수네 회사 밑을 지나 중앙동 회사로 출근하곤 한다.
그곳에 나가면 사람 살아가는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생활의 활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며, 가끔씩은 초심으로 돌아가 내 자신을 뒤 돌아 보며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자갈치 뱃머리 돌아보기를 좋아한다.
오늘 아침은 어젯밤 지나간 14호 태풍 나비가 극성을 부린 탓인지 바다는 청색물감을 풀어 놓은 듯 맑고 포구의 배들이 모두 피항을 나가고 부두는 휭하니 비어 있는가 하면 시장바닥은 소방호스로 쓸어 내듯 깨끗이 청소되어 있었다. 시장바닥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한 사람 두 사람 좌판을 다시 챙기며 자갈치도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내가 주로 다니는 길은 정수네 회사로부터는 반대 길이지만, 영도다리 밑 꼼장어 골목을 돌아 빠지면 구 시청옆 건재상을 시작으로 다 찌그러져 가는 천막촌 건어물/젓갈류 상회, 고래고기 골목, 각종 패류 집산지, 구 자갈치 횟집 건물, 재래 나전/어판장, 꼼장어 거리, 두투 저자, 고등어 자반 상회, 곱창집....... 어릴적 감포 나룻가에서 늘 가까이 접했던 눈에 선한 풍물을 한곳에 모아 놓은 향수백화점 같은 골목을 고래고기집에 않아 할매국수 한 그릇으로 아침을 떼우고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서울 신사분들 멸치선물 하려면 정수한테 택배 부탁해라. 3분도 안걸리는데 건어물 상회가 있으니 말일세. 친구 좋은게 뭐냐. 그런데 쓰는게 친구제, 정수 안그러냐!
“어촌” 오늘은 이 길에서 지난주에도 마주친 적이 있는 평자여사를 만났는데, 멋쩍었던지 식전인 나를 잡고서는 길다방 커피한잔 하고 가라며 분기없는 쭈그러진 눈웃음을 선사했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내가 아쉬울 때는 달려와 줄 수 있는 사람, 밉지는 않은 그런 이웃이구나 싶었다.
참, 속말로 니들이 이평자를 알어 ? 일전 속없이 내가 한말 “그녀의 속살을 보면서 사는 사이”라고 하니 정수왈 “너는 식성도 좋다. 채식. 육식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먹어번진냐”
이 친구야 그게 아니라 니도 먹어봐서 잘 알듯이 음식재료 많은 물싱싱한 걸로 직접 싸야 속 시원해 하는 나름대로의 장사철학이 있는 그녀가 당일 식재료 사입하러 나오면서 이른 아침 자갈치에 내 아는 사람 있을소냐는 배짱으로 화장기 없이 장보러 나오는 여편네를 가끔씩 만난다는 뜻인데, Whoa, You are overreacting. Lee and I are just friends.............
나는 이 길에서, 팔려가기 위해 좌판에 누워 있는 괴기들이 풍기는 섞어가는 냄새를 역겹지 않게 맡으면서 인생을 생각하고, 출어하기 위해 분주한 fishing boat, 영도로부터 손님을 옮기는 거룻배의 물살을 보며 아직도 배를 타며 인생의 역경을 이기고 있을 일부 동기들 그리고 내가 종사하고 있는 선박관리업의 주체일 뿐만 아니라 나를 파도가 없는 육지에 앉아 있게 해주는 우리 선원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안전운항과 안정된 직장창출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는 인간이 되고자 초심을 다져본다.
이 길은 편도 20분 정도 소요되는 길이다.
2개월 정도 전인 봄날 저녁에 볼일로 왔다는 한 울산 친구가 저녁상을 옆으로 물리고 주섬주섬 가방을 열고서는 국민학교 다닐 때 소사(?)가 도맡아 해왔던 똥종이 시험지 등사기 같은 장구를 내 놓더니만, 마누라도 그리 달갑지 않게 보는 반백의 무좀 낀 친구의 발을 소중히도 이리만지고 저리만지면서 무엇인가를 제단 해 가더니만,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초 아무 소식도 없이 다시 찾아와 알미늄 상자(보기만 해도 고급스러워 보였는데 열어 보니 STEPS이라는 건강보조 신발이었음)하나를 내 놓으면서 “친구야 하루에 최소한 한 시간은 걸어야 하네, 그것도 뒷굽이 달지 않은 새 신발로 뒷발굽부터 지면에 닿게 양반걸음 3박자로 걸어야 하네. 그래야 오래 보고지고 살게 아닌가” 한마디 남기고 간 친구는 내가 그 신발을 싣고 벌써 3개월째 자갈치를 오가고 있는데도 소식이 감감하다.
친구야 고맙다, 너를 친구로 둔 나는 하느님에게 감사드리고 내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내 건강을 염려해 주는 친구를 생각하며 열심히 걷고 있으며, 또 다른 친구 정수의 체취를 느끼며 부산 데파트 지하도를 지나가고 있다. sg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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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友曲
나는 매일 아침 남포동에서 지하도를 이용하여 시발택시 자가용으로 출근하고 있는데, 가끔씩은 이른 아침부터 자갈치 해변을 돌고 돌아 정수네 회사 밑을 지나 중앙동 회사로 출근하곤 한다.
그곳에 나가면 사람 살아가는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생활의 활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며, 가끔씩은 초심으로 돌아가 내 자신을 뒤 돌아 보며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자갈치 뱃머리 돌아보기를 좋아한다.
오늘 아침은 어젯밤 지나간 14호 태풍 나비가 극성을 부린 탓인지 바다는 청색물감을 풀어 놓은 듯 맑고 포구의 배들이 모두 피항을 나가고 부두는 휭하니 비어 있는가 하면 시장바닥은 소방호스로 쓸어 내듯 깨끗이 청소되어 있었다. 시장바닥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한 사람 두 사람 좌판을 다시 챙기며 자갈치도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내가 주로 다니는 길은 정수네 회사로부터는 반대 길이지만, 영도다리 밑 꼼장어 골목을 돌아 빠지면 구 시청옆 건재상을 시작으로 다 찌그러져 가는 천막촌 건어물/젓갈류 상회, 고래고기 골목, 각종 패류 집산지, 구 자갈치 횟집 건물, 재래 나전/어판장, 꼼장어 거리, 두투 저자, 고등어 자반 상회, 곱창집....... 어릴적 감포 나룻가에서 늘 가까이 접했던 눈에 선한 풍물을 한곳에 모아 놓은 향수백화점 같은 골목을 고래고기집에 않아 할매국수 한 그릇으로 아침을 떼우고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서울 신사분들 멸치선물 하려면 정수한테 택배 부탁해라. 3분도 안걸리는데 건어물 상회가 있으니 말일세. 친구 좋은게 뭐냐. 그런데 쓰는게 친구제, 정수 안그러냐!
“어촌” 오늘은 이 길에서 지난주에도 마주친 적이 있는 평자여사를 만났는데, 멋쩍었던지 식전인 나를 잡고서는 길다방 커피한잔 하고 가라며 분기없는 쭈그러진 눈웃음을 선사했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내가 아쉬울 때는 달려와 줄 수 있는 사람, 밉지는 않은 그런 이웃이구나 싶었다.
참, 속말로 니들이 이평자를 알어 ? 일전 속없이 내가 한말 “그녀의 속살을 보면서 사는 사이”라고 하니 정수왈 “너는 식성도 좋다. 채식. 육식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먹어번진냐”
이 친구야 그게 아니라 니도 먹어봐서 잘 알듯이 음식재료 많은 물싱싱한 걸로 직접 싸야 속 시원해 하는 나름대로의 장사철학이 있는 그녀가 당일 식재료 사입하러 나오면서 이른 아침 자갈치에 내 아는 사람 있을소냐는 배짱으로 화장기 없이 장보러 나오는 여편네를 가끔씩 만난다는 뜻인데, Whoa, You are overreacting. Lee and I are just friends.............
나는 이 길에서, 팔려가기 위해 좌판에 누워 있는 괴기들이 풍기는 섞어가는 냄새를 역겹지 않게 맡으면서 인생을 생각하고, 출어하기 위해 분주한 fishing boat, 영도로부터 손님을 옮기는 거룻배의 물살을 보며 아직도 배를 타며 인생의 역경을 이기고 있을 일부 동기들 그리고 내가 종사하고 있는 선박관리업의 주체일 뿐만 아니라 나를 파도가 없는 육지에 앉아 있게 해주는 우리 선원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안전운항과 안정된 직장창출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는 인간이 되고자 초심을 다져본다.
이 길은 편도 20분 정도 소요되는 길이다.
2개월 정도 전인 봄날 저녁에 볼일로 왔다는 한 울산 친구가 저녁상을 옆으로 물리고 주섬주섬 가방을 열고서는 국민학교 다닐 때 소사(?)가 도맡아 해왔던 똥종이 시험지 등사기 같은 장구를 내 놓더니만, 마누라도 그리 달갑지 않게 보는 반백의 무좀 낀 친구의 발을 소중히도 이리만지고 저리만지면서 무엇인가를 제단 해 가더니만,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초 아무 소식도 없이 다시 찾아와 알미늄 상자(보기만 해도 고급스러워 보였는데 열어 보니 STEPS이라는 건강보조 신발이었음)하나를 내 놓으면서 “친구야 하루에 최소한 한 시간은 걸어야 하네, 그것도 뒷굽이 달지 않은 새 신발로 뒷발굽부터 지면에 닿게 양반걸음 3박자로 걸어야 하네. 그래야 오래 보고지고 살게 아닌가” 한마디 남기고 간 친구는 내가 그 신발을 싣고 벌써 3개월째 자갈치를 오가고 있는데도 소식이 감감하다.
친구야 고맙다, 너를 친구로 둔 나는 하느님에게 감사드리고 내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내 건강을 염려해 주는 친구를 생각하며 열심히 걷고 있으며, 또 다른 친구 정수의 체취를 느끼며 부산 데파트 지하도를 지나가고 있다. sg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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