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종주를 마치고 나서
전태우(09)
작성일
06-12-06 09:32 8,4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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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맥 종주를 마치고 나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림 낙남정맥을 마치고(산청군 내대리 예치마을에서)
1. 산행일지
1) 일시 : 2006. 03. 25. ~ 11. 26.(8개월)
2) 구간 : 15구간[김해 메리2교 ~ 지리산 영신봉(1691.9m)]
3) 산행거리 : 220km(실제거리 : 280km)
4) 종주자 : 전태우, 최동현(이상2명)
[협력자 : 김종렬, 백남기, 심민구, 유명진, 최병제(이상 5명)]
5) 종주지역
- 김해 : 동신어산(459.6m), 신어산(630.4m)
- 진례 : 금음산(375.1m), 용지봉(743m), 대암산(669m), 비음산(486m)
- 창원 : 정병산(566.7m), 천주산638.8m)
- 마산 : 무학산(761.4m), 대산(727m), 광려상(720.2m)
- 함안 : 봉화산(649.2m), 서북산(738.5m), 여항산(744m)
- 고성 : 무량산(581.4m), 봉대산(409m)
- 진주
- 하동 : 삼신봉(1294m)
- 산청 : 영신봉(1691.9m)
6) 종주구간
- 제1구간 : 메리교 ~ 나전고개(18.5km, 7시간30분, 김종렬, 심민구, 백남기, 유명진, 최동현, 전태우)
- 제2구간 : 나전고개 ~ 냉정고개(19.5km, 7시간10분, 최동현, 전태우)
- 제3구간 : 냉정고개 ~ 용추계곡(14.5km, 7시간10분, 최병제, 최동현, 전태우)
- 제4구간 : 굴현고개 ~ 용추계곡(13.5km 5시간20분, 유명진, 최동현, 전태우)
- 제5구간 : 굴현고개 ~ 마재고개(12km, 4시간, 최동현, 전태우)
- 제6구간 : 마재고개 ~ 한티재(15km, 6시간, 최동현, 전태우)
- 제7구간 : 한티재 ~ 발산재(23km, 10시간, 최동현, 전태우)
- 제8구간 : 발산재 ~ 배치고개(14km, 7시간10분, 최동현, 전태우)
- 제9구간 : 배치고개 ~ 추계재(14km, 6시간30분, 최동현, 전태우)
- 제10구간 : 추계재 ~ 돌장고개(17km, 6시간40분, 최동현, 전태우)
- 제11구간 : 돌장고개 ~ 유수재(20km, 8시간, 유명진, 최동현, 전태우)
- 제12구간 : 유수재 ~ 원전고개(14km, 6시간, 최동현, 전태우)
- 제13구간 : 원전고개 ~ 돌고지재(16km, 5시간10분, 최동현, 전태우)
- 제14구간 : 돌고지재 ~ 고운동재(15km, 6시간20분, 김종렬, 최동현, 전태우)
- 제15구간 : 고운동재 ~ 지리산 영신봉(15km, 7시간, 최동현, 전태우)
거림골하산(6km, 2시간) - 김종렬, 심민구
2. 산행후기
시작은 끝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함인 것 같다. 8개월 15구간의 낙남정맥 종주를 마치고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본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까지 이끌었던가? 무엇이 우리를 끝까지 가게 했던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이루기 위해 하나하나 물어보고 싶다.
2005년 친구들과 낙동벙맥을 마치고 우리들은 무언가를 더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우러나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처럼 같이 할 동료들이 나타났다. 김종렬, 백남기, 심민구, 유명진, 이지학, 최동현, 최병제, 전태우(이상 8명)는 자신의 꿈을 가지고 산행을 시작했다.
그림 동신어산에서 낙남정맥 종주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면서(1구간)
“낙남정맥(洛南正脈)이란 이름 그대로 낙동강의 남쪽에 위치한 정맥이다. 낙동강의 물줄기는 반도 남부의 동서 중간을 가르며 흘러내리고, 그 남쪽으로 가로지르는 낙남정맥을 끼고 일찍이 삼한시대를 전후하여 변한 12국 또는 가야 6국이 결성되어 삶의 터전으로 삼아왔다. 수로왕이 서기 42년 가락국을 건설하면서 약 491년간 가야국으로 통합하여 찬란한 문화와 유물을 남기는 등, 꽃을 피어오다가 신라에 항복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김수로왕의 탄생설화와 당시의 뛰어난 문화를 짐작할 수 있는 역사의 터전이기도 하다. 본래 낙동강 하구에서 가까운 산경표에 기재된 분산(盆山)을 찾아야겠으나, 같은 이름의 산은 찾을 수 없고, 현재 김해시 북쪽에 있는 분성산(390m)이 그중 비슷한데, 과연 그것이 옳은지 확인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차제에 <사람과산>에서 94년 3월1일1부터 답사하며 나긴 자료를 참고하여 동신어산(459.6m)을 정맥의 시발점으로 삼아 그들이 지나간 순서대로 낙남정맥을 잇기로 한다. 대체로 김해의 진산인 신어산(630m)을 지나 마산의 무학산 (767.4m)과 대산(727m), 함안의 광려산(720m), 서북산(738.5m), 여항산(842m)을 두루 지나 고성의 용암산(399.5m), 덕산(278m)에 이르러 떨어진 다음 무량산(581.4m)을 넘어 사천, 진주에 이르러서는 가화강(10m)까지 뚝 떨어진다. 겨우 하동의 베토재(170m)에서 다시 고개를 들면서 고운재(800m)로 올라 삼신봉(1,284m)에 이르면서 지리산 주능선상(백두대간)의 영신봉(1,691.9m)에 맥을 대고는 정맥을 마감한다.”
이런 거리를 구간으로 나누어 이어가는 산행길이다. 산행의 마음가짐, 자신의 체력, 산행의 외로움, 산행의 고달픔, 자신과의 약속 등 많은 것을 이겨나가야 한다.
2개의 골프장(가야CC, 창원CC), 4개의 공원묘지(김해의 김해공원묘원, 낙원공원묘원, 덕암공원묘원 그리고 진주의 나동공원묘원), 4개의 진산(김해의 신어산, 창원의 천주산, 마산의 무학산, 고성의 무량산) 그리고 국립공원인 지리산에 도착한다.
1구간 3월 25일 동신어산까지 가파른 길이 몸을 힘들게 하지만 대장정의 첫길이라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게 정상에서 고사도 지냈다.
2구간 5월 20일 철탑을 따라가면서 3개의 공원묘지를 지나니 모든 곳이 묘지천국이다.
3구간 6월 24일 창원의 관문인 용지봉 정상을 따라 대음산, 비음산 용추계곡에 도착하니 창원시가지의 아름다움이 한 눈에 들어온다.
4구간 7월 22일 굴현고개에서 역으로 창원CC를 지나 정병산에 도착하니 문수산의 깔닥고개를 두 번 오르는 1.3KM의 구간이 한 여름의 더위로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성수, 최훈동기의 하산주에 동기들의 고마움을 함께 할 수 있었다.
5구간 8월 12일 창원의 진산인 천주산은 잘 정돈된 등산로와 운무에 가려져 있는 시가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상의 아름다움이 기쁨을 더 할 수 있다.
6구간 9월 9일 마산의 진산 무학산에 올랐으나 안개로 마산항의 아름다움을 전혀 볼 수가 없어 마냥 아쉬웠다. 그러나 정맥은 이어지고 더위와의 싸움, 잡목과 다툼, 거미줄의 걸거침, 쓰러진 나무와 싸움 등 많은 것이 장애로 나타났지만 우리는 간다.
7구간 9월 23일 함안의 오봉산, 서북산, 여항산을 거쳐 발산재까지의 10시간이나 되는 긴 여정은 심신을 극도로 지치게 한다. “다 왔다 한시간”에 몸은 지칠대로 지치고 “왜(why) 이 짓을 하나?”를 몇 번이고 되새긴다.
그림 여항산 정상에서(7구간)
8구간 9월 30일 새터재, 탕근재, 배치고개까지 외로운 길은 아무 말 없이 산길은 따라 가는 고행인으로 되어가는 느낌을 들게 한다.
9구간 10월 22일 “고성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라는 문구가 있는 고성의 진산 무량산 그리고 비와의 사투, 추위와의 싸움은 8월의 더위가 그립게 하는 정말 힘든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10구간 10월 29일 이번 구간은 고저표를 보니 힘든 곳이 없는 것 같으나 낮은 산이지만 그래도 힘들다. 가을이라 감나무밭과 밤나무밭을 많이 지나간다. 과일의 유혹이 우리를 붙잡는다. 마지막으로 고성을 지나면 항상 먹었던 기사식당 주물럭 삼겹살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11구간 11월 05일 명진이가 참석했다. 이번 구간은 도로를 몇 번 건너가는지 그리고 마을을 몇 번 통과하는지 모를 정도이다. 낙남정맥의 맹점이 절로 들어나는 구간이다. 그러나 붉게 익은 감이 이런 우리 마음을 잊게 한다.
그림 옥산(천왕봉) 활공장(페러글라이딩)에서 뒤로 보이는 능선이 지리산 주능선
12구간 11월 11일 정맥의 중심에는 항상 묘지가 있다. 이번에는 일반인이 보아도 위치가 좋은 자리인 것 같다. 하루를 진주에서 묵기로 하였다.
13구간 11월 12일 이제부터 정맥길이 산으로 이어진다. 급격한 오르막 산길도 자주 나온다. 하동의 옥산 페러글라이딩 할공장에 도착하니 저 멀리 지리산의 천왕봉과 우리의 도착지 영신봉이 보인다.
14구간 11월 25일 김종렬이가 같이 산행을 했다. “마지막 정맥길에 따뜻한 밥을 손수 지어서 주겠다고 한다. 누가 이런 마음을 가질꼬?” 모처럼 즐거운 산행길이다. 그러나 산은 우리를 편안하게 하지 않는다. 돌고지재에서 차를 가지러 가는데 택시로 1시간10분이 걸렸다. 시간이 나면 청학동에도 놀러가려고 했는데...
그림 지리산 영신대(1651.9m)에서 최동현(마지막구간인 15구간)
15구간 11월 26일 일기예보에 비가 오후에 온다고 한다. 하루의 휴식처인 하동 내대리 예치마을에서 새벽 5시에 출발, 5시 15분에 입산하였다. 안개가 자욱하여 앞이 안보이고 2m되는 산죽이 14구간부터 앞을 가린다. 새벽의 불빛으로 앞만 보며 산길을 해매이니 우리를 반기는 것은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의 불빛, 안개 그리고 비가 오기 시작한다. 급격한 오르막을 오르니 또 다른 암봉 어느새 새벽은 지나가고 날이 밝아온다. 외삼신봉, 삼신봉, 한벗샘을 지나 자연석문 그리고 음양수 지나니 세석평전이 나온다. 옷은 다 젖었다. 바로 앞에 나타나는 세석산장이 우리를 반긴다. 그러나 공원관리인이 우리를 붙잡으면서 “지금 국립공원 입산통제기간(11.15~12.15)에 입산했기 때문에 오십만원의 벌금 영수증을 발행한다.” 이것이 우리들의 최종성적서 되었다. 영신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2시간가량 거림으로 하산을 하니 뜻밖에도 심민구, 김종렬이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민구는 새벽 6시에 울산을 출발하여 우리들의 긴 장정을 축하해 주러왔다. 정말 마음이 찡하다. 우정, 기쁨, 반가움 이 모든 것이 행복인 것 같다.
이렇게 낙남정맥을 마치고 나니 한 발자취를 남겼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산행에 대한 두려운 마음가짐을 없애는 것이 시작인 것 같다. 나머지 반은 체력과 산행의 고통인 것 같다.
동반자라는 말을 새롭게 마음속에 새긴다. 서로 힘들고 어렵고 외로울 때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최동현씨에게 너무나 감사를 드린다. 남해고속도로를 15번 왕복 운전하면서 아무런 힘든 표정도 없이 운전을 하고, 심신의 고통스러운 산행을 하면서 항상 고맙다는 표현으로 일관한다. 과일이며 음식이며 산행준비를 하면서 항상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으로 산행을 마쳤다.
이번 낙남정맥에서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라는 말을 마음 속 깊이 새기면서 산행을 했다. 이것이 우리들의 원동력인 것이다.
그리고 주위에서 많이 응원하여주신 산사랑회 회원여러분과 FCC회원(장성대, 유명진, 정용환, 백남기, 심민구, 정병술), 김종렬, 이지학, 최병제 그리고 학성고 9회 동기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다음은 백두대간입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림 낙남정맥을 마치고(산청군 내대리 예치마을에서)
1. 산행일지
1) 일시 : 2006. 03. 25. ~ 11. 26.(8개월)
2) 구간 : 15구간[김해 메리2교 ~ 지리산 영신봉(1691.9m)]
3) 산행거리 : 220km(실제거리 : 280km)
4) 종주자 : 전태우, 최동현(이상2명)
[협력자 : 김종렬, 백남기, 심민구, 유명진, 최병제(이상 5명)]
5) 종주지역
- 김해 : 동신어산(459.6m), 신어산(630.4m)
- 진례 : 금음산(375.1m), 용지봉(743m), 대암산(669m), 비음산(486m)
- 창원 : 정병산(566.7m), 천주산638.8m)
- 마산 : 무학산(761.4m), 대산(727m), 광려상(720.2m)
- 함안 : 봉화산(649.2m), 서북산(738.5m), 여항산(744m)
- 고성 : 무량산(581.4m), 봉대산(409m)
- 진주
- 하동 : 삼신봉(1294m)
- 산청 : 영신봉(1691.9m)
6) 종주구간
- 제1구간 : 메리교 ~ 나전고개(18.5km, 7시간30분, 김종렬, 심민구, 백남기, 유명진, 최동현, 전태우)
- 제2구간 : 나전고개 ~ 냉정고개(19.5km, 7시간10분, 최동현, 전태우)
- 제3구간 : 냉정고개 ~ 용추계곡(14.5km, 7시간10분, 최병제, 최동현, 전태우)
- 제4구간 : 굴현고개 ~ 용추계곡(13.5km 5시간20분, 유명진, 최동현, 전태우)
- 제5구간 : 굴현고개 ~ 마재고개(12km, 4시간, 최동현, 전태우)
- 제6구간 : 마재고개 ~ 한티재(15km, 6시간, 최동현, 전태우)
- 제7구간 : 한티재 ~ 발산재(23km, 10시간, 최동현, 전태우)
- 제8구간 : 발산재 ~ 배치고개(14km, 7시간10분, 최동현, 전태우)
- 제9구간 : 배치고개 ~ 추계재(14km, 6시간30분, 최동현, 전태우)
- 제10구간 : 추계재 ~ 돌장고개(17km, 6시간40분, 최동현, 전태우)
- 제11구간 : 돌장고개 ~ 유수재(20km, 8시간, 유명진, 최동현, 전태우)
- 제12구간 : 유수재 ~ 원전고개(14km, 6시간, 최동현, 전태우)
- 제13구간 : 원전고개 ~ 돌고지재(16km, 5시간10분, 최동현, 전태우)
- 제14구간 : 돌고지재 ~ 고운동재(15km, 6시간20분, 김종렬, 최동현, 전태우)
- 제15구간 : 고운동재 ~ 지리산 영신봉(15km, 7시간, 최동현, 전태우)
거림골하산(6km, 2시간) - 김종렬, 심민구
2. 산행후기
시작은 끝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함인 것 같다. 8개월 15구간의 낙남정맥 종주를 마치고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본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까지 이끌었던가? 무엇이 우리를 끝까지 가게 했던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이루기 위해 하나하나 물어보고 싶다.
2005년 친구들과 낙동벙맥을 마치고 우리들은 무언가를 더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우러나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처럼 같이 할 동료들이 나타났다. 김종렬, 백남기, 심민구, 유명진, 이지학, 최동현, 최병제, 전태우(이상 8명)는 자신의 꿈을 가지고 산행을 시작했다.
그림 동신어산에서 낙남정맥 종주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면서(1구간)
“낙남정맥(洛南正脈)이란 이름 그대로 낙동강의 남쪽에 위치한 정맥이다. 낙동강의 물줄기는 반도 남부의 동서 중간을 가르며 흘러내리고, 그 남쪽으로 가로지르는 낙남정맥을 끼고 일찍이 삼한시대를 전후하여 변한 12국 또는 가야 6국이 결성되어 삶의 터전으로 삼아왔다. 수로왕이 서기 42년 가락국을 건설하면서 약 491년간 가야국으로 통합하여 찬란한 문화와 유물을 남기는 등, 꽃을 피어오다가 신라에 항복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김수로왕의 탄생설화와 당시의 뛰어난 문화를 짐작할 수 있는 역사의 터전이기도 하다. 본래 낙동강 하구에서 가까운 산경표에 기재된 분산(盆山)을 찾아야겠으나, 같은 이름의 산은 찾을 수 없고, 현재 김해시 북쪽에 있는 분성산(390m)이 그중 비슷한데, 과연 그것이 옳은지 확인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차제에 <사람과산>에서 94년 3월1일1부터 답사하며 나긴 자료를 참고하여 동신어산(459.6m)을 정맥의 시발점으로 삼아 그들이 지나간 순서대로 낙남정맥을 잇기로 한다. 대체로 김해의 진산인 신어산(630m)을 지나 마산의 무학산 (767.4m)과 대산(727m), 함안의 광려산(720m), 서북산(738.5m), 여항산(842m)을 두루 지나 고성의 용암산(399.5m), 덕산(278m)에 이르러 떨어진 다음 무량산(581.4m)을 넘어 사천, 진주에 이르러서는 가화강(10m)까지 뚝 떨어진다. 겨우 하동의 베토재(170m)에서 다시 고개를 들면서 고운재(800m)로 올라 삼신봉(1,284m)에 이르면서 지리산 주능선상(백두대간)의 영신봉(1,691.9m)에 맥을 대고는 정맥을 마감한다.”
이런 거리를 구간으로 나누어 이어가는 산행길이다. 산행의 마음가짐, 자신의 체력, 산행의 외로움, 산행의 고달픔, 자신과의 약속 등 많은 것을 이겨나가야 한다.
2개의 골프장(가야CC, 창원CC), 4개의 공원묘지(김해의 김해공원묘원, 낙원공원묘원, 덕암공원묘원 그리고 진주의 나동공원묘원), 4개의 진산(김해의 신어산, 창원의 천주산, 마산의 무학산, 고성의 무량산) 그리고 국립공원인 지리산에 도착한다.
1구간 3월 25일 동신어산까지 가파른 길이 몸을 힘들게 하지만 대장정의 첫길이라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게 정상에서 고사도 지냈다.
2구간 5월 20일 철탑을 따라가면서 3개의 공원묘지를 지나니 모든 곳이 묘지천국이다.
3구간 6월 24일 창원의 관문인 용지봉 정상을 따라 대음산, 비음산 용추계곡에 도착하니 창원시가지의 아름다움이 한 눈에 들어온다.
4구간 7월 22일 굴현고개에서 역으로 창원CC를 지나 정병산에 도착하니 문수산의 깔닥고개를 두 번 오르는 1.3KM의 구간이 한 여름의 더위로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성수, 최훈동기의 하산주에 동기들의 고마움을 함께 할 수 있었다.
5구간 8월 12일 창원의 진산인 천주산은 잘 정돈된 등산로와 운무에 가려져 있는 시가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상의 아름다움이 기쁨을 더 할 수 있다.
6구간 9월 9일 마산의 진산 무학산에 올랐으나 안개로 마산항의 아름다움을 전혀 볼 수가 없어 마냥 아쉬웠다. 그러나 정맥은 이어지고 더위와의 싸움, 잡목과 다툼, 거미줄의 걸거침, 쓰러진 나무와 싸움 등 많은 것이 장애로 나타났지만 우리는 간다.
7구간 9월 23일 함안의 오봉산, 서북산, 여항산을 거쳐 발산재까지의 10시간이나 되는 긴 여정은 심신을 극도로 지치게 한다. “다 왔다 한시간”에 몸은 지칠대로 지치고 “왜(why) 이 짓을 하나?”를 몇 번이고 되새긴다.
그림 여항산 정상에서(7구간)
8구간 9월 30일 새터재, 탕근재, 배치고개까지 외로운 길은 아무 말 없이 산길은 따라 가는 고행인으로 되어가는 느낌을 들게 한다.
9구간 10월 22일 “고성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라는 문구가 있는 고성의 진산 무량산 그리고 비와의 사투, 추위와의 싸움은 8월의 더위가 그립게 하는 정말 힘든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10구간 10월 29일 이번 구간은 고저표를 보니 힘든 곳이 없는 것 같으나 낮은 산이지만 그래도 힘들다. 가을이라 감나무밭과 밤나무밭을 많이 지나간다. 과일의 유혹이 우리를 붙잡는다. 마지막으로 고성을 지나면 항상 먹었던 기사식당 주물럭 삼겹살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11구간 11월 05일 명진이가 참석했다. 이번 구간은 도로를 몇 번 건너가는지 그리고 마을을 몇 번 통과하는지 모를 정도이다. 낙남정맥의 맹점이 절로 들어나는 구간이다. 그러나 붉게 익은 감이 이런 우리 마음을 잊게 한다.
그림 옥산(천왕봉) 활공장(페러글라이딩)에서 뒤로 보이는 능선이 지리산 주능선
12구간 11월 11일 정맥의 중심에는 항상 묘지가 있다. 이번에는 일반인이 보아도 위치가 좋은 자리인 것 같다. 하루를 진주에서 묵기로 하였다.
13구간 11월 12일 이제부터 정맥길이 산으로 이어진다. 급격한 오르막 산길도 자주 나온다. 하동의 옥산 페러글라이딩 할공장에 도착하니 저 멀리 지리산의 천왕봉과 우리의 도착지 영신봉이 보인다.
14구간 11월 25일 김종렬이가 같이 산행을 했다. “마지막 정맥길에 따뜻한 밥을 손수 지어서 주겠다고 한다. 누가 이런 마음을 가질꼬?” 모처럼 즐거운 산행길이다. 그러나 산은 우리를 편안하게 하지 않는다. 돌고지재에서 차를 가지러 가는데 택시로 1시간10분이 걸렸다. 시간이 나면 청학동에도 놀러가려고 했는데...
그림 지리산 영신대(1651.9m)에서 최동현(마지막구간인 15구간)
15구간 11월 26일 일기예보에 비가 오후에 온다고 한다. 하루의 휴식처인 하동 내대리 예치마을에서 새벽 5시에 출발, 5시 15분에 입산하였다. 안개가 자욱하여 앞이 안보이고 2m되는 산죽이 14구간부터 앞을 가린다. 새벽의 불빛으로 앞만 보며 산길을 해매이니 우리를 반기는 것은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의 불빛, 안개 그리고 비가 오기 시작한다. 급격한 오르막을 오르니 또 다른 암봉 어느새 새벽은 지나가고 날이 밝아온다. 외삼신봉, 삼신봉, 한벗샘을 지나 자연석문 그리고 음양수 지나니 세석평전이 나온다. 옷은 다 젖었다. 바로 앞에 나타나는 세석산장이 우리를 반긴다. 그러나 공원관리인이 우리를 붙잡으면서 “지금 국립공원 입산통제기간(11.15~12.15)에 입산했기 때문에 오십만원의 벌금 영수증을 발행한다.” 이것이 우리들의 최종성적서 되었다. 영신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2시간가량 거림으로 하산을 하니 뜻밖에도 심민구, 김종렬이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민구는 새벽 6시에 울산을 출발하여 우리들의 긴 장정을 축하해 주러왔다. 정말 마음이 찡하다. 우정, 기쁨, 반가움 이 모든 것이 행복인 것 같다.
이렇게 낙남정맥을 마치고 나니 한 발자취를 남겼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산행에 대한 두려운 마음가짐을 없애는 것이 시작인 것 같다. 나머지 반은 체력과 산행의 고통인 것 같다.
동반자라는 말을 새롭게 마음속에 새긴다. 서로 힘들고 어렵고 외로울 때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최동현씨에게 너무나 감사를 드린다. 남해고속도로를 15번 왕복 운전하면서 아무런 힘든 표정도 없이 운전을 하고, 심신의 고통스러운 산행을 하면서 항상 고맙다는 표현으로 일관한다. 과일이며 음식이며 산행준비를 하면서 항상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으로 산행을 마쳤다.
이번 낙남정맥에서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라는 말을 마음 속 깊이 새기면서 산행을 했다. 이것이 우리들의 원동력인 것이다.
그리고 주위에서 많이 응원하여주신 산사랑회 회원여러분과 FCC회원(장성대, 유명진, 정용환, 백남기, 심민구, 정병술), 김종렬, 이지학, 최병제 그리고 학성고 9회 동기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다음은 백두대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