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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 떡국 대신 김치밥국 한그릇 드립니다

김종렬(09) 작성일 07-01-02 11:35 2,844회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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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전통음식 중 가장 으뜸이 겨울철의 '김치밥국'이다.
어릴 적부터 신물이 나도록 먹었지만,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별미 중 별미다.
재료와 조리법도 간단하다.
신김치, 멸치, 식은 밥만 있으면 된다. 거기다 먹을 때 계란을 풀고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리면 제격이다.
우선 냄비나 솥에 마리 멸치를 넣고 우려낸 다음 김치 썰은 것과 밥을 넣고 걸쭉하게 끓이면 된다. 단, 반드시 신김치에 식은 밥이라야 한다. 묵은 김치에 잎사귀 부분이 더 좋다.
특별히 입맛이 없거나, 상차리기가 귀찮을 때 한 번 해보시라. 별미 중 별미다.
아이들도 처음엔 다소 꺼리지만, 서서이 맛을 들이게 된다.
뜨겁지만 후후 불어가며 먹어야 제격이지만, 식혀 먹어도 나름대로 맛이 있다.
특히 과음 이튿날의 해장음식으로 아주 좋다. 아니 직빵이다. 티비에 나오는 '위대한 밥상'은 저리 가라다. 평생을 깡소주로 일관해온 울 아부지가 아직 속만은 건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시골에서 자란 분들의 삼십대 후반 이상이라면 많이 먹었을 것이다. 울 집사람이 여고시절 시골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나온 밥상보고 기절초풍했다는 것이 바로 이 '김치밥국'이다. 그러나 이젠 그녀는 이 방면의 선수다. 시래기밥이며 콩나물밥도 마찬가지다. 무시래기는 소여물로 먹는 줄만 알았던그녀가, 요즘은 시댁 처마밑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거기엔 지금 한참 무시래기가 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연시로 인해 고단한 속을 김치밥국으로 푸시고, 재충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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