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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했던 친구를 보내며

강남덕(02) 작성일 07-01-20 01:29 9,793회 1건

본문

누가 뭐래도 내가 제일 좋아했던 철부지 친구 의열아!
 내 아들 가슴에 묻고 잊고산지 20년만에 너를 잃으니 나에겐 너무 너무 큰 슬픔이다.
 지난해 11월 세쨋주 토요일 죽마고우회에 나와 다음달부터 죽마고우회마저 못나온다고
 선언하고 보스 레스토랑에서 나를 불러 간암이라 이야기 할때 너는 아무한테도 이야기 하지
 말라며 나를 되려 위로하며 살 희망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더니 너 정말 너무한 것 아이가?
 정말 모질고 독하구나. 그 알량한 자존심이 그리 중하더냐?
 간암 수술을 허리 디스크 수술했다 헛소문이나 퍼트리고 살아생전 그렇게 풍이 세더니
 죽는날까지 풍까고 가야하니?
 난 모질지 못해 힘들면 내 치부를 가까운 친구들 한테 말하고 양해도 구하고 하는데...
 그 잘나갔던 10년 세월이 너를 그렇게 만들었냐?
 10대엔 탁구 20대엔 당구로, 40대 들더니 골프치라 해서 도시락 만들고
 포카까지 가르쳐  시달키게 만들고 마지막엔 바다낚시로 꼬시더니...

 미련 곰텡이 같은 친구 의열아, 이 개새끼야!
 뭐든지 다시 붙자 했잖아. 상대가 있어야지 목표가 있어야 연습도 할 것 아냐?
 이젠 핸디 안받을게, 스크라치 할게 제발 조금만 더 같이 놀아주면 안되겠니?
 항상 다투다가도 확 달려들면 나한테는 늘 줘졌던 불쌍한 내친구 의열이.
 지난 12월 셋째주 일요일에 나에게 부조돈 갚는다 나왔을때 목에 방사선 치료로 흉터가 있다  
 며  목티를 입고나와 이젠 먹고싶은 것 다 먹는다며 몸에 이롭지않은 돼지 두루치기 먹고
 수환이가 밥값 내려는데 굳이 지가 내더니만...
 삼산동 보스 레스토랑으로 가서 차한잔 하자 할때 일부러 가까운 록키 레스토랑에 가서
 용원이를 불러 차 한잔 하며 너를 보게했지만 혹시 하며 맘졸였던 그게 현실이 될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다 .
 12월 20일경 니 와이프와 통화 하면서 흐느끼길래 몸이 심상치 않구나 생각은 했건만...
 12월 24일 일요일에 니가 사는 방어진에 찾아가서 느그부부와 밥한끼 할려고 했는데 갑자기
 ○○부부와 고위산 산행을 하게되어 너를 못보고 떠나 보낸게 너무 후회가 되고 가슴 아프다.
 또 죽마고우회에서는 12월 30일부터 1월 1일까지 대마도에 가서 니이야기 할때 눈물이 나서  
 숨기지 못하고 의열이 오래못산다 목까지 전이되어 방사선 치료받았더라 얘기까지 해놓고...
 울산가면 의열이 집에 전복 한상자 보내자 말만 나오고 못 보낸것도 맘에 걸리고...
 1월 첫째주는 신년맞이 산행이다 두째주는 해외골프다 해서 너의 임종도 못지켜 봤으니 가까
 웠던 친구로서 정말 할말없고 너무 미안하고 너에게 큰 죄를 지은 것 같다.

 철딱서니 없던 의열아!
 그래도 난 너의 한량 기질을 좋아했다.
 염습실에서 염할때 너의 앙상한 몰골을 보고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눈물 주체할 수 없었다.
 나는 아들도 가슴에 묻은 놈 아이가?
 니 하나쯤 이제 가슴에 묻는건 좆도 아인거 니 아나?
 니놈은 94년부터 원없이 놀았으니 남보다 조금 일찍 옥동에 간거 아마 후회는 없을끼다.
 잘가라, 이놈아!  세월가면 잊혀질꺼니까 내 걱정은 말고.
 부디 그 곳에서 빨리 터잡아 친구들 올때 뻥치지 말고 우왕좌왕 않게 길 안내나 잘하렴.
 
 동기생 여러분!
 많은 친구들이 빈소와 장지를 찾아주어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바빠서 그리고 멀어서 못오신 친구들도 아마 가슴아파 했을줄 압니다.
 부디 건강들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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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기(02)님의 댓글

이흥기(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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