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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의 밤

김종렬(09) 작성일 07-07-02 17:38 8,455회 2건

본문

유월의 광주 금남로에서
술 마시며 문학 운운하기가
얼마나 사치스럽고 부끄럽던지

참혹한 역사의 칼날 앞에
쓰러지고 피 흘리며 죽어 간 영령들이
아직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어
텅 빈 도청 꼭대기엔 밤늦도록 수의가 흩날리고
앞 광장엔 채 거두지 못한 핏빛 그림자가
가는 숨을 몰아쉬며 드러누워 있었어
낡은 벽과 처마 사이로 간간이 통곡소리 들리곤 했었어.
그런 밤이었어 공기마저 무겁던.
 
술 마시기엔 염치가 없었지만
취하지 않고선 견딜 수 없던 금남로의 밤
까짓것 드러낸 가시내들의 허연 허벅지와
젖통을 본능적으로 훔쳐보며
오래도록 술집을 빠져나오지 못했어
아니 그렇게 갇히고 싶었어
가끔 독설을 퍼부은 것은
술을 마시기 위한 위장이었을 뿐.
 
어느새 금남로엔 새벽안개가 짙게 깔리고
간밤에 버려진 전단지 같은 내가
역사의 행간을 비겁하게 빠져나오고 있었어
비틀비틀.

 

댓글목록

박경은(03)님의 댓글

박경은(03)

이문조(01)님의 댓글

이문조(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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