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들녘을 ♣
굽이쳐 흘러가는 강을 끼고
돌 틈 사이에
삐죽이 고개 내민 잎사귀
고운 임의 발자국 내딛는 소리에
두 귀 쫑긋 세우고
예쁜 미소로 손짓해 반겨주네
꼬불거리는 산 중턱쯤에
재주넘는 다람쥐 쫓으며
그대 손잡고 뜀박질로 신이 나고
나뭇잎 너풀너풀 춤을 추니
구슬 땀방울 훔쳐내는 다정한 연인
가을에 농익어갈 사랑의 결실 매듭으로
불혹의 나이도 잊은 채
첫 사랑 떨림으로 콧노래 부르며
가을 풍경 마음 가득히 채우려
은빛 넘실거리는 들녘 따라
황금 물결 출렁이는 벌판에
그대와 나의
사랑에 발자국 새겨 놓으련다
- 상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