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본문
미국의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옮긴이의 후기를 빌어 얘기하면 이 책은 미국 민주당 지지자와 활동가를 대상으로 엮어낸 지침서란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체제를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춘 책이기 때문에 한국 정치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저자가 얘기한 인지적 방법론과 인지과학 이론이 한국 정치를 이해하는데도 몇 가지 흥미로운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고 썼다.
옮긴이는 세 가지를 썼는데 첫째는 유권자들이 자기의 경제적 이익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투표할 때 사람들은 경제적 이익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의거해 표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는 사실이 믿음과 배치될 때 사람들은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믿음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이 책이 정치와 언론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이해하고 이것을 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마리를 준다. 이를 통해 단순히 논쟁에서 이기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상대방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옮긴이가 써 논 내용을 중심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 후기를 앞에 옮겨놓았다.
머리글
· 프레임(frame)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 행동의 좋고 나쁜 결과를 결정한다. 정치에서 프레임은 사회 정책과 그 정책을 수행하고자 수립하는 제도를 형성한다.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이 모두를 바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변화이다.
프레임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것은 상식으로 통용되는 것을 바꾸는 것이다. 프레임은 언어로 작동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을 위해서는 새로운 언어가 욕된다.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선 다르게 말해야 한다.
1부 그것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1. 입문 어떻게 공론을 되찾아 올 것인가
·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 상대편의 언어는 그들의 프레임을 끌고 오지, 결코 내가 원하는 프레임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 미대통령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지고 사임압력을 받던 시기 전국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그 순간 모두가 그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은 자신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언어를 취합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생각이다. 언어는 그런 생각을 실어 나르고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보수주의자들은 자기네 두뇌집단을 통해 프레임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모든 쟁점을 프레임으로 구성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들은 어떻게 이러한 프레임을 만들 것이며 어떻게 자기편 사람들을 항상 미디어에 노출시킬 수 있는지를 터득했다. 그리고 자기편을 하나로 묶는 방법을 터득했다.
· 진보진영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존재이므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그들은 옳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진실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려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프레임에 부합해야 한다. 진실이 프레임과 맞지 않으면 프레임은 남고 진실은 버려진다.
· 언어가 결여된 것은 실제로는 개념이 결여된 것이다. 개념은 프레임이란 형태로 떠오른다. 프레임이 있으면 언어는 자동으로 따라온다.
·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한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투표한다.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한다.
· 보수주의자들은 자기들의 이데올로기적인 신념을 얘기한다. 자기 지지자들의 프레임을 이용해 자기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한다. 진보진영은 여론조사를 따라, 좀더 오른쪽으로 이동해 더 ‘중도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전혀 왼쪽으로 이동하지 않는다.
· 보수주의자는 앞서 내다보고 있다. 진보주의자는 보수주의자들에게 공격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방어할 생각밖에 못한다.
* 진보주의자들이 실천해야할 11가지를 정리하자면
1. 보수주의자들이 올바른 방향을 택했고 진보주의자들은 배를 놓쳤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들이 올바른 방향을 택했다는 것은 쟁점들을 그들의 시각에서 프레임으로 구성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성공과 우리의 실패를 인정하자.
2. “코끼리(공화당의 상징)를 생각하지 마”라는 경구를 기억하라.
우리가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프레임을 사용해 그들의 주장에 대항한다면, 그들의 프레임만 더욱 굳게 다져주고 패배할 것이다.
3.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아니다.
진실을 우리의 관점에 맞춰 효과적으로 프레임으로 구성해야 한다.
4.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도덕적 관점에 입각해 말해야 한다.
진보적 정책은 진보적 가치에서 유래한다. 우리 가치를 명확히 하고 그 가치에 속한 언어를 사용하라. 전문가인 척하는 관료주의적 언어를 버리라.
5. 보수주의자들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라.
우리가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 파악해라. 왜 그들이 그런 신념을 가지고 왔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6. 개별 쟁점을 넘어 전략적으로 사고하라.
개별적인 정책의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더 큰 도덕적 목표를 염두에 둬라.
7. 정책안의 결과에 대해 숙고하라.
우리도 진보적인 ‘미끄러운 비탈’형 주도를 만들어 보자.
· 미끄러운 비탈이란 한 가지 내딛음으로 그와 연결된 여러 고리가 같이 해결됨을 이야기한다.
8. 유권자들은 자기의 정체성과 가치관에 투표하며, 이는 꼭 그들의 이익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라.
9. 단결하라! 협력하라!
각자 지니고 있는 특정한 유형의 사고방식에서 시야를 넓혀, 공통된 진보적 가치관에 입각해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배우자. (미국의 진보주의자들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는 것에 대한 지적과 실천방안을 얘기한 것임)
10. 수동적으로 되지 말고 능동적으로 되라. 방어하지 말고 공격하라.
항상 모든 쟁점에 대해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의 프레임만이 우리가 믿는 가치에 부합한다.
11.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우리의 모델을 작동하려면 진보주의적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해야 한다. 오른편으로 이동하지 말라.
오른편으로 이동하는 것은 두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상처를 준다. 이는 우선 진보주의 지지자들을 소외시키고, 부동층 사이에서 보수주의 모델을 작동시킴으로써 도리어 보수주의자들에게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