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풍광을 간직한‘섬마을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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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을 피해 만든 지붕 낮은 민가, 켜켜이 잘 쌓은 돌담, 물질하는 해녀들, 자그마한 고깃배와 끼룩대는 갈매기 떼, 물속까지 다 들여다보이는 맑은 바닷물 등. 오염이 없어 바닷물도 진한 옥빛으로 변하는 자그마한 섬마을. 금방이라도 내 눈 속에 초록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섬 여행이다.
▲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잇는 곳 |
매물도(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는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 3섬을 통틀어 말한다. 소매물도는 면적이 2.51㎢에 불과해 지도에도 안 나오는 작은 섬으로 20여가구 남짓 살고 있다. 오전 7시,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 오후 3시20분 배를 타고 나오는 당일 여행도 충분한 곳.
무주~통영 간 고속도로 이용. 통영 여객터미널에 가면 된다. 소매물도까지 하루에 두 번(오전 7시, 오후 2시, 주말에는 오전 11시 배가 증편) 배가 운항되며 통영항에서 1시간40분 정도 소요된다. 기타 자세한 정보는 고려개발(055-645-3717)에 문의.
섬이 작아서 먹을거리나 마실거리 등을 챙기는 것은 필수. 통영항 근처에 있는 충무김밥이나 오미사집(055-645-3230)의 꿀빵이 유명. 통영에서의 숙박은 도남관광지 주변에 가면 마리나호텔을 비롯하여 시설 좋은 곳이 많다. 통영 파라스파(055-642-5885)는 바다를 바라보는 24시 찜질방이며 충무대교 야경을 볼 수 있는 자리에 포장마차가 있다. 또한 서호시장은 싱싱한 횟감도 풍부하고 시락국(055-646-8843, 3000원)이 맛이 좋다.
▲ 청산도 느티나무 |
전남 완도군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 이후 다시 드라마 ‘봄의 왈츠’의 촬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길은 도청항을 기점으로 당리와 지리해수욕장길로 나뉜다. 어디로 출발하나 한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이번 여행은 지리해수욕장 주변에서 1박을 하면서 진산 몽돌해수욕장~상산~신흥해수욕장~중흥~부흥~읍리~당리의 순으로 길을 나선다.
▲ 청산도 '봄의 왈츠' 촬영장 세트 |
이어 부흥리, 청계리, 양중리, 상동리 주변에서는 구들장 논을 흔히 만난다. 한 평이라도 늘리려고 힘겹게 만든 삶의 애환이 배어 있는 논들. 읍리에는 고인돌 군락지도 있고 ‘봄의 왈츠’ 촬영지였다는 느티나무, 돌탑이 어우러진 풍치가 아름답다. 고갯길 하나만 넘으면 ‘서편제’의 촬영세트가 있는 당리마을. 초가집에는 ‘서편제’ 주인공들의 조악한 얼굴 모형이 있고 당리 언덕길을 오르면 ‘봄의 왈츠’ 촬영장이 기다린다. 일부러 심어 놓았다는 탐스러운 유채꽃 너머로 잘 지어놓은 유럽식 전원주택 한 채. 전남에서 수억원의 돈을 들여 지어준 세트장이다.
서울에서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광산 나들목으로 나가 나주~영암~해남(4차선 도로가 있어 편하다) 간 13번 국도 이용. 해남읍에서 827번 지방도를 따라 북일면으로 가다보면 강진에서 오는 55번 지방도와 만난다. 남창에서 완도대교를 건너 13국도를 타면 완도. 여객터미널(061-552-9388)에서 하루 4회 운항(오전 8시, 11시20분, 오후 2시30분, 오후 6시)하며 차도 실을 수 있다. 완도항에서 뱃길로 50여분. 토, 일에는 증편된다.
도청항에 있는 청산도식당(061-552-8600)이 밑반찬도 깔끔하고 자연산회와 전복죽 맛이 좋으며 숙박도 가능하다. 보적산장(061-555-5211)에서도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 기타 도청항이나 지리해수욕장 주변으로 민박집이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정성희 면장(061-550-5567)에게 문의.
서울에서 완도까지는 먼 거리다. 광주를 지나 나주나 영암, 해남, 완도에서 하룻밤을 유하는 것이 좋다. 나주는 하얀집(061-333-4292)의 곰탕도 맛있지만 유선추어탕(061-332-9939), 청진동 해장국(061-333-2440)의 생태탕이 한끼 먹기에 괜찮다. 영암읍내의 동락회관(061-471-3636)은 모든 음식이 꽤 수준급이다. 완도에서는 즉석 활어시장을 찾으면 되고 기타 정보는 완도군청(061-550-5224)에 문의.
▲ 여서도의 돌담과 마을 사람들 |
청산도에서 남동쪽으로 21.5㎞ 떨어진 여서도(전남 완도군 청산면 여서리)는 가기 어려운 섬이다. 하루에 한 번 배가 운항되지만 해풍이 오면 그것조차 차단된다. 그래서 ‘그곳에 가면 애 배 나온다’는 말이 오랫동안 전해내려 오고 있다. 여서도는 예로부터 제주도의 해녀들이 많이 들락거릴 만큼 제주도와 가까운 곳이었다. 물질하러 온 제주 해녀들은 여서도의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섬에 묶이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젊은 처녀가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갇혀 있다 보면 자연스레 섬 총각과 가까워졌고 섬을 나올 때면 어느덧 애 엄마가 되었다는 얘기다.
완도항에서 사랑 3호(선장 연락처:010-4612-3246)가 하루 한 번(2시30분 출항)씩 출발하는데, 이 배는 소모도와 대모도, 장도 등을 들러가는 완행으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청산도(보편적으로 4시5분에 도착)에 하차하는 것은 물때에 따라 다르다. 홀수 날에는 여서도에 정박하고 짝수 날에는 청산도에 입항한다.
편의시설이 거의 없다. 대신 숙박은 김명남씨 민박(061-552-8972)집이 있다.
▲ 홍도 선상횟집 |
해질녘에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 하여 ‘홍도’(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되어 입장료(2600원)를 받는다. 홍도 1구에는 노적산으로 이어지는 좁다란 산책로가 좋다. 오솔길 절벽 위에 서면 홍도 1구는 물론 기암과 바다풍경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목포여객터미널(061-243-0116-7)에서 오전 7시50분, 오후 1시20분에 두 번 출발한다. 동양고속(061-243-2111-4, www.ihongdo.co,kr) 등을 이용하면 된다.
홍도 1구에 도착하면 수많은 사람이 나서서 호객행위를 한다. 대부분 숙박과 횟집을 겸하고 있어서 미리 예약하지 않아도 될 정도. 기타 문의는 홍도관리사무소(061-240-8885-6). 홍도 2구는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배는 없지만 예약된 민박집에서 마중을 나온다.
홍도 가기 전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목포의 유달산, 성옥기념관, 유달해수욕장의 낙조 등을 감상하면 된다. 목포의 맛집으로는 선경준치 횟집(061-242-5653)이 가격대비 맛이 좋다. 영란횟집(061-244-0311)에서는 민어회, 기업형 나무포(061-243-8592) 식당은 불고기 돌솥밥 정식 등이 괜찮다.
▲ 흑산도 사리항 포구 |
홍도에 들렀다가 흑산도를 빼놓고 돌아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 미완성인 흑산도 일주도로는 꼭 한번은 찾아봐야 한다. 대부분 택시 기사들이 가이드가 되어 설명을 잘 해준다. 택시는 예리항을 출발해 죽항리 뒷대목~샘골~칠락봉 고갯마루~가는개~청촌리를 지난다. 청촌리(예리 2구)의 동그란 포구에 자그마한 배가 올망졸망 매어 있는 모습이 그림 같다.
▲ 흑산도 상라봉 일주도로 |
목포여객터미널(061-243-0116-7)에서 홍도배편과 같이 출발한다. 또한 홀수 날에는 3회(오후 2시 목포 출항), 짝수 날에는 4회(오전 8시 출항해 가거도~만재도~목포에 도착)운항한다. 기타 문의는 흑산면사무소(061-275-9300), 흑산항 여객선 터미널(061-275-9323).
해안 일주도로는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일주 시간은 2시간 정도이며 일주비용은 6만원 수준. 선착장에 가면 만난다. 흑산도의 ‘우리음식점’(061-275-9030, 일명 할매집)은 홍어로 소문난 집. 매우 허름한 선술집에 칠순이 넘은 할머니가 주인장. “다른 곳과 달리 인절미처럼 찰진 홍어”라고 말한다. 삭힌 홍어를 맛보려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고. 한 접시에 4만원. 숙소는 흑산비치호텔(061-246-0090), 개천장(061-275-9154) 등을 비롯하여 항구 주변으로 여럿 있다.
섬에 들어갈 때는 상비약을 꼭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식수가 부족한 섬에서 특히 물은 유의해야 하며, 횟감을 많이 먹게 되면 심한 배앓이를 할 수 있다. 섬에 보건소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숙소에 드는 것이 좋다
고백 /손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