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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후 20여분을 걸어 마침내 능선에 올라선다.
에베로릿지 초입 군사격장 출입금지 안내문을 읽는 잠출과 영재
화사했던 억새의 은빛 물결은
소리 소문 없이 스르륵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네요.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 하나 봅니다.
영남알프스 억새평원에서 이 가을의 끝을 잡기위해
오늘도 많은 산객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가을 풀에서 어머니를
그리믄
가진것 고스란히
내놓고
고고 하게 피어 있기 때문이다.
이 밤
어머니를 그림은
입동 지난 후에도
허리 통증에 다리절며
콩 타작을 하는
갈대의 순정 때문이다.
억새풀에서
어머니를 새각하믄
성실하라
우애하라
가르치시던 어머니의
희생 때문이다.
항용
생각하는 갈대되어
텃밭을 가꾸시던 어머니!
이제서야
아재 아재 바라승 아재를
두 손 모아
불러 봅니다.
억새풀 갈대 // 신 주 당
단조성지 억새평원에서......
친구들 뒤로 영축산에서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영남 제일의 아름다운 능선인 함박등 채이등 투구봉(죽바우등)이
가을 하늘에 아스라이 흘러내린다.
역경은 사라지지 않는 행복의 밑거름이다.
그러므로 젊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고생을 다해봐야 한다. //도다 죠세이
2003년 아리랑과 쓰리랑릿지 사이로 내려가며 찍은 쓰리랑 입석
위의 사진 반대편 모습
바람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조용미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
나의 내면이 고요할 때
바람은 어디에 있었나
생나무 가지가 허옇게 부러진다
버즘나무 널따란 잎사귀들이 마구 떨어져 날린다
개태사 앞 향나무는 뿌리째 뽑혀 쓰러졌다
마당에 기왓장이 나뒹군다
바람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키 큰 소나무들이 마구 쏟아져 들어온다
바람의 방향을 알 수 없는 나무들조차
내게로 몰려오고 있다
이때 폭풍은 나무의 편이다
나무들은 폭풍의 힘을 빌려 내게로
침입하려 하고 있다
속이 울렁인다 저 나무들의 혼이 들어오면
나는 무엇이 되는 걸까
머리칼에 바람이 갈가리 찢긴다
바람은
내 머리카락 사이에서 나와
약한 나무들의 혼을 찾아 멀리 달려가고 있다
숲이 심장처럼 펄떡이고 있다
신불산 가는 길.....
간만의 산행으로 무릎에 이상을 느끼는 잠출....
“흐미~~저길 언제 올라가누?”
그리움에 목말라
애정결핍 환자처럼
핏발선 눈
넘치는 그대 사랑
받고 또 받아도
철부지 아이처럼
늘 투정으로
가시를 뿌립니다
사는 게 때로는
실록의 나뭇잎에
서리가 내리고
뜨거운 사랑도
한기만 전해옵니다
내 오늘은
차가운 벌판을 지나지만
어느 날 향기처럼
어느 날 연인처럼
사랑하는 인연을 만나
아름다운 동행을 하리...
아름다운 동행 // 「우남/전혜령」
신불산 정상에서...
신불산 중앙능선을 타고 하산....
급경사 지대에 한 두 곳 로프가 설치되어있고....
오늘 원 없이 맘껏 릿지를 통과해 봅니다.
본 코스는 역레펠 코스로서...
어이~ 거기 레펠하는 올빼미 역레펠이라는 소리 못 들었나?
하산 길에 바라 본 간원 공룡과 임도
신불산 중앙능선의 최고의 전망대와 멋진 소나무
이곳을 지니면 아름다운 단풍과 와폭 그리고 홍류폭포가 연이어 진다.
이제 단풍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단풍 // 이수진
국화향기 흐드러진
이 가을
내가 앓고 있는
병의 이름은
홍역이랍니다
온몸에
바알간 꽃이 피는
가을이 걸려 있는풍경 // 김재흔
한 점
하늘을 안고
낙엽이
바람과 씨름을 한다.
산을 타고 내리던
갈잎의 대화도
이제 곤히 잠들어 가고
들녁을 지키던
허수아비
구성진 춤가락도
수숫대 울타리로 찾아들면
가을은
한 잎
낙엽에 걸려
단풍나무 가지에서
붉게 타고 있다.
산길 숨차게 내려와
제 발자국마다 단풍잎 붉게 물들이는,
잎들뿐 아니라 오래도록 위태롭던
내 마음의 끝가지도 툭툭 부러뜨리는
바람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향천사香川寺 깊은 좌선坐禪 속에서
풍경은 맑은 소리로 바람을 따르고
나의 생각들도 쫓아갔다가 이내
지쳐 돌아오고 마네
이 골짜기 전설傳說만큼이나 아득하여서
마음을 접고 서 있네 그랬더니
아주 떠난 줄 알았던 바람 다시 돌아와
이제는 은행나무를 붙잡고 흔들며
노란 쪽지들을 나에게 보내네
그 쪽지들을 펴 읽으며 나는
바람과 나무가 나누는
사랑을 알게 되었네, 가을마다
잎을 버리고 바람을 맞이하는 나무의
흔적,
나무는 깊은 살 속에
바람의 무늬 새겨 넣고 있었네
그 무늬로 제 몸 동여매고서
추운 겨울 단단히 버틴 것이네
풍경 소리가 내 마음의 골짜기에서
다시 한 번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네
바람의 무늬 // 길상호
홍류폭포의 가을은 이제 쓸쓸함만 남기고
차가운 겨울을 준비하는 듯하다.
홍류폭포 아래에서 휴식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귀천(歸天) // 천상변
산행 내내 잉꼬부부처럼 잠시도 떨어지지 않던 경호 내외
산행이 즐거워 웃는 것인가
아님 힘든 산행을 마쳤다 생각하니 즐거워서 인가
어쨌든 밝은 모습 환한 얼굴 가을의 숲과 잘 어울린다.
간월 계곡의 가을은 이렇게 깊어만 간다.
만만찮은 산행, 힘든 만큼 보람도 있었지요?
모두들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울산으로 돌아와
손동일 회장이 마련한 뒤풀이에 참석
맛난 회와 매운탕을 곁들여 저녁도 먹고
가벼운(?) 반주도 겸했습니다.
뒤풀이에 참가해준 상호 고맙고 손회장님 뒤풀이 땡큐~~!!
참 세월이 유수(流水)같다 하더니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2007년 마지막 정기산행인 12월에 뵙겠습니다.
늑대산행 박홍웅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