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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풍 간산기 1부 - 박 현호(14회) - 1 -

박춘호(01) 작성일 08-02-26 05:10 6,897회 2건

본문

 

학풍회 무자년 2월 간산기  월지 박현호 (14회)

 

 

 

 

 

2008년 2월 23일 오전 10시 40분.

학풍회(鶴風會) 회원 8명을 태운 차가

서창읍 롯데마트 주차장을 출발했다.

차는 웅촌면 고연리와 은현리를 지나고

삼동면 작동리와 둔기리를 거쳐 양산 통도사 방면으로 향했다.


옥상 회장님은

고연리에서 잠시 차를 세우게 하시고

즉석에서 풍수 강의를 시작하셨다.


우리나라 지명은

풍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명을 잘 연구해 보면 풍수적인 안목이 트인다고 하셨다.


이곳의 지명은 와지(臥地)인데

땅이 생긴 형태를 잘 살펴보면

소가 누워서 여물을 먹고 있는 모습이고

이러한 형국은 소의 젖에 해당하는 곳이 명당(明堂)이고

소의 뿔에 해당하는 곳이 흉지(凶地)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길가에 서있는

전봇대 하나를 가리키면서,

“저기가 소의 뿔에 해당하는 곳인데,

사흘이 멀다 하고 교통사고가 난다.

며칠 전에도 지나가던 차가 저 전봇대에 부딪쳐

육포처럼 납작하게 찌그러지는 사고가 났다.”고 하셨다.


그러나 차에 앉아서 듣는 설명이라

실제 땅의 모양이 소가 누운 모습으로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회장님은 또 길이 언양 반천방면으로 가는 길과

양산 통도사로 가는 길이 분기되는 지점에서 차를 세우게 하시고는

풍수 강의를 이어가셨다.


“이곳은 출강천과 둔기천이 합수해서

대암호로 흘러들어가는 곳이다.

풍수에서 물과 길은 재물로 보는데

이렇게 물과 물이 합쳐지는 합수점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명당이 있다”고 하시면서,


오른쪽 산록을 가리키며

“저 산에 올라가서 서남쪽을 내려다보면

합수 지점이 눈 아래로 보이는데,

실제로 이곳 출신인 국내 굴지의 재벌 회장이

자신이 죽으면 묻히기 위해 가묘(假墓)를 만들어놓고

그 주위에는 비싼 나무들로 조경까지 해놓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형국의 대표적인 곳으로

태화강 본류와 동천강이 만나는 지점을 바라보는 돗질산을 거론하시며,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과 돗질산에 얽힌 비화도 이야기해 주셨다.


또 “모든 산은 산마다 다른 성격의 산신이 있고

울산의 진산인 문수산은 변재신녀(辯財神女)가 관장을 하는데

변재신녀는 재물을 관장하기 때문에

문수산에 가서는 돈 잘 벌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야

기도발을 잘 받는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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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50분.

오늘의 첫 답사지인 통도사국장생석표[通道寺國長生石標]에 도착하였다.

이 장생석표는 고려 선종 2년(1085)에 제작된 것이라 하는데

사람 키보다 조금 큰 높이의 자연석에 해서체의 한문이 새겨져 있었다.

또 이것은 통도사를 중심으로 사방 12곳에 세워진 것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절의 경계표시와 함께 액운이 경내로 침입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풍수적 의미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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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통도사로부터 4㎞이상 떨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시 사원경제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불교국가였던 고려가 멸망했던 데에는

이렇듯 비대했던 사원경제도 한몫을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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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표를 유심히 살피시던 토민(土民) 총무님이

기단석에서 동전보다 조금 큰 오목한 홈을 가리키셨다.

그리고 “이런 구멍을 성혈(誠穴)이라고 하는데

옛사람들은 바위에서 신성한 기운이 방출되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그 기운을 얻기 위해 손가락으로 문질러서

이렇게 작은 홈이 생기게 되었다”고 하셨다.


장생석표 동남쪽은 정족산(鼎足山)이었다.

정족산을 가리키며 은진당(銀辰堂) 선배가 물었다.

「암환자들이 정족산을 맨발로 오르면 퍼뜩 낫는다 카던데, 

그기 무슨 말인교」


옥상 회장님이 대답하셨다.

「정족(鼎足)은 곧 솥이다 아이가. 그것도 펄펄 끓는 솥.

반대로 암(癌)이라는 것은 차가운 얼음 덩어리잖아.

그러니까 얼음 덩어리가 펄펄 끓는 솥 속에 들어가니 지가 베기나?

당장 녹아 없어져 뿌리지」

참으로 절묘한 풍수적 해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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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하북면 삼수리(三帥里)로 자리를 옮겼다.

마을 입구에 ‘삼장수유적비(三將帥遺蹟碑)’라고

커다랐게 새겨진 비석이 서있었다.

 

조선 초기 이전생(李全生)이 이곳에서

징석(澄石), 징옥(澄玉), 징규(澄珪)의 세 장수를 낳았다 해서

삼수리라는 마을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 삼형제는 모두 무과에 장원급제한 후

종일품의 품계까지 오른 명장수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들의 어머니는 잠을 자는데 영취산이 또박또박 걸어와

속곳 가랑이로 들어오는 태몽을 꾸어 큰아들을 낳고,

둘째 때는 정족산이 가랑이로 들어오고,

셋째 때는 금정산이 들어오는 꿈을 꾸었단다.


삼형제 중 이징옥(李澄玉)은

1453년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癸酉靖難)에 반대하여

여진의 후원을 약속받고 함길도에서 난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한데,

만약 그의 난이 성공하였다면

지금의 우리 국토가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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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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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청룡)


비석 앞에서 옥상 회장님이

마을 뒷산을 가리키며 풍수적인 해석을 가미하셨다.

“저 뒤로 보면 산이 세 갈래로 갈라져서

한 갈래는 이 마을로 내려오고 다른 두 갈래는

그 좌우를 감싸면서 내려오는데,

산을 등지고 보았을 때 왼쪽 편.

그러니까 좌청룡을 보면 유난히 바위가 많이 보일 것이다.

저렇게 좌청룡이 바위투성이인 곳에는 무인이 많이 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저기 저 빨간색 2층집 뒤쪽 어딘가가

삼 장수 형제의 생가 터일 것”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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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마을로 들어갔다.

마을 한 귀퉁이에는 잘 생기고 오래된

소나무 한그루가 신목(神木)으로 모셔져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로 새끼줄이 쳐져 있고

몇 그루의 대나무가 세워져 있었다.

아직까지 대나무가 많이 시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대나무는 며칠 전 정월 대보름 때 설치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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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 적 기억으로는

마을마다 이런 서낭당이 있었고

정월 대보름에 동제(洞祭)를 지냈다.

아직까지 우리 고유의 전통신앙이

이렇게 희미하게나마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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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수 생가터)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에게

삼장수 형제들의 생가 터를 물어 찾아가니,

그 위치가 옥상 회장님이 가리킨 지점과 거의 일치하였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인데도 거기만은 바람 한 점 없이 따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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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 - 정족산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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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 천성산쪽)

 

생가 터에서 앞쪽을 바라보니

바로 앞에는 비교적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고

멀리로는 정족산과 천성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삼수리를 벗어나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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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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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어당(錄漁堂)장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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