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1,2 ,3
류봉환(07)
작성일
08-03-06 06:01 9,319회
11건
본문
(1) 산행 준비 및 유의점
<산행 전>
1) 떠나기 전에 최대한 정보를 입수하라.
사이버 공간은 최고의 정보 제공처 입니다. 가고 싶은 산길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읽어보시고 필요하면 출력해 가지고 가십시오.
2) 복장, 장비, 먹거리, 산행지도 등 산행준비를 철저히 하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라.
먹거리는 조금 더 여유 있게 가져가십시오. 상비약품낭도 늘 배낭에 있어야 하며 덧옷 하나 정도도 늘 가지고 다니면 좋습니다. 제 경우 고어텍스 윈드자켓 하나는 늘 배낭에 넣어 다닙니다.
3) 지형도를 구해 틈나는 대로 들여다보고 골과 능선, 봉우리 이름을 기억하라.
지리산 지형도를 먼저 구입하십시오. 초보시절엔 지리산 전체를 볼 수 있는 지형도가 좋습니다. 자세하면 더 좋지만 대략 축척 7만분의 1 정도면 됩니다. 독도에 능한 분은 더 자세한 지도 사용하시고 저 같은 기계치가 아니라면 GPS를 사용하시면 훨씬 도움이 되겠지요.
4) 다른 산꾼들의 산행기와 사진을 지형도와 대조해 가며 꼼꼼히 읽어보라.
물론 현장에서도 지형도를 보고 보이는 봉우리, 능선과 골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산행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5) 장비는 당장 필요한 기본 장비만 구입하고 나머지는 천천히 구입하라.
처음에는 장비구입비가 많이 드니 꼭 필요한 장비를 우선 구입하시고 나머지는 차츰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구입하면 됩니다.
<산행하며>
6) 적당한 모험은 꼭 필요하다. 일단 지리산 언저리에라도 가보라.
제대로 된 산길 다 가려 하지 마시고 먼저 지리산 주변의 분위기라도 파악해 보십시오. 중산리에 가서 법계사 까지만 가 보시던가. 체력이 되면 천왕봉은 가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백무동으로 가서 한신계곡 가내소폭포 까지만 나들이 하시던지, 추성리로 들어가서 칠선계곡 비선담 까지만 가보셔도 좋고, 화개동천 쌍계사에서 불일폭포 까지만 산행하시던가요. 잘 알려진 피아골, 뱀사골도 좋구요. 이렇게 몇 번 드나드시다 보면 홀로 산행에 대한 자신감, 지리산길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그래서 성취의욕이 불을 당겨 지정등산로를 산행해 보시는 겁니다. 지정등산로라 길상태도 뚜렷하고 안내도 잘 되어 있어 홀로산행을 하시는데 큰 부담은 없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휴일에 산행하시면 많은 분들이 오르내리는 코스인지라 더 안심하고 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7) 산행은 가능한 일찍 시작하라.
저는 지리산행 때면 자가운전으로 휴게소에 들러 아침식사를 하고 지리산 자락에 접근합니다. 여름철은 새벽 4시 기상, 산행 준비 후 4시 30분 출발하여 7시경 산행을 시작합니다. 겨울철은 30분 정도 늦춥니다. 지리산은 산행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며 또한 돌아올 때 남해고속도로의 정체 때문에 더 일찍 출발합니다.
8) 들머리를 철저히 알고 떠나라. 들머리가 아주 중요하다.
들머리를 잘못 들면 원하는 코스의 산행이 매우 어렵게 되며 알바 등 고생을 많이 해야 합니다. 들머리는 이 지리 99에 잘 안내되어 있으니 꼭 확인하고 출력해서 떠나세요. 기억력을 너무 믿지 마세요. 그리고 산길의 표현에 ‘몇 분 정도 가면’, ‘몇 미터 후에’, ‘조금 가다보면’, ‘~를 지나’ 등등 특정 시간이나 거리, 지형지물에 대한 표현은 개인차가 있으니 감안하셔야 합니다. 이 방의 고수님들 전화번호 입력해 가서 필요할 때 도움을 받는 분도 계시더군요.
9) 아는 길도 물어가라. 짐작이나 확신은 금물이다.
산행기에 표현된 길이나 지형도 상의 길과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감은 많이 다릅니다. 확인할 수 있으면 꼭 확인하십시오. 특히 다른 산님들을 만나면 꼭 물어 보시고 확인하세요.
10) 가던 길이 갑자기 희미해질 땐 의심하라.
특정 코스를 가다 지금과는 다르게 산길이 갑자기 희미해진다면 십중팔구 잘못 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확실한 곳까지 되돌아가서 확인하세요.
11)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돌아서라. 알바를 망설이지 마라.
‘알바’는 확실한 지점까지 되돌아가야 합니다. 거기서부터 다시 길을 찾으십시오. 산행경력이 쌓이고 앞길에 대한 자신이 있다면(비록 제대로 된 길은 없지만 내가 나아가는 곳이 어느 능선, 어느 봉우리 쯤 될 거라는 확신이 있으면) 빨치산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12) 갈림길에선 확인 또 확인 후에 떠나라. 예상치 못한 갈림길에선 보다 더 뚜렷한 길을 따르라.
길상태가 뚜렷한 곳이나 표지기가 많이 달린 길을 선택하십시오. 선답자의 산행기에 특별히 언급이 없는 갈림길은 얼마 뒤에 만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13) 산죽밭이 시작되는 구간에 길을 잘 이어라.
산죽 구간이 시작되는 곳에서는 산죽에 가려 길이 숨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엉뚱한 곳으로 가기 쉽습니다. 실제로 그 부근에 잘못 지나친 길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길은 조금 진행하면 점점 희미해지죠. 너도 나도 잘못 들다보니 그렇죠.
14) 주능선종주는 지리산을 아는 지름길이다.
지리산행 10회 정도가 되었을 때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 노고단-천왕봉 지리종주를 하시길 권합니다. 종주를 하고나면 지리산 산길의 개념이 눈에 확 들어오게 되고 주능선의 상태를 알면 미지의 능선과 계곡 산행 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결국 주능선으로 올라서야 할 경우가 많으니까요.
15) 지리산에 들려면 산행을 5시간 이상 이어 갈 수 있어야 하고 제대로 즐기려면 10시간 정도의 산행능력은 돼야 한다.
자꾸 다니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지요.
16) 늘 조심하라. 위험한 구간에서 다치는 경우보다 어줍잖은 곳에서 넘어져 다치는 수가 많다.
100번 가면 101번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는 산행 때마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해서 무릎 아래 정강이가 성한 곳이 없습니다. 늘 생채기가 나 있죠.
17) 썩은 나뭇가지를 잡지 말며, 비에 젖은 나무뿌리는 절대로 딛지 마라.
벼랑이나 가파른 오름길에서 나뭇가지 잡을 때 미리 확인하고 잡되 한 손에 모든 체중을 다 싣지는 마십시오. 젖은 나무나 그 뿌리는 빙판보다 미끄럽습니다.
18) 산행 중 어려움에 처하거나 길을 잃고 헤맬 때도 당황하지 마라.
막상 당해보면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만 평상심을 잃으면 더 어려워집니다. 그럴수록 마음 독하게 먹어야 합니다.
19) 가능한 흔적을 남기지 마라.
쓰레기는 물론 산행 흔적도 가능한 남기지 않을 수 있다면 않는 게 좋겠죠. “아니온 듯 다녀가소서.”
<산행 후>
20) 장비 관리에 신경 쓰라. 장비의 특성에 맞게 씻고-말리고-닦고-조이고-기름치자.
21) 산행 후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겨라. 다음 산행에 도움이 되며 나의 소중한 산행 역사가 된다.
22) 산행 중에 생긴 의문은 산행 후 반드시 확인하라.
특히 산길을 잘못 들었다면 반드시 선답자의 산행기를 다시 읽어 보시고, 지형도를 확인하고, ‘질문과 답변’란에 물어 보십시오.
물론 이는 모두 제 경험의 결과일 뿐이고 어디까지나 개인이 처한 상황, 지리적 여건, 산행능력이나 방식, 취향이 다 다른 지극히 주관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딱히 꼬집어 정답이 있을 수 없으며 어떤 것이 더 좋다는 등의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는 없겠지요. 다만 오류가 있다면 지적해 주시고 고수님들께서 지도조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산행 중의 먹거리
혼자 산행할 경우는 먹는 것에 비중을 두지 않는 편입니다. 대신 아침식사를 아주 든든히 합니다. 아침 식사를 소홀히 하면 산행 중 많이 힘듭니다. 점심은 대체로 간편한 김밥, 행동식은 과일, 초코렛(양갱) 정도입니다. 김밥이 먹기 간편하고 식사 시간도 절약되어 좋아합니다. 제 경우 행동식으로 초코렛 하나에 한 시간 산행은 거뜬합니다. 겨울에는 김밥과 보온병에 더운 물을 준비합니다. 소형쿨러 하나 장만하시면 김밥이 여름에 쉬지 않고, 겨울에는 많이 차갑지 않아 유용합니다. 보온도시락을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먹거리도 종류나 양은 개인차가 크겠죠.
(3) 산행장비
저의 경우 대부분 장비는 중저가 제품입니다. 특히 품질대비 가격이 아주 싼 'OK××××' 제품이거나 그곳 매장에서 위탁판매하는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언젠가 어떤 산님이 나를 보더니 걸어 다니는 ‘OK맨’이라 하더군요. 등산화와 배낭은 조금 더 투자를 합니다. 특히 대형배낭일수록 좀 좋은 제품을 써야 함을 느낍니다. 배낭의 경우 당일산행은 30~35L 정도, 1박 이상의 비박을 즐기시려면 50L 이상 되어야 합니다. 저는 55+10L를 사용하는데 2박 산행에도 문제 없습니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은 짐 많이 지면 무릎과 허리에 무리를 주니 가능한 무게를 줄여야 합니다. 저의 경우 비박 패킹한 경우 보통 15~18kg 정도 됩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한꺼번에 구입하다보면 목돈이 들어가니 싼 제품 사용하시고 산행경력이 늘어나다 보면 장비종류에 따라 자연히 자신에게 필요한 적정 가격대의 제품을 구입하게 됩니다. 저는 ‘스틱’ 애찬론자 입니다. 무릎보호, 안전, 유용한 면에서 최고의 장비입니다.
겨울철엔 4발이라도 아이젠은 늘 배낭 속에 넣고 다니세요.
(4) 복장
1) 등산복---싸구려라도 등산용 기능성 소재 입으시고 특히 속옷도 면내의를 입으면 안 됩니다. 땀에 푹 젖으면 금방 마르지 않아 아주 곤란합니다. 여름철에는 갈아입을 옷 꼭 챙겨 가셔서 ‘알탕’ 후 갈아입으세요. 땀 냄새가 지독합니다.
2) 모자---모자는 꼭 쓰길 권합니다. 모자는 체온 유지를 위해 필수죠. 겨울철 모자 쓴 경우와 쓰지 않은 경우 체온유지에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옷 한 가지 덜 입고 모자를 쓰는 게 더 효과적이지요. 그리고 여름철에는 나뭇가지로부터 머리를 보호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얇은 모자라도 쓰면 훨씬 안전합니다.
3) 장갑---가능하면 여름철에도 끼는 게 좋습니다. 나뭇가지를 잡거나 넘어졌을 때 많이 안전합니다. 겨울철에는 장갑도 좋아야 합니다. 손이 한번 얼면 거의 죽음입니다. 얼기 전에 미리 끼어야 합니다. 당해보지 않으면 모르지요. 특히 바람 심한 높은 산에서는 특히 더합니다. 속장갑과 겉장갑 두 개를 끼어야 합니다.
4) 비옷---한여름에 비올 땐 그냥 맞고 걸으세요. 결국 비에 젖으나 비옷 입고 땀에 젖으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러나 쌀쌀한 날씨에는 입어야 합니다. 비옷은 ‘비닐 판쵸형’이 유용함을 최근 알았습니다. 값 싸고 부피 작고 가볍고 배낭까지 덮어 쓰고도 풍덩하여 땀이 차지 않아 효과 만점이더군요. 두 번 시용하고도 다시 접어 배낭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상의만이라도 갈아입을 옷 준비하세요.
5) 마스크---겨울철에는 얼굴을 가릴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물론 등산 전문 마스크라야 합니다. 높은 산 칼바람 부는 곳에서는 코, 뺨 등에 동상 걸립니다. 모자와 마스크를 따로 착용하던지 뒤집어쓰는 ‘바라크라바’를 사용하세요. 그런데 황사마스크라는 놈은 자신은 몰라도 마주 보는 사람에겐 무지 혐오감을 줍니다.
<홀로 지리산행을 꿈꾸는 왕초보님들, 힘 내시고 용기를 갖고 떠나보십시오.>
<산행 전>
1) 떠나기 전에 최대한 정보를 입수하라.
사이버 공간은 최고의 정보 제공처 입니다. 가고 싶은 산길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읽어보시고 필요하면 출력해 가지고 가십시오.
2) 복장, 장비, 먹거리, 산행지도 등 산행준비를 철저히 하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라.
먹거리는 조금 더 여유 있게 가져가십시오. 상비약품낭도 늘 배낭에 있어야 하며 덧옷 하나 정도도 늘 가지고 다니면 좋습니다. 제 경우 고어텍스 윈드자켓 하나는 늘 배낭에 넣어 다닙니다.
3) 지형도를 구해 틈나는 대로 들여다보고 골과 능선, 봉우리 이름을 기억하라.
지리산 지형도를 먼저 구입하십시오. 초보시절엔 지리산 전체를 볼 수 있는 지형도가 좋습니다. 자세하면 더 좋지만 대략 축척 7만분의 1 정도면 됩니다. 독도에 능한 분은 더 자세한 지도 사용하시고 저 같은 기계치가 아니라면 GPS를 사용하시면 훨씬 도움이 되겠지요.
4) 다른 산꾼들의 산행기와 사진을 지형도와 대조해 가며 꼼꼼히 읽어보라.
물론 현장에서도 지형도를 보고 보이는 봉우리, 능선과 골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산행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5) 장비는 당장 필요한 기본 장비만 구입하고 나머지는 천천히 구입하라.
처음에는 장비구입비가 많이 드니 꼭 필요한 장비를 우선 구입하시고 나머지는 차츰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구입하면 됩니다.
<산행하며>
6) 적당한 모험은 꼭 필요하다. 일단 지리산 언저리에라도 가보라.
제대로 된 산길 다 가려 하지 마시고 먼저 지리산 주변의 분위기라도 파악해 보십시오. 중산리에 가서 법계사 까지만 가 보시던가. 체력이 되면 천왕봉은 가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백무동으로 가서 한신계곡 가내소폭포 까지만 나들이 하시던지, 추성리로 들어가서 칠선계곡 비선담 까지만 가보셔도 좋고, 화개동천 쌍계사에서 불일폭포 까지만 산행하시던가요. 잘 알려진 피아골, 뱀사골도 좋구요. 이렇게 몇 번 드나드시다 보면 홀로 산행에 대한 자신감, 지리산길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그래서 성취의욕이 불을 당겨 지정등산로를 산행해 보시는 겁니다. 지정등산로라 길상태도 뚜렷하고 안내도 잘 되어 있어 홀로산행을 하시는데 큰 부담은 없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휴일에 산행하시면 많은 분들이 오르내리는 코스인지라 더 안심하고 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7) 산행은 가능한 일찍 시작하라.
저는 지리산행 때면 자가운전으로 휴게소에 들러 아침식사를 하고 지리산 자락에 접근합니다. 여름철은 새벽 4시 기상, 산행 준비 후 4시 30분 출발하여 7시경 산행을 시작합니다. 겨울철은 30분 정도 늦춥니다. 지리산은 산행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며 또한 돌아올 때 남해고속도로의 정체 때문에 더 일찍 출발합니다.
8) 들머리를 철저히 알고 떠나라. 들머리가 아주 중요하다.
들머리를 잘못 들면 원하는 코스의 산행이 매우 어렵게 되며 알바 등 고생을 많이 해야 합니다. 들머리는 이 지리 99에 잘 안내되어 있으니 꼭 확인하고 출력해서 떠나세요. 기억력을 너무 믿지 마세요. 그리고 산길의 표현에 ‘몇 분 정도 가면’, ‘몇 미터 후에’, ‘조금 가다보면’, ‘~를 지나’ 등등 특정 시간이나 거리, 지형지물에 대한 표현은 개인차가 있으니 감안하셔야 합니다. 이 방의 고수님들 전화번호 입력해 가서 필요할 때 도움을 받는 분도 계시더군요.
9) 아는 길도 물어가라. 짐작이나 확신은 금물이다.
산행기에 표현된 길이나 지형도 상의 길과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감은 많이 다릅니다. 확인할 수 있으면 꼭 확인하십시오. 특히 다른 산님들을 만나면 꼭 물어 보시고 확인하세요.
10) 가던 길이 갑자기 희미해질 땐 의심하라.
특정 코스를 가다 지금과는 다르게 산길이 갑자기 희미해진다면 십중팔구 잘못 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확실한 곳까지 되돌아가서 확인하세요.
11)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돌아서라. 알바를 망설이지 마라.
‘알바’는 확실한 지점까지 되돌아가야 합니다. 거기서부터 다시 길을 찾으십시오. 산행경력이 쌓이고 앞길에 대한 자신이 있다면(비록 제대로 된 길은 없지만 내가 나아가는 곳이 어느 능선, 어느 봉우리 쯤 될 거라는 확신이 있으면) 빨치산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12) 갈림길에선 확인 또 확인 후에 떠나라. 예상치 못한 갈림길에선 보다 더 뚜렷한 길을 따르라.
길상태가 뚜렷한 곳이나 표지기가 많이 달린 길을 선택하십시오. 선답자의 산행기에 특별히 언급이 없는 갈림길은 얼마 뒤에 만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13) 산죽밭이 시작되는 구간에 길을 잘 이어라.
산죽 구간이 시작되는 곳에서는 산죽에 가려 길이 숨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엉뚱한 곳으로 가기 쉽습니다. 실제로 그 부근에 잘못 지나친 길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길은 조금 진행하면 점점 희미해지죠. 너도 나도 잘못 들다보니 그렇죠.
14) 주능선종주는 지리산을 아는 지름길이다.
지리산행 10회 정도가 되었을 때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 노고단-천왕봉 지리종주를 하시길 권합니다. 종주를 하고나면 지리산 산길의 개념이 눈에 확 들어오게 되고 주능선의 상태를 알면 미지의 능선과 계곡 산행 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결국 주능선으로 올라서야 할 경우가 많으니까요.
15) 지리산에 들려면 산행을 5시간 이상 이어 갈 수 있어야 하고 제대로 즐기려면 10시간 정도의 산행능력은 돼야 한다.
자꾸 다니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지요.
16) 늘 조심하라. 위험한 구간에서 다치는 경우보다 어줍잖은 곳에서 넘어져 다치는 수가 많다.
100번 가면 101번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는 산행 때마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해서 무릎 아래 정강이가 성한 곳이 없습니다. 늘 생채기가 나 있죠.
17) 썩은 나뭇가지를 잡지 말며, 비에 젖은 나무뿌리는 절대로 딛지 마라.
벼랑이나 가파른 오름길에서 나뭇가지 잡을 때 미리 확인하고 잡되 한 손에 모든 체중을 다 싣지는 마십시오. 젖은 나무나 그 뿌리는 빙판보다 미끄럽습니다.
18) 산행 중 어려움에 처하거나 길을 잃고 헤맬 때도 당황하지 마라.
막상 당해보면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만 평상심을 잃으면 더 어려워집니다. 그럴수록 마음 독하게 먹어야 합니다.
19) 가능한 흔적을 남기지 마라.
쓰레기는 물론 산행 흔적도 가능한 남기지 않을 수 있다면 않는 게 좋겠죠. “아니온 듯 다녀가소서.”
<산행 후>
20) 장비 관리에 신경 쓰라. 장비의 특성에 맞게 씻고-말리고-닦고-조이고-기름치자.
21) 산행 후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겨라. 다음 산행에 도움이 되며 나의 소중한 산행 역사가 된다.
22) 산행 중에 생긴 의문은 산행 후 반드시 확인하라.
특히 산길을 잘못 들었다면 반드시 선답자의 산행기를 다시 읽어 보시고, 지형도를 확인하고, ‘질문과 답변’란에 물어 보십시오.
물론 이는 모두 제 경험의 결과일 뿐이고 어디까지나 개인이 처한 상황, 지리적 여건, 산행능력이나 방식, 취향이 다 다른 지극히 주관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딱히 꼬집어 정답이 있을 수 없으며 어떤 것이 더 좋다는 등의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는 없겠지요. 다만 오류가 있다면 지적해 주시고 고수님들께서 지도조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산행 중의 먹거리
혼자 산행할 경우는 먹는 것에 비중을 두지 않는 편입니다. 대신 아침식사를 아주 든든히 합니다. 아침 식사를 소홀히 하면 산행 중 많이 힘듭니다. 점심은 대체로 간편한 김밥, 행동식은 과일, 초코렛(양갱) 정도입니다. 김밥이 먹기 간편하고 식사 시간도 절약되어 좋아합니다. 제 경우 행동식으로 초코렛 하나에 한 시간 산행은 거뜬합니다. 겨울에는 김밥과 보온병에 더운 물을 준비합니다. 소형쿨러 하나 장만하시면 김밥이 여름에 쉬지 않고, 겨울에는 많이 차갑지 않아 유용합니다. 보온도시락을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먹거리도 종류나 양은 개인차가 크겠죠.
(3) 산행장비
저의 경우 대부분 장비는 중저가 제품입니다. 특히 품질대비 가격이 아주 싼 'OK××××' 제품이거나 그곳 매장에서 위탁판매하는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언젠가 어떤 산님이 나를 보더니 걸어 다니는 ‘OK맨’이라 하더군요. 등산화와 배낭은 조금 더 투자를 합니다. 특히 대형배낭일수록 좀 좋은 제품을 써야 함을 느낍니다. 배낭의 경우 당일산행은 30~35L 정도, 1박 이상의 비박을 즐기시려면 50L 이상 되어야 합니다. 저는 55+10L를 사용하는데 2박 산행에도 문제 없습니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은 짐 많이 지면 무릎과 허리에 무리를 주니 가능한 무게를 줄여야 합니다. 저의 경우 비박 패킹한 경우 보통 15~18kg 정도 됩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한꺼번에 구입하다보면 목돈이 들어가니 싼 제품 사용하시고 산행경력이 늘어나다 보면 장비종류에 따라 자연히 자신에게 필요한 적정 가격대의 제품을 구입하게 됩니다. 저는 ‘스틱’ 애찬론자 입니다. 무릎보호, 안전, 유용한 면에서 최고의 장비입니다.
겨울철엔 4발이라도 아이젠은 늘 배낭 속에 넣고 다니세요.
(4) 복장
1) 등산복---싸구려라도 등산용 기능성 소재 입으시고 특히 속옷도 면내의를 입으면 안 됩니다. 땀에 푹 젖으면 금방 마르지 않아 아주 곤란합니다. 여름철에는 갈아입을 옷 꼭 챙겨 가셔서 ‘알탕’ 후 갈아입으세요. 땀 냄새가 지독합니다.
2) 모자---모자는 꼭 쓰길 권합니다. 모자는 체온 유지를 위해 필수죠. 겨울철 모자 쓴 경우와 쓰지 않은 경우 체온유지에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옷 한 가지 덜 입고 모자를 쓰는 게 더 효과적이지요. 그리고 여름철에는 나뭇가지로부터 머리를 보호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얇은 모자라도 쓰면 훨씬 안전합니다.
3) 장갑---가능하면 여름철에도 끼는 게 좋습니다. 나뭇가지를 잡거나 넘어졌을 때 많이 안전합니다. 겨울철에는 장갑도 좋아야 합니다. 손이 한번 얼면 거의 죽음입니다. 얼기 전에 미리 끼어야 합니다. 당해보지 않으면 모르지요. 특히 바람 심한 높은 산에서는 특히 더합니다. 속장갑과 겉장갑 두 개를 끼어야 합니다.
4) 비옷---한여름에 비올 땐 그냥 맞고 걸으세요. 결국 비에 젖으나 비옷 입고 땀에 젖으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러나 쌀쌀한 날씨에는 입어야 합니다. 비옷은 ‘비닐 판쵸형’이 유용함을 최근 알았습니다. 값 싸고 부피 작고 가볍고 배낭까지 덮어 쓰고도 풍덩하여 땀이 차지 않아 효과 만점이더군요. 두 번 시용하고도 다시 접어 배낭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상의만이라도 갈아입을 옷 준비하세요.
5) 마스크---겨울철에는 얼굴을 가릴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물론 등산 전문 마스크라야 합니다. 높은 산 칼바람 부는 곳에서는 코, 뺨 등에 동상 걸립니다. 모자와 마스크를 따로 착용하던지 뒤집어쓰는 ‘바라크라바’를 사용하세요. 그런데 황사마스크라는 놈은 자신은 몰라도 마주 보는 사람에겐 무지 혐오감을 줍니다.
<홀로 지리산행을 꿈꾸는 왕초보님들, 힘 내시고 용기를 갖고 떠나보십시오.>
-지리구구에서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