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거라 시발놈아 !!"
이상필(02)
작성일
08-07-23 11:40 9,68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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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또 한 사내를 入棺하면서 내 뱉은 한 마디..
"씹할 놈아"라고 쓰면 욕이될 것 같고 "시발놈아"라고 쓰면
우리 문둥이들 말로는 최고의 인사인 것 같다.
내가 글을 올리고 있는 이순간 그는 아마 불가마 속에서
한줌의 재로 탈바꿈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佳人薄命이라고 했던가? 친구 좋아하고 사람 좋았던 친구.
바둑에다 카드놀음에는 그가 있어야 판이 이루어졌었고
축구.테니스.당구.골프.낚시..심지어는 바람도 피워 본
하고 싶은 일은 다 해보고 가는그가 고통을 참지 못해
지 손으로로 부른 119차안에서 낯선 젊은이에게 심폐소생술을
받으면서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병든 노 부모님의 울부짖음을 뒤로 하고 지가 먼저 하늘로 갔다.
그가 하늘로 가기전 마지막으로 하고자 했던 일은 골프팀 중
한 명이 못가게 되자 그 대타를 찾는 일이었다.
여기저기 연락을 하던 중 전화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시작되었고 지금껏 그랬듯이 치료받으면 괜챦을 줄
알았는데 이 번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냥 넘어가질 못했다.
우리 사이에 刎頸之交니 肝膽相照니 하는 말은 어울리지
않겠지만 竹馬故友나 莫逆之友가 어울릴 것 같다.
몇 년씩 안 보다가 만나도 옛 모습 그대로 이고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나도 할 얘기가 있고 언제나 같은 얘기를 해도
새롭기만한 사이..50년 지기가 내게서 우리들 곁에서
사라져 간다. 퇴직후의 설계도 필요없어 졌고 자식들 등록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생겼으니 좋은 세상에서 골프나 치고
새 사람도 만나고 ..선발대로 떠났으니 자리 좀 잡아놓게나..
그리고 마지막 인사는 해야겠지?
"잘 가거라 시발놈아!!"
* 친구들 미안타 .고인은 우리 학2회 동기생은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