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구멍 참 크다
박한식(07)
작성일
08-08-27 06:16 9,5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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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그 구멍 참 크다
- 짝사랑
송 달 호
술 취하니 목구멍이 더욱 크다 귓구멍도 넓어진다. 독이거나 말거나 콧구멍으로 통하든 하초를 통하든 오지랖 넓어지고 별빛소리도 들리는데, 헛배는 요지부동이다. 아내도 구멍이 여러 개 있는지라 심술도 많아 구박을 당해낼 재간은 없다. 가슴속에 항상 삼신할머니가 있어서 내 자제력을 붙잡아 주셨는데 쌀쌀맞은 가을 오후에 찾아오는 텅 빈 구멍이 너무 커서 그 때는 할머니도 내 과거의 여인으로 돌아가 제법 대작이 되고는 한다.
재래시장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날은
어이없게도 헤벌쭉 웃으며
사랑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눈을 감던
지금은 이름도 가물거리는 소녀가 생각나서
하얀 독, 소주가 좋다
그 때 건널목에 백일홍이 곱게 솟아나고 있었다.
백일홍 피는 날, 가슴속 상처가 참 둥글다.
- 짝사랑
송 달 호
술 취하니 목구멍이 더욱 크다 귓구멍도 넓어진다. 독이거나 말거나 콧구멍으로 통하든 하초를 통하든 오지랖 넓어지고 별빛소리도 들리는데, 헛배는 요지부동이다. 아내도 구멍이 여러 개 있는지라 심술도 많아 구박을 당해낼 재간은 없다. 가슴속에 항상 삼신할머니가 있어서 내 자제력을 붙잡아 주셨는데 쌀쌀맞은 가을 오후에 찾아오는 텅 빈 구멍이 너무 커서 그 때는 할머니도 내 과거의 여인으로 돌아가 제법 대작이 되고는 한다.
재래시장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날은
어이없게도 헤벌쭉 웃으며
사랑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눈을 감던
지금은 이름도 가물거리는 소녀가 생각나서
하얀 독, 소주가 좋다
그 때 건널목에 백일홍이 곱게 솟아나고 있었다.
백일홍 피는 날, 가슴속 상처가 참 둥글다.
- - - 안동 출신 시인 송달호님의 글 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