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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처럼 늙어간다 - 권승원

박창홍(15) 작성일 08-11-07 12:06 9,275회 2건

본문

내 언젠가 쓸쓸히 지켜보던 당신의 뒤안,
마른 어깨 위로 쏟아지던 그 휘황한 눈물,
흔들리는 안경 너머로 내가 아버지처럼 늙어간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당신처럼,
누군가를 미워했던 당신처럼

먼지 날리는 꿈길을 터벅터벅 걸어 들어간다
허공 속을 헛손질하다
모래밭에 파묻혀버린 포크레인처럼
서서히 잊혀져 간다
때가 지나 물렸어야 할 밥상처럼
그렇게 비워져 간다

시시하게 살기 싫어 거울 앞에서
몇번이고 주먹을 날렸건만
그게 실은 당신을 향한 악수였을까
한 때는 목욕탕 수증기처럼 날아오르고도 싶었지
맑은 물방울로 피어나고 싶었던 거야
짙게 서려있던 김이 차갑게 흘러내리면
아, 저 벌거벗은 몸은 누구의 것이냐
아픈 발을 바닥에 착 붙인채 조금씩 쪼그들며
깊은 주름 흰 머리 잔 흉터 키우는 너는?

아무리 멀리하려해도 피할 수 없는 복제,
한 거름을 위한 한 걸음이 된다
그림자 숲을 숨쉬는 이상한 그리움이 된다
손 흔들어 부른 적도 없는데
미친듯이 따라 붙은 적도 없는데
당신 앞모습에 내 뒷모습이 걸린다
당신 뒷 모습에 내 앞 모습이 찍힌다

저녁 노을이 푸르른 풍경들을 붉게 물들이듯
아버지 기침소리 어느덧 나를 물들이고

아버지는
아버지처럼 태어나 아버지처럼 떠나간다
아버지, 사라지지 않는다

댓글목록

박경은(03)님의 댓글

박경은(03)

박창홍(15)님의 댓글

박창홍(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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