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溪
강남덕(02)
작성일
08-12-10 14:59 9,2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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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凡溪 (범계)
아까 심천구가 우리 사무실 찾아와서 칼국수를 먹고 갔다.
그와는 중1때 한반하며 연을 맺어, 그 당시 버스를 타고 배 과수원 하던 집을
방문하기도 했고, 그 이후론 중고시절 한반을 해보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로 우린 어디 떨어져 있어도 1년에 서너번은 안부 전화를 하고, 연락을
수시로 하며, 울산에서 만날땐 지나 내나 술을 못하니, 저녁땐 추어탕 정도며
점심땐 무조건 칼국수다.
심천구와 난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항시 연락이 되어었고 본인의 애로사항
그리고 나의 고충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친구중 한사람이다
울산 시장을 누군가가 할 때는 바쁘게 살기도 했고, 한때 잘 나가기도 했었다.
몸조리를 위해 휴양차 제주도에 있던 그를 만나러 2년전 세미나에 참석하던중
시간내어 남제주 표선에 축사를 개조하여 예쁜 팬션같은 곳에 살고있는 그를
만나서 간만에 못먹는 술을 먹으며 노래방에 가기도 했고, 지금은 양남에 있다
하여 2주전 방문해보니 골짝 언저리에 제법 멋찐 집을 지어 거실에는 서예도구
와 옥편 그리고 사주팔자, 풍수지리 등 책을 읽으며 도를 쌓고 있는 중이 었다.
그런 도중에 나에게 호를 지어 주겠단다. 호는 원래 친구가 지어 준다면서 2주
간 고민하고, 연구 끝에 오늘 흰 봉투에 "凡溪" 라는 호를 지어왔다.
그는 나에게 "니는 마음에 불이 많으니,물이 들어가야 한다"며 "범계"라 지었다
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너무나 용한거다. 내 마음에 불을 읽었으니...
하기야 그건 나와의 얘기속에 우리가족들의 모든 속사정을 잘 알아서겠지만.
어쨌거나 정말 그런 내용으로 화를 삭이고, 두 글자가 다 벌어져도 안되고,
획도 맞아야 하고, 의미도 있어야 하는 "호" 를 내 이미지에 맞게 지어 왔으니
고마울 수 밖에..
그리고 또 고마운건 말이나 따나, 양남에 있는 팬션을 반은 니꺼라 생각하고
항시 니 가족들과 같이 시간날때, 이용하라 하니 정말 정말 고마운 친구이다.
그런 그가 한가해 지면서 몸도 아프기 시작했고, 집사람이 운영하던 화방도
잘 안되고, 애들은 많고 해서 가족을 위해선 뭐라도 시작하려고 하는데....
마땅히 할 일은 눈에 띄질 않고, 현재 목하 고민을 하기 시작했소이다 그려.
내가 그 동안 좋아했다는 친구들이여!
지금이라도 무슨 일이던지 열심히 하면,결코 늦지 않은 나이 임에 틀림없고,
게을리 하거나 중도에 포기하면, 당연지사 늦었음을 인지하여 모두 다 5년내에
가정경제를 어느정도 구축하여, 노리에는 즐기며 살수있게 인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