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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부지 기살리기

강남덕(02) 작성일 09-02-10 14:01 8,350회 3건

본문

'IMF보다 더 심한 불황',
'어느 때보다 혹독한 한 해',
'경제 기상도 눈보라'.

새해 신문을 도배한 제목들이다.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피부가 실감하고 지갑이 비명을 지른다.
아버지들의 한숨도 깊어진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
대장(大將)의 무기력은 병사들 사기저하로 이어지니까.

그러나 대장도 인간. 희망가를 잘 부르도록 가족이 도와줘야 한다.
말 한마디라도 좋다.
올해의 화두는 희망.
그리고 다음은 아버지에게 힘을 주는 한마디의 말들.

부부끼리 "힘내요" 같은 직접적인 표현은 얼굴 맞대고 하기 힘들다.
조금 우회하자.
예를 들면 이런 식.
맛있는 음식을 했다.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는다.
아이들이 그 음식에 젓가락을 들이댄다.
엄마가 단호하게 말한다.
"아빠가 먼저 드셔야지!" 아버지 마음의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보다 직접적인 표현도 있다.
아버지가 TV를 보고 있다.
식탁에서 엄마가 아이들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렇게 따뜻한 집에 살고, 학교에 잘 다닐 수 있는 것은 다 아버지 덕분이야."
마치 남편이 듣지 못하리란 느낌으로, 자기들만의 대화인 양 하는 것이 핵심.
딸은 조금 더 살갑게 표현해도 좋다.
가족과 외식을 갔다.
딸이 아버지에게 말한다.
"아빠는 천재야. 아빠가 고르는 식당은 정말 다 맛있어."
만일 남자 친구가 생겼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도 아빠를 신나게 한다.
"그 남자가 좋은 이유는, 아빠를 아주 많이 닮았기 때문이야."
어머나, 예쁜 딸!

무뚝뚝한 아들이라면 감정표현이 힘들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아들의 한마디가 세상의 아버지들을 살맛 나게 한다.
성적이 올라서 아버지에게 칭찬받은 아들이 이렇게 말한다.
"아빠 아들이잖아요." 이 정도면 거의 감동이다.
심장 약한 아버지는 기절하고, 청력 약한 아버지는 보청기를 찾는다.
도저히 성적이 오를 자신이 없다면, 눈 딱 감고 말하자.
"나도 이다음에 결혼하면 아빠처럼 '좋은 아빠'가 될 거예요."
아마 다음날부터 거의 한 달 동안, 아버지는 저 말을 사방팔방에 자랑하고 다닐 것이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입이 백 근이어서 말로는 못하겠다면 휴대폰 문자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남편 혹은 아버지의 출근길에 문자 한 통 보내는 거다.
"당신이(아빠가) 우리 집의 가장이어서 참 많이 든든해요. 사랑해요♥."

단, 퇴근 무렵에 보내는 것은 절대 금지. 돈 달라는 소리로 알아듣고 아버지들 바짝 쫀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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