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태화강 관련 특집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얼렁뚱땅 시작하게 됐습니다. 준비하면서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주제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일종의 '두려움'이랄까요?
이럴 때마다 고3 때 우리 담임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때 입시를 며칠 앞둔 우리들의 입에서는 "석 달만 더 있다면 정말 제대로 시험 준비 할 수 있는데.."라는 말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우리 담임 선생님은 그런 우리들에게 "니들 석 달 더 줘도 지금과 같을 거다. 석 달 더 줘봐야 석 달이나 남았다고 넋 놓고 논다는 얘기지. 마, 그냥 지금 새로 시작하듯이 되는 데까지, 마, 그냥 열심히 해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말씀이 꼭 맞습니다. 별 수 없습니다. 마, 그냥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체념'을 넘어서 새로 힘내는 '주문'이 된 셈이죠.
이번에는요, 강의 복원은 '자연성 회복'이라는 기본 위에 그 강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질 때 완성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기본으로 태화강의 이야기를 찍고, 전주의 전주천, 진주의 남강, 프랑스 센강, 독일 로렐라이, 하이델베르크를 다녀왔습니다. 하천의 자연성은 우리나라 하천, 태화강의 상태가 오히려 유럽 어느 나라 강보다 뛰어납니다. 다만 강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도시의 정체성으로 살려나가는 유럽도시의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살펴보고 왔습니다.
사진은 다들 잘 아시는 에펠탑입니다. 관광과 일이 다른 점은 에펠탑을 촬영하면서도 그곳에 올라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안습..
방송까지는 3주 정도 남았는데 아직 촬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구성도 안 됐으니 편집은 아직 시작도 못했죠. 그래도 선생님 말씀처럼 마, 할렵니다. 편성이 12월 5일(토) 밤 11시로 정해질 듯 합니다.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