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쇼 전투기 추락…조종사 살신성인에 관람객 피해 없어
고 김도현 소령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 수원시 공군비행장에서 진행되던 에어쇼 도중 전투기가 추락해 폭발했다. 당시 행사장에는 공군기지 개방으로 2300여 명의 관람객이 있었으나 다행히 전투기가 관람석에서 먼 곳에 떨어져 대형 인명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5일 오전 11시 55분경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공군10전투비행단 수원비행장에서 어린이날 행사로 진행되던 에어쇼 도중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A-37 전투기가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했다.
전투기 조종사인 김도현(33,학성고21회) 소령은 현장에서 숨지고 전투기 역시 전소됐다. 전투기는 관중석에서 1.8km 떨어진 주 활주로와 보조 활주로 사이의 잔디밭에 떨어졌다.
이날 사고는 고도 400m 높이에서 전투기 2대가 연무를 내뿜으며 300m 거리에서 마주 날아와 360도 회전한 뒤 수직 상승하는 ‘나이프에지(knife-edge)’ 과정에서 1대가 상승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관계자는 “기체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곡예비행을 하고 있던 터라 비상탈출을 할 경우 기체가 관람석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조종사가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고 전투기는 원주비행단 소속 훈련기로 1969년 생산된 기종이다.
공군은 사고 현장의 접근을 차단한 채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정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수원비행장에는 오전 11시부터 전투기 곡예비행 등 어린이날 경축 행사를 보기 위해 군인 가족과 시민, 어린이 등 2300여 명이 찾았다.
블랙이글 소속 전투기 추락은 1998년 강원 춘천시에서 곡예비행을 연습 중이던 전투기 2대의 날개가 서로 부딪치면서 1대가 추락한 것(조종사 1명 사망)을 포함해 이번이 2번째다.
김 소령의 원래 계급은 올해 말 소령 진급이 예정돼 있는 대위였으나 진급 예정자가 임무 수행 중 사망할 경우 사망과 동시에 진급이 확정되기 때문에 현재 김 소령의 정식 계급은 소령이 맞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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